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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증자 기업에 투자할 때

주의해야 할 포인트 (Feat. 펩트론) 

유상증자는 투자자에게 혹하는 제안입니다. 멋진 사업을 계획하는 회사가 말합니다. "우리 회사 주주님, 여러분께 대박날 우리 신사업의 이익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사실 진짜 이 말이 맞는지 확인 또는 판단을 위해서는 몇 가지 사항만 점검해 보면 금방 압니다. 그런데 단기적인 주가 흐름과 장미빛 미래를 그린 청사진에 혹할 때는, 앞뒤 재지도 못하고 성급한 결정을 합니다.  


유상증자를 한다는 기업에 투자할 때는 재무제표를 통해 다시 한 번 냉정히 따져 보길 권합니다.

왜냐하면, 유상증자는 혜택이 아니라 헬프이기 때문입니다.

 

바이오 기업이나 새롭게 시장에 진입한 기업들이 보통 유상증자를 외칩니다. 그중에 바이오 기업은 사실 그 회사의 경쟁력인 제약, 바이오 관련 기술이 무엇인지 정확히 모르면 해당 회사의 재무적인 거래 상황이 어떨 때는 이해가 안 될 때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곳곳에서 칭찬의 목소리가 들리면 앞으로 잘 될 거 같고, 더 주가가 오르기 전에 잡아 두어야 할 것만 같습니다.

2023년부터 주가가 급등한 바이오 기업 펩트론입니다. 당뇨, 비만치료제 기술로 글로벌 수출이 거론되고, 2024년 얼마 전 펩트론이 1,2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했습니다.

  

▶회 사 명: ㈜펩트론 ▶회사개요: 주식회사 펩트론(이하 "회사")은 1997년 11월에 설립되어 생명공학관련 첨단기술소재의 제조 및 약효지속성 의약품 연구개발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으며, 대전광역시에 제조설비 및 연구소를 두고 있습니다. 회사는 설립 후 수차례의 증자 등을 통하여 당반기말 현재 납입자본금은 10,329백만원입니다. 회사는 2015년 7월 코스닥시장에 회사의 보통주식을 상장하였습니다.

▶대 주 주: 최호일 대표이사 8.38%, 기타소액주주 32,127명 86.65%. 


㈜펩트론은 바이오 기업 답지 않게 오랜 역사를 가진 회사입니다. 1997년도에 설립된 회사고요.  생명과학 관련 첨단 기술 소재의 제조 및 약효 지속성 의약품 연구개발 사업을 위해 세워졌습니다. 유상증자 발표 후 펩트론 주가가 급락했는데 첫번째 이유는 꽤나 큰 금액의 주주 배정 유상증자를 공시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시장의 투자자들은 살짝 동공지진이 온 거죠. 

"아무리 펩트론이라도 1,200억 원은 너무 한 거 아냐?"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4081902166

2024년 반기 기준 펩트론의 자산총계가 418억 원 되는 회사인데 유상증자로 자산의 3배 이상을 한꺼번에 모금(?)한다니 다들 놀라는 눈치입니다. 유상증자로 모은 자금은 운영자금 549억 원, 시설투자 650억 원을 쓸 계획입니다. 구체적으로 시설투자는 공시(2024.8.19)를 했는데 오송에 제2공장을 짓는다고 합니다. 설계를 올해 마무리 짓고, 2025년부터 삽을 뜬다고 합니다. 공시에는 GMP 시설 확충을 통해 해외 진출을 위한 것이고 “이건 정확히 뭔지는 모르겠어요.” cGMP급 약효 지속성 의약품 전용 생산시설 건설이라고 투자목적을 명기하고 있습니다. 

펩트론은 2023년부터 주목받고 있습니다. 펩트론의 당뇨비만 치료제가 글로벌 제약사의 관심을 받았고, 기술 수출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또한 실제로 LG화학과는 국내 판권 계약을 체결했기에 주가 역시 높아져 현재는 시가총액 1조 원이 넘는 상태입니다. 

