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재무제표 : 기업을 읽는 순간] #(주)이마트
임금과 관련된 회계처리를 문의하신 분이 있었는데, 노무관계라 ‘어버버’하다가 제대로 답변을 못 드렸습니다. 그리고 살펴보니까 통상임금 관련 판결에 따라 ㈜이마트의 <퇴직급여충당부채> 관한 사항입니다.
https://www.newsis.com/view/NISX20250211_0003060918
급여는 종업원에게 지급하는 노동의 대가입니다. 통상임금은 이 급여의 범위를 ‘통상적으로’ 어디까지 볼 거냐’는 것이고,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는 바람에 퇴직금 계산이 달라진다는 게 회계처리 쪽의 변화를 만듭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마트 임직원 숫자가 2만여 명이 넘다 보니 제도의 변화를 반영하면 <퇴직급여충당부채>가 갑자기 높아지게 됩니다. 금액이 크니 일시적이지만 손익에 영향을 준 셈입니다. 직장인이시라면 잘 아시겠지만 퇴직급여충당부채는 전 직원이 일시에 퇴직한다고 가정해 미리 쌓아두는(충당) 돈입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매년 일정 수의 퇴직자가 있어 퇴직금이 나가지만 혹시 몰라, 총금액을 "현금이 나가지 않더라도 빼놓는 게" 퇴직충당부채입니다. 나갈 건 확실하니깐 부채로 쌓아 두는 거죠.
2024년 결산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이마트는 지난 2025.2.11 <매출액 또는 손익 구조 30% 이상 변경>이라는 공시를 냈고, 영업이익이 <퇴직급여충당부채> 등 일회성 비용을 2,132억 원을 인식해 영업이익이 -469억 원이 되었고, G마켓 <손상차손> 2,691억 원 때문에 당기순손실 -5,734억 원을 기록한다는 보고를 합니다.
통상임금 판결 → 퇴칙급여충당부채 계상 → 손익에 영향
이마트 입장에서는 좀 이런 사정을 설명할 필요가 있으니 대외적인 보도자료를 통해서는 “우리 실적 괜찮아~ 턴어라운드 했어. 영업이익 등 안 좋아 보이는 건 회계적 처리야!”라고 말했습니다.
고건 맞는 말입니다. 위에도 설명을 드렸지만 <퇴직급여충당부채>는 전 직원 일시 퇴사를 가정 하에 쌓는 거고, 함께 언급한 <손상차손> 역시 가치가 떨어진 거니 실제 돈이 유출되는 게 아니니까요. 하지만 앞으로 이 정도의 돈이 더 나갈 거라는 걸 의미하니~ 근본적으로는 인건비 부담이 생긴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궁금합니다. 우리나라 1등 할인마트 기업인 이마트가 최근 몇 년간 이렇게 빌빌댈까요?(다소 거친 표현 죄송함다) 홈플러스 등 경쟁자도 별로 없는데 주가 역시 영 멕을 못 추고 있습니다. 저 멀리 미국에 월마트는 주가도 엄청 뜨고 굉장히 좋다고 그러는데 물론 미국은 경기가 아주 좋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은 방문하는 이마트가 실생활에 굉장히 가까운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속내를 보면 굉장히 복잡한 회사라는 점을 알려 드릴까 합니다.
