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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곰돌이빵 Apr 06. 2023

목요일 회식이 국룰인 이유

금요일은 노노

10년 차 회사원에게 목요일은 그런 날이다. 금요일처럼 신나지는 않지만 월요일처럼 우울하진 않은 날. 다가오는 금요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기대감이 피어오르는 날. 그리고, 회식하기 좋은 날.


코로나 여파로 회식이 올스탑 된 지도 시간이 제법 흘렀다. 회식을 싫어하는 수많은 직장인들은 코로나의 장점 중 하나인 회식 금지에 열광했겠지만 실내 마스크도 해제된 마당에 회식은 진작에 부활해 버렸다. 어차피 피할 수 없는 회식이라면 가장 적당한 날은 언제일까.


먼저, 회식을 절대 피해야 하는 날은 바로 금요일이다. 당신이 금요일에 회식을 하자는 상사를 만난다면 앞으로의 회사 생활이 꽃밭이 아니라는 것을 빨리 알아채는 것이 좋다. 그는 워라밸과 상관없이 야근이며 주말 근무에 호의적이고 워커홀릭이며 가정적인 타입은 아닐 가능성이 높다.


금요일은 급한 일이 없는 이상 정시 퇴근(칼퇴 아니다. 정시다.)을 하고 주말을 즐길 마음가짐으로 갈아 끼우는 날이다. 금요일 회식은 금요일 야근과 함께 주말의 시작인 토요일 아침의 기분까지 구리게 만든다. 요즘에야 회식에서 억지로 술을 권하거나 죽자고 마시는 분위기는 없어졌지만 어쨌든 음주는 다음날 컨디션을 좌우하게 된다. 가뜩이나 금요일에 야근을 했는데 산뜻하게 일어나야 할 토요일 아침 컨디션을 쳐지게 만들다니. 금요일 회식은 여러모로 최악이다.


당신이 사랑받는 상사가 되고 싶거나 욕이라도 안 먹고 싶다면 목요일을 회식일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 목요일에 회식을 하고 나면 다음날은 즐거운 금요일이 기다리고 있다는 마음 자체가 깔려있는 상황에서의 회식은 모두를 적당히 풀어진 기분으로 만든다. 월요일에 회식을 한 번 해봐라. 안 그래도 월요병으로 피곤한데 회식까지 하고도 아직 화요일밖에 안 된다는 기분은 정말 별로다.


우리는 회사원이다. 몸을 일으키지 못할 정도로 아프지 않으면 어떻게든 회사에 꾸역꾸역 출근할 수 있는 자세가 준비되어 있다. 목요일에 좀 마시면 어떤가? 금요일은 불금이 기다리고 주말도 기다려지는 기분 좋은 날이다. 그리고 전날 회식의 여파로 아침부터 적당히 단체로 알코올 냄새를 풍기다 보면 왠지 일하는 분위기도 인간적이 되는 이 분위기.


금요일의 직장인들의 분위기는 조금 너그럽다. 주말의 즐거움을 기다리는 날이니까. 나는, 토요일 그 자체보다 금요일 퇴근길이 더 즐거운 것 같다.


오늘은 아직 목요일, 그리고 회식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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