주식시장의 인기는 미래를 보고 형성되었지만 실제 최근 최근 3년간 펩트론의 매출은 50~60억 원에 불과하고 2023년은 그나마 33억 원 그리고 매년 150억 원 정도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2024년 반기 기준으로는 그 적자가 지속돼서 누적 결손금이 -3.4억 생길 정도로 안 좋은 상황입니다. 근데 부채비율은 65%로 높지 않아요. 그만큼 회사가 운영자금을 잘 조달해왔다는 반증입니다. 

대주주의 지분이 10%가 안되는 것도 설명이 됩니다. 그동안 투자자를 모을 때마다 지분이 이용된 거죠. 게다가 2019년에는 소액주주 비중이 48.8% → 2024년 소액주주 32,127명 86.65%에서 몇 년 사이 펩트론이 개미들에게 대중적 인기를 얻게 된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펩트론은 2018년 255억 원의 전환사채를 발행한 적이 있고, 2020년에는 689억 원의 유상증자를 성공한 적이 있습니다. 

  

2024년 반기 기준 펩트론의 매출은 10억 원, 영업적자 -83억 원입니다. 연구개발비로 120억 원 이상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기존 바이오기업이 해외 임상을 위해서 개발비를 쓰는 것과 달리 펩트론은 19명의 연구인력을 보유하며, “펩타이드 및 단백질 의약품 개발 전문 회사로 약효 지속성 펩타이드 의약품 및 항체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자체 롱액팅 플랫폼 기술인 “스마트데포 (SmartDepot)”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구현한 전용 GMP 공장을 건설하여 기술 상용화에 성공하였으며 이 기술을 다양한 펩타이드 약물에 적용하여 약효 지속성을 증가시키는 의약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또한, “펩진 (PepGen)”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암세포 항원 뮤신1을 타깃할 수 있는 신규 항체를 개발하고 항체접합의약품(ADC) 및 면역항암제 등으로 best-in-Class 항체 신약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유상증자는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 중에 '하나'입니다. 좋은 사업 아이템이 있다면 사실 자신들이 벌어 들인 돈으로 충당한다면 제일 좋겠죠. 그런데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니~ 은행에서 빌리거나(차입금) 기업 스스로의 신용도로 사채를 발행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자금시장에서 안 통하면 특수부채인 전환사채를 발행합니다. 이런 여러 자금조달 방법과 비교한다면 유상증자는 주식시장에 주식을 팔아서 자금을 조달하는~ 

"이 사업에 함께 여러분의 운을 걸어 봅시다"


사업 파트너, 동반자를 구하는 자금조달 방식입니다. 제3자 배정도 있지만 지금은 주주배정 유상증자 기존 주주들에게 손을 벌리는 방식을 펩트론은 택했습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주주배정 유상증자는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 주주들에게 신주를 발행하는 방식입니다. 기업은 차입금이나 전환사채처럼 이자나 원금 상환 부담 없이 자금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물론 기존 주주는 회사의 성장을 함께할 수 있는 기회를 먼저 가질 수 있고, 추가로 지분을 조금은 저렴하게 취득할 수 있습니다.


펩트론의 유상증자 배정 예정가격은 45,450원입니다. 2023.8.23 기준 주가는 53,600원입니다. 그렇다면 펩트론 주주가 되면, 신주배정을 통해서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유상증자 기업에 투자하는 분들이 나오게 되는데.... 


주주배정 유상증자에는 단점도 있습니다. 기업은 신규 발행된 주식 수만큼 수익 배분이 이뤄져야 합니다. 배당을 하더라도 주식 수가 늘어난 만큼 지분 희석이 됩니다. 기존 주주들도 마찬가지 고민을 해야 합니다. 새로 배정 받는 주식은 무료가 아닙니다. 돈을 내서 사는 것이니 추가 자금이 역시 필요하고, 그냥 놔두면 늘어난 주식 때문에 주가 흐름이 예측하기 힘들 경우가 생깁니다. 


