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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의 정원 Dec 01. 2023

중국인들이 죽기살기로 버티는 이유

[넷플릭스로 중국읽기] 상하이 커리어 우먼의 고군분투 생존기/이지파생활1

안녕하세요.

시인의 정원입니다.


휴대폰 하나로 떠나는

색다른 중국여행,


<넷플릭스로 중국읽기>

대망의 1화를 시작합니다.




사진1: 드라마 제목인 이지파는 “냉철하고 이성적인 사람의 부류”흘 뜻하는 중국어다.



첫번째로 소개해드릴 작품은

<이지파생활> : 理智派生活인데요.


우선 제목의 뜻을 풀이해보자면

이지/ 理智는 이성적이다,

차분하다로 해석할 수 있고

파 / 派는 ~하는 경향이 있다.

~한 스타일이다 라는 뜻이므로

이지파생활이라는 제목은


'이성적이고 차분한 한 여성의 생활

즉, 라이프스타일에 관한 이야기라고

풀이될 수 있습니다.


사진2: 주인공 션뤄신은 속박과 구속이 아닌 자유와 미래지향적 삶을 원한다.


<이지파생활>은 주인공 션뤄신沈若歆이

중국의 최대 상업도시 상하이에 위치한

한 대형 자동차기업의

법무팀 매니저로서 일하며 겪게 되는

좌충우돌 생존기를 그려내고 있는데요.


능력있고 뛰어난 미모를 가졌지만

사회에서는 경쟁자의 압박,

집에서는 엄마의 결혼 타령에 스트레스인

여주인공 션뤄신沈若歆


따뜻한 심성으로 홀어머니를

지극정성으로 돌보는 효자이자,

션뤄신의 비서로 종횡무진 활약과 충성을 보여주는

남주인공 치시아오祺晓가


부당한 외압을 상대로

꿋꿋히 자신의 길을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는

좌충우돌 고난극복 스토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진3: 드라마를 정주행하며 사진 속 등장인물들을 하나씩 찾아보는 것도 묘미


이외에도

결혼 전 딩크를 선언했지만

결혼 후 아이를 원하는 남편과의

갈등을 피해 가정주부에서 요리사가 된

션뤄신의 단짝 송쯔옌 宋梓妍


지방에서 상하이로 직장을 구하기 위해

올라왔지만, 계속되는 면접 낙방으로

꿈도 사랑도 포기하기 직전인

치시아오의 단짝 청년 만화가 쑤양苏洋 등


두 주인공과 함께 등장하는

주변인물들을 통해

중국 사회의 다양한 문제와 갈등을

살펴볼 수 있는데요.


이 드라마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지파생활>은

표면상으로는 제목의 뜻과 같이

주인공이 펼치는

철두철미하고 이성적인 마인드와

태도가 드라마의 중심 기조라고 볼 수 있지만


비단 그 뿐만 아니라 음식, 문학, 생활 등

중국에 관한 다방면의 문화지식을

고루 습득할 수 있는

굉장히 모범적인 학습 교재인 드라마라는 측면에서

1화의 주인공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자, 그렇다면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이지파생활>을 통해

중국여행을 떠나보실까요?




1. 미국에 아메리칸 드림?

    중국은 상하이 드림!!


사진4: 청년 만화가 쑤양은 상하이에 정착하기 위해 면접을 보기 위해 애쓰고 가까스로 회사에 취직하지만.광고주의 만행을 겪는다.
사진5: 여주인공 션뤄신과 남주인공 치시아오는 원래 있던 법무부에서 쫓겨나 행정부로 좌천되고 각종 수모를 겪는다.


여주인공 션뤄신은 상하이에 위치한

자동차 대기업에서 생존을 위해

매일 거듭되는 야근과 컵라면 식사를 견뎌내며

치열하게 분투하고,


남주인공 치시아오의 절친 쑤양은

지방에서 올라와 상하이에 정착하기위해

온갖 노력과 애를 쓰며, 자신의 원래 품었던

꿈과 사랑도 포기합니다.


