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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소정 Nov 04. 2022

나의 몸을 장악하는 순간

요가를 하며 생각한 것


오늘 요가를 하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몸 하나를 정확하게 움직이는 것, 혹은 움직이지 않는 것은 얼마나 힘든 일인가.

자신의 몸을 자기 뜻대로 움직일 수만 있어도 그 사람은 아주 크게 성공한 것이다.

비록 돈을 많이 번다거나 출세하는 것처럼 남들 눈에 보이는 성공은 아닐지라도...

나와 신만 아는 어쩌면 더 은밀한 성공일 것이다.


집도 그렇다.

얼마나 큰 집인지, 비싼 집인지, 자가인지 임대인지보다 더 중요한 건 그 집의 구석구석을 내가 얼마나 장악하고 있는가 아닐까?

방치된 공간없이 구석구석까지 내가 잘 알고 있고 깨끗하게 관리하고 있다면 작은 집이라고 해도 아름다운 집일 것이다.

반대로 내 손이 닿지 않고 내 마음에서 잊혀진 공간이 많다면 아무리 크고 비싼 집이라 해도 버려진 집이 아닐까?


나는 몸에 대해 생각할 때 몸이 집으로 연장되는 경험을 여러 차례했다.

집에 대해 생각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집을 치울 때면 내 몸을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그 생각은 이내 내 마음으로 이어진다.

몸과 집, 그리고 마음까지 어딘지 연결되어있다고 느껴지는 것이다.


어제 요가를 하는데 이제 좀 내 뜻대로 움직일 수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정말 오랜만이다. 오래 못 본 소중한 친구를 다시 만난 것처럼 그렇게 반가웠다.


이제 좀 요가를 할 수 있겠구나. 매일 같은 시간 주중에 요가를 한 지 3주째차에 일어난 일이다. 오늘 아침 눈을 떴을 때 오늘만큼은 요가를 재낄까 싶었지만 3주째 지은 집을 무너뜨리는 것만 같아서 일어났는데, 일어나길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역시 침대에서 일어나는 게 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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