주주 배정유상증자는 기업에게는 장점일 수 있습니다. 기업은 이자나 원금 상환 부담 없이 자금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기업은 새롭게 발행하는 주식 가격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물론 현재 기업가치에 대한 검증과 여러 가지 합리적인 계산을 하지만 미래가치에 대한 "기업의 주장"이 반영된 가격입니다. 결국 유상증자에 참여한다는 건 유상증자를 실시한 기업에 대한 본질적 기업가치 확신이 필요합니다. Check List를 작성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유상증가 발표 기업 Check List>

1. 유상증자 기업의 손익과 재무상태

2. 유상증자 자금의 사용목적

3. 대주주의 지분 관계

4. 최근 3개월 주가흐름

5. 향후 유상증자 스케줄

상기 위에서 재무제표를 읽어 봤을 때 펩트론의 사업 아이템과 회사의 의지는 강하다는 걸 읽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냉정하기 말하자면 유상증자를 통해 모집한 시설자금과 운영자금으로 펩트론의 3년 정도의 생명을 전적으로 충당하려는 게 엿보입니다.(매년 연구개발비가 120억 원이었니, 기타 비용 포함해 추정)  이번 유상증자가 성공해야(공장 완공이 2025년 계획) 2026년 이후에 매출액이 나올 것이고, 그 뒤로 이익이 주주에게 돌아갈 수 있는지는 확답을 할 수 없습니다.

이번 유상증자 이전에 대주주는 신주 인수를 위해서 자신이 가진 구주를 블록딜로 매각한다는 공시를 냈습니다. 대주주의 지분비율이 매우 적은 편인데 더 적어질 것입니다. 향후 90%에 육박할 소액주주를 위한 기업이 된다는 말..... 글쎄요. 그럼 배당을 할 요인이 별로 없네요. 그쵸. 10% 미만 지분의 대주주라면 책임감도 떨어질 수 있습니다. 대규모 유상증자로 사업에 대한 자신감과 확장할 재원조달이라는 의미를 부여하지만, 실패에 대한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고, 투자를 한다는 건 무모합니다.


우선 회사가 공시한 절차도 확인합니다. 아래는 모집가액 일정에 대한 공시 원문입니다.

④ 모집가액 확정공시에 관한 사항 : 1차 발행가액은 신주배정기준일전 제3거래일(2024년 09월 13일)에 결정되어 2024년 09월 19일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될 예정이며, 확정 발행가액은 구주주청약일전 제3거래일(2024년 10월 23일)에 결정되어 2024년 10월 24일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될 예정이며, 정관에서 정한 당사 인터넷 홈페이지(https://www.peptron.co.kr)에 공고하여 개별통지에 갈음할 예정입니다. 확정 발행가액 결정에 따라 정정 신고서(증권발행조건확정)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 됩니다.

이미 증권신고서 등 보도자료를 통해서 밝혔지만 10월 23일까지 펩트론은 자신들의 유상증자 1,200억 원이 왜 필요하고, 어떤 대박의 미래가 펼쳐 질지 자주 입증해야 합니다. 안그러면 주가가 불안할 수 있으니가요. 45,000원 이하로 주가가 형성된다면 유상증자가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상황까지 이른다면 누가  펩트론 좋으라고 자신의 돈을 내어주겠습니까. 


대략 5가지 체크리스트를 두서 없이 점검해 보았습니다. 지금 펩트론의 식구가 되는 게 대박인지, 미래 열차에 동승해야 하는지..... 5개 체크 리스트 기준으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상기 내용은 FY23 첨부된 재무제표와 사업보고서를 참조해서 작성한 내용입니다. 짧은 시간 안에 검토한 내용이오니, 간혹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미리 밝혀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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