드라마를 보다 보면

이렇게 대도시에서 분투하며

살아남고자 하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이

다소 극적이고 과장되게 표현되는 것이 아닌가

감정선 역시 신파적으로 그려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하는데요.

 

한국 역시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

자취를 하며 직업을 찾고 가정을 꾸리며

살아가는 청년들이 적지 않지만,

그것을 크게 특별하게 여기는 분위기는

아니기 때문일 것입니다.


사진6: 상하이에서 기적처럼 직장을 잡았지만 예기치 않은 시련으로 인해 꿈을 포기하려는 쑤양


하지만, 중국은 다릅니다.


중국사람들에게 대도시로 건너가

자신의 꿈을 펼치고 고향으로 다시 돌아오지

않고 정착한다는 것은 단순한 이주,

그 이상의

의미이기 때문이죠.


표면적으로 보기에, 쉬뤄신과 치시아오

모두 상하이에 거주하며

자신의 꿈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조금 다릅니다.


쉬뤄신은 상하이에서 나고 자란

상하이 토박이이고,

치시아오는 다른 지방에서 나고 자란

외지인이기 때문인데요.


1-1 :  번디런本地人

           vs 와이디런外地人


사진7: 중국인들에게 번디런(토박이) , 외지인 (와이디런)은 엄연히 다른 존재다.

중국인들은

지역의 토박이를 번디런 本地人

다른 지방이나 나라에서 온 사람을

와이디런 外地人이라고 표현하며,


꽤나 일상 속에서 빈번하게

번디런과 와이디런을 구분지어 판단하고

해석합니다.


이 번디런과 와이디런을 이해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후코우라고 부르는

호적户口제도인데요.


그 지역의 번디런이라는 것은

자신이 그 지역의 후코우를 가지고 있으며

출생부터 지금까지 줄곧 그 지역에 살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사진8: 중국인들에게 목숨만큼 중요한 후코우


출생과 함께 본인의 후코우가

정해지는데, 왠만해선 이 후코우 변경이 어렵고


창업을 하여 ceo가 되거나, 집을 사거나,

국가의 인증을 받은 인재로 선별되거나 하는 등

굉장히 까다로운 선별 기준을 통해

해당 지역의 후코우를 얻을 수 있기에


베이징, 상하이 같은

대도시 토박이가 아닌 사람이

이러한 대도시에 정착하여

장기간 살아간다는 것은

사실상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지리적 한계로 인해

베이징이나 상하이 등

최첨단 발전을 이룬

대도시와 달리

전등 없이 밤을 보내야하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농촌지역도 아직 너무 많기에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인프라가

풍부한 대도시로의 진입을 꿈꾸는

젊은이들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죠.


이방에 정착하여 살아간다는 것을

중국어로는 루어후落户라고 하는데,

이는 호적을 떨어뜨리다라는 뜻으로

안정적으로 타 지역에 뿌리를 내리게 되었다.


즉, 그 지역의 후코를 받고

정착하였다라는 의미로 쓰이는데요.


역경과 고난을 딛고

가까스로 후코우를 얻었다하더라도

장기간 정착을 위해선

또 하나의 관문이 필요합니다.


바로 집이죠.


2. 상하이의 천지개벽

    내 인생도 천지개벽!

사진9: 상하이 푸동의 전경. 세계 금융의 심장이라 불릴 만큼 많은 외국 자본이 상하이로 흡수되어 있다.



어떤 대도시든, 소도시나

낙후된 지방에서 건너와

대도시에 정착하여 살아간다는 일은

중국인들에게 너무나 험난한 일입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극중에서 자주 등장하는 키워드인

상하이 번디런上海本地人이란 말은,

번디런 중에서도 그 의미가 특별하고

더 험난한 여정을 바탕으로 하지요.


왜일까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의 힌트를

조금이나마 암시해주는 실마리가 있습니다.


바로, <이지파생활>의 매 인트로 장면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동방명주탑东方明珠塔의 모습이죠.


사진10: 장강을 끼고 화려하게 펼쳐져 있는 푸동신취에는 전경이 훌륭한 식당과 바가 굉장히 많다.


