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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 Oct 18. 2020

[TOSOS] 하나님이 편지를 보냈단다. 열어볼까.

[하나님의 러브레터], 2020 이륙 프로젝트

The Other Side of the Story

경이와 믿음 주변의 이야기들


일 년 전이다. 침대 옆에 쪼그려 앉아 경이와 믿음 [하나님의 러브레터] 모임에 등록했다. 이렇게 한 해를 보낼 순 없었다. 경이와 믿음 인스타그램의 몇몇 게시물들이 눈에 띄었고, 계속 마주쳤다. 때로는 신앙서적, 신앙서적이 아닌 책 속 좋은 문장들을 만났다. 스크린 캡처본이 쌓여가고 있었다. 이렇게 낯선 온라인 모임을 붙들었다. 경이와 믿음과 첫 만남이었다.


모임알레르기가 어쩐일, 참여하고 싶다고 DM을 보냈다.


나는 실제로 사람 만나는 것을 어려워하고, 모임이라면 그게 무엇이든 소심하게 반응한다. 이런 나에겐 ‘온라인 커뮤니티’도 선뜻 시작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런 내가 모임을 등록했다는 건, 그만큼 텁텁했던 한 해였고, 한 해를 심폐 소생시킬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었던 걸거라. 되돌아보니 지난해처럼 몸과 맘에 성이 났던 시절이 없었다.


지난해 진행된 대강절 함께 읽기 26챌린지 하나님의 러브레터


[하나님의 러브레터] 책을 받아 들고 애매하게 뚱뚱한 책이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언제나 그렇듯이 책을 받아 들고 미리 좋아했다. 이렇게 든든한 책이면 한 해의 끝점에서 ‘올해도 결국 잘 마쳤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하루의 분량을 읽고 그날의 인증을 마치고, 책을 베개 옆에 두고 잠들었다. 책을 읽어갈수록 잠도 점점 달아졌다.


모든 게 낯선 모임에 참여하며 '따라갈 무언가'가 있어 참 좋았다. 경이와 믿음은 언제, 어디서나 스태프였던 나에게 '그냥 따라와'라고 손을 내밀어준 모임이었다. '이 밥이 얼마나 맛있는 줄 알아? 자 먹어봐. 넌 그냥 먹기만 해'라고. 누구에게나 까마귀가 물어다 주는 떡과 고기를, 시냇물을 마셔야 하는 시간이 있을 테니까.

 

지난해 진행된 대강절 함께 읽기 26챌린지 하나님의 러브레터


그 후로 침대 옆 쪼그려 앉은 같은 자세로 몇 번이나 책을 읽고 감상을 적었다. 성탄 전야까지 26일이었다. 때로는 내 마음이 다 받아낼 수 없는 큰 감동이 넘실거렸다. 하나님이 나에게 직접 편지를 보낸 것처럼, 하나님께서 나에게 직접 말해주시는 것처럼 쓰여있어 더욱 가까웠다. '성경'은 실제로 하나님께서 나에게 보내신 편지이고, 그 편지와 멀어져 터덕이는 시간들을 촉촉하게 살아낼 수 없었다. 그런 나에게 도착한, 아주 다정하고 달콤한 편지. 그 편지를 꺼내 읽어볼 수 있었다. 아주 쉽고 따스하고, 사랑스럽게 쓰인 책을. 하나님은 하나하나 친절하게 나에게 성경을 설명해 주셨다. 당신을 알려주셨다.



지난해에 이어 경이와 믿음에서 한 해의 마감, 이륙을 [하나님의 러브레터]로 또다시 준비한단다. 이 책은 이미 지난해 지인들에게 많이 추천했다. 새롭게 모임이 열린다는 소식을 전하자 '레위기까지 읽었다'는 멋쩍은 답변이 돌아왔다. '같이 하면 할 수 있을 거라고. 꼭 참여하라고' 나답지 않게 강력히 제안했다. 모임 알레르기 있는 사람 맞던가.


지난해 진행된 대강절 함께 읽기 26챌린지 하나님의 러브레터


다시 꺼내볼 하나님의 사랑의 편지가 여전히 여기 있다. 올해는 66일간, 지난해보다 더 천천히, 하루에 하나씩 하나님의 러브레터를 읽어 나간다. ‘하나님께서 나에게 사랑의 편지를 보내셨다’라는 사실부터 시작, 기억하려고 한다. 편지는 이미 도착했고, 열어보는 것은 내 몫이다. 편지를 펼쳐볼 힘도 없다면, 함께 하는 '모임'의 도움을 받을 때다. 누구에게나 책장을 넘길 힘조차 없는 시간은 있으니까.


@wonder_n_belief

@joy_write_light


2020 이륙 프로젝트

https://forms.gle/77FHkGgrrfhQaJnn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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