우선 155개 전국 매장 때문만 아니라 엄청 덩치가 큰 사업 지주사라는 점입니다. 이마트 전체 자산총계는 34조 원 정도 되고요. 부채가 20조 원 자본이 13조 원 정도 됩니다. 그런데 이마트가 그냥 이마트 하나만 있지는 않아요. 이게 신세계그룹 지배구조 그림을 보면 좀 이해가 쉬운데 신세계그룹은 백화점과 이마트로 딱 나눠집니다. 최대주주 이명희 씨가 제일 상위에 있고, 이마트는 정용진~ 이명희 씨의 아들이죠. 정 회장이 18.6%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마트 밑에 엄청 회사들이 많아요. 심지어 신세계건설도 이마트 밑에 있고요. 물론 유통 관련 회사가 많습니다. 이마트24, 신세계푸드, 이마트 에브리데이, SKC컴퍼니 SSG닷컴 뭐 이런 게 많죠. 이마트가 가지고 있는 회사 중에 요즘 뭐가 잘 나가냐? 그쵸. 스타벅스. 스타벅스가 2024년 매출액 3조 원을 찍었다고 하는데 이마트 연결 재무제표 숫자에는 그게 포함됩니다. 이마트 3분기 보고서에 나온 스타벅스 3분기 누적 순이익이 1,162억 원이었습니다. 그런데 다른 데는 좀 별로입니다. ㈜이마트24도 -244억 원 적자죠. SSG 닷컴도 -429억 원이죠. 어쨌든 이마트는 마트만 있는 게 아니라 회사 자체가 여러 가지 회사들이 합쳐지면서 자산도 크고, 매출도 커졌어요. 2015년부터 매출액 추세 자료를 보면 이마트가 2022년~2023년 영업이익 1조 원을 넘기었습니다. 그런데 그래프를 보면 23년 이후에 매출은 정체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규모가 크기만 사실 핵심 사업은 유통과 판매입니다. 낮은 이익률이 문제입니다. 전체로 약 30조 원의 매출액이 난다 해도 영업이익률 1%대~ 너무 적죠. 자산 1조 원 회사보다 못 번다면 굳이 이렇게까지 크게 사업을 유지하는 게 부담입니다. 거의 5만 명의 이마트 그룹의 임직원의 급여가 “우리 어려운 거 아니야”라는 핑곗거리가 되기엔~
그러고 보면 이마트가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문제점은 아마 <무형자산> 7조 원에 포함되어 있는 영업권이 아닐까 싶습니다. 언론기사에 잘 나오지는 않았지만 G마켓 손상차손이 꽤 많아서 당기순손실이 났잖아요. 5조 원에 달하는 영업권이 실제로 가치가 부실한 숫자라면.... 앞으로 손익에 무거운 추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현재 우리나라 경기가 안 좋고 그리고 이마트가 가지고 있는 현금창출 능력은 무시 못합니다만 앞으로는 어떻게 할 것인가? 그동안 합쳐온 회사들이 제대로 된 사업 포트폴리오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어떻게 개선시킬 수 있는지 해법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핵심포인트! – 이마트는 단지 마트가 아니다. 재무제표를 보면 인사이트가 생긴다.
재무제표를 활용한 기업분석 사례 : 영업부문 정보 분석
이마트의 비이마트 사업부문 실적을 주석 <영업부문> 정보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숫자를 분석한 결과, 다양한 종속기업과 사업부에서 실적이 나오고 있는데 주요 사업 부문별 매출과 손익 정보를 정리하면 이마트가 어디서 잘하고 깨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주요 종속 기업별 실적
신세계푸드: 매출액 1,411,305백만 원, 당기순손익 -5,384백만 원
신세계야구단: 매출액 58,536백만 원, 당기순손익 2,183백만 원
신세계아이앤씨: 매출액 618,923백만 원, 당기순손익 30,441백만 원
에스씨케이컴퍼니 (스타벅스 운영사): 매출액 2,929,543백만 원, 당기순손익 117,507백만 원
에스에스지닷컴 (SSG닷컴): 매출액 1,678,442백만 원, 당기순손익 -104,184백만 원
PK Retail Holdings (미국 유통 자회사): 매출액 1,990,232백만 원, 당기순손익 -44,823백만 원.
+
주요 시사점
식음료 및 호텔·리조트 부문은 적자
신세계푸드, 조선호텔앤리조트 등은 손실을 기록함.
외식 및 단체급식 사업 구조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임.
IT서비스(신세계아이앤씨)와 스타벅스(에스씨케이컴퍼니)는 흑자
신세계아이앤씨는 IT 서비스 분야에서 안정적인 수익 창출.
에스씨케이컴퍼니(스타벅스 코리아 운영)는 그룹 내에서 가장 수익성이 좋은 사업 중 하나.
해외사업 및 온라인 유통 사업(SSG닷컴)은 손실 지속
PK Retail Holdings, SSG닷컴은 매출은 크지만 손실을 보고 있음.
특히 SSG닷컴의 적자는 구조적 개선이 필요한 영역.
30조 원의 매출액은 유지되어도, 너무 펼쳐진 각 사업단위의 이익률이 낮으면...
상기와 같이 재무제표 읽기를 통해 기업분석을 자유롭게 하시길 원하시는 분은 아래 링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