동방명주탑은 중국 상하이의 대표 랜드마크이자

중국 제2의 도시 상하이의 눈부신 발전과

풍요로운 삶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상하이 사람들의 자부심이 깃들어 있는 곳입니다.


이 동방명주탑이 있는 저 일대를

푸동지역 浦东地区이라고 일컫는데요.


실지로 이 드라마는 중국의 제2도시인

상하이를 배경으로 촬영되었고,

극중 주인공들 역시도 상하이라는 도시의

특수성에 기반한 생활태도와 가치관, 갈등양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중국 사람들에게 상하이 푸동지역은

중국이 가진 역사적, 시대적 배경 때문에

단순한 위치 그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개혁개방 이전의 중국과 개혁개방 이후의

중국의 변모는 이루 말할 수 없기에

푸동지역의 변천은 곧 중국의 변화와도

그 발걸음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진11: 개혁개방 이전의 푸동지역은 제대로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은 농촌 어촌 지역이었다.


중국 장강을 끼고 형형색색의

마천루가 줄지어 이어진 장관을 보여주는

상하이 푸동지역은 중국의 개혁개방 당시

개혁개방의 창구이자,

경제 교역의 중심 역할을 하며

급속 성장을 한 곳입니다.


원래 푸동지역은 보잘 것 없던 어촌 지역에

불과했지만, 1990년대초

본격적인 개혁개방이 이루어지고

외국자본이 유입되며 그야말로

천지개벽을 하였는데요.


급속성장이라는 변화의 흐름에 따라

상하이의 물가는 세계적 수준으로 올랐으며

상하이의 집값 역시도 천정부지로

뛰어올랐습니다.


상하이 사람들 사이에서는

"최소 50억 이상의 집은 가지고 있어야

 남눈에 무시 당하지 않는다"라는

 우스갯소리도 들릴 정도였으니까요.


이런 이유로

우여곡절 끝에 상하이에 호적을 내리고

자리를 잡았다 해도, 집을 사지 못해

결국 월세나 이자 감당만을 하다

고향으로 돌아가는 와이디런이

  부지기수였습니다.


사진12: 개혁개방 이후 급속도의 발전을 이룬 상하이 푸동지역. 하늘을 향해 높이 솟은 마천루들이 인상적이다.


역사와 문화의 도시 베이징 사람들이

상업과 무역을 하며 주로 살아가던

상하이 사람들을 무시하던 예전은

다 옛일이 된 것이죠.


모진세월과 풍파를 견디고

현재의 위치를 지켜낸 토박이,

즉 상하이 번디런의 일부는

벼락부자가 되기도 하였으며


자신이 중국 최고의 금융도시를 넘어

세계 최고량의 자본이 흘러들어오는

최첨단 도시의 토박이라는 사실에

무한한 자부심을 느끼는 일부도

많았습니다.


물론 일부는 벼락부자가 되지도

인생이 역전하지도 않았지만

예전부터 자리잡고 있던

자신의 터와집, 가족이

이곳, 바로 상하이에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언제 고향으로 다시 돌아가야할 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혀 전전긍긍하는

와이디런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사진13: 치시아오와 쑤양 둘은 절친이지만 처해진 상황은 너무나 다르다.


<이지파생활> 드라마 속에서도

불안정한 직장과 생활 중


남주인공 치시아오의 가정환경이

여유롭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와이디런 절친 쑤양의 부러움 대상이

되는 것처럼 표현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와이디런 쑤양에게

어쩌면

상하이는 단순한 정착의 목적지를 넘은

그 이상의 의미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상하이가 역사 속에서

그러한 인생역전의 과정을 거쳤듯이

본인 역시도 상하이 드림을 통해

인생의 천지개벽을

꿈꾸게 해줄 것이라 믿었을 테니까요.


상하이가 크고 좋은
대도시이긴 하지만,
저렇게까지 분투하며
살아남고자 하는 이유가
있을까?


제 1화에서 전해드린 내용으로

그 의문이 조금이라도 풀리셨길 바라며,


저는 다음 이 시간

제 2화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제2화에서는 <이지파생활>에 등장하는

각종 중국 미식에 대해 알아봅니다!


놓치지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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