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기의 특징
1.‘도입기’에 접어든 산업(기업)은 ‘성장’이 더디다. 소비자가 잘 모르는 것도 있고, 규모의 경제 실현이 덜 되어 있기 때문이다.
2.고객에게 알리고, 유통망 구축, 제품 완성도를 높이는 경쟁을 한다.
3.시장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으마, 자칫 캐즘에 빠질 수도 있다.
4.핵심기술을 축적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2012년 창업한 피치항공은 2013년 누적 탑승자 300만 돌파 기염을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이에 대해 이노우에 사장은 2014년에 흑자전환, 2015년에는 누적 손실을 탕감할 것으로 전망했다. 평균 탑승률 예상 보다 높은 85%를 기록하고 있는 피치 항공의 기염. 단시간 내에 이 모든 것이 가능한 비결은 무엇일까.
피치 항공 사업 초기 이노우에 사장의 문제 인식은 “브랜드를 어떻게 알릴 것인가?” 이는 단순히 ‘이미지‘ 각인 만은 아니다. 여기에는 ‘소비자가 인식하는 가격'과 ‘사업 비용‘ 즉, 비즈니스 모델을 알리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토대로 문제를 정의하면, ‘피치 항공의 사업 내용을 모르는 것이 문제다‘ 이다.
이노우에 사장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불멸의 조건을 먼저 정했다. 그것은 ‘항공 품질'이다. 항공 품질은 ‘안전하다‘ ‘결항 없다‘ ‘정시 출발'이라는 의미다. 실제로 피치 항공은 이 품질을 보증하는 취항률 99.8%(2013.4~9월 간)을 달성했다. 이 때문에 얻은 명성이 ‘하늘을 나는 전철'이다.
그렇다고 해서 ‘문제’를 해결한 것은 아니다. 이노우에 사장은 직원의 업의 가치관을 공유하는 것을 우선 시 했고, 상사의 지시를 기다리는 사람은 사풍에 맞지 않다라고 말했다. 한번은 2분 늦은 고객이 환불을 요구했지만, 피치 항공은 ‘정시 출발'원칙을 고수, 이 컴플레인은 수용하지 않았다. 이 사건은 잠재 고객에게 “서비스가 왜 이래?”라고 핀잔을 들었지만, “그래서 싼 거야!”라는 인식을 심어줬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싸지만 정시 출발‘, ‘가격이 싼 데 체크인이 간편해!’ 등의 소문을 만들면서 ‘합리적‘ 이라는 인상이 퍼졌고, 브랜드 이미지가 되었다. 이런 점이 취항 1년 만에 누적 탑승객 300만 명을 달성한 이유였다.
피치 항공의 이러한 기세는 2016년 이노우에 사장의 두 번째 인터뷰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파죽지세로 성장하는 피치 항공의 성공 비결을 묻는 질문에 이노우에 사장은 ‘우직하게 비즈니스 모델을 실천해 왔다'라고 답했다.
실제로 피치항공은 2015년 매출이 전년 대비 3% 증가한 479억 엔, 영업이익 61억 엔으로 영업 이익률이 13%에 달한다. 이 수치는 평균 10% 미만의 일본 항공 업계 이익률에 비해 꽤 높은 수치다. 산업 수명 주기 선상에서 도입기의 핵심인 규모의 경제를 실현했다는 평가다. 이는 다른 말로 표현하면 피치항공은 연착륙에 성공, 성장기에 접어 들었다는 신호다.
도입기 이노우에 사장은 ‘피치 항공의 비즈니스 모델을 알리는 방법'으로 특별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지 않았다. 그가 한 일은 직원들과 가치관을 공유하고, 고객에게 원칙을 지키는 모습을 보인 것이 전부다. 이 점은 사업 초기 겪는 역경을 대하는 신념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준다.
성장기의 특징
1.‘성장기’에 접어든 산업(기업)은 ‘수요’가 증가한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 탓에 가격은 인하되고, 유통망은 안정되어 있다. 하지만 경쟁자가 등장하는 시기이다.
2.‘수요’가 넘쳐나기 때문에 시장 점유율을 뺏지 않아도 기업의 수익은 증가한다. 하지만 이 시기 향후 도래할 시장 점유율 싸움을 미리 준비해 둔 기업만이 사업이 지속 가능하다.
3.즉, 성장기는 수익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산)일 뿐이다.
성장기에 들어 선 피치 항공이 거론하는 경쟁사는 ‘라이언 에어'이다. 연간 300편 취항, 평균 정시 출발률 90% 전후, 탑승률도 93%에 달한다. 이노우에 사장은 라이언에어의 이 수치에서 늘 영감을 얻는다고 한다.
창립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라이언 에어의 실적이 꺾이지 않는 힘은 '조직문화’에 있다라는 것이 이노우에 사장이 ‘성장기'를 맞이하는 출발점이다. 하지만 성장기는 잠시 뿐이라는 것을 이노우에 사장은 잘 알고 있었다. 경쟁자가 빠르게 출몰하기 때문이다. 이노우에 사장은 성장기 호황에 안주하지 않고, 선제적으로 성숙기를 준비했다.
성숙기 준비의 최우선순위는 산업 조정기 즉, 신규 고객이 더 늘지 않고 성장률이 둔화된다. 생산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 올린 각 기업들은 초과공급을 맞이하게 된다.
이 현상은 가격 인하 경쟁을 필연적으로 끌고 온다. 피치 항공도 예외는 아니었다. 2016년을 맞이한 이노우에 사장은 좌석의 생산량을 30%까지 끌어 올리는 목표를 발표했다. 공급 과잉이 우려되지만 피치 항공은 거점(간사이, 나하, 센다이)을 확보하는 것으로 균형을 맞추겠다는 것이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2020년에는 항공기도 현재 17대(2016년 기준)에서 두 배 늘리는 사업 규모를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곧 있을 산업조정기를 대비하는 이노우에 사장은 ‘가격 경쟁'을 피할 수 없지만, 성숙기의 특징인 성장률 한계를 돌파하는 유일한 힘은 ‘브랜드 로열티'임을 잘 알고 있다. 이노우에 사장은 그 때(성숙기 때) 준비는 이미 늦은 것으로 판단했다. 아이디어가 필요했다.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 ‘저가 프리미엄‘, ‘초과 수요로 인한 호황'의 성장기, 가격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산업 조정기‘ 후 ‘브랜드 로열티'가 중요한 성숙기. 아이디어는 모두 ‘원가를 절감하는 것'이어야 했다. 피치 항공의 비즈니스 모델을 시작부터 샅샅이 재조사했다. ‘구매’ ‘서비스‘ ‘광고 문구’ ‘직원 가치관'까지 세분화하고 디테일을 높였다.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특히 ‘체크인 기기’'와 ‘기내식‘’고객 응대'는 많은 화제를 일으켰다.
피치 항공은 어떤 아이디어로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원가절감까지 했을까? 도대체 체크인 기기를 어떻게 만들었기에 원가절감을 이뤘고, 도대체 어떤 기내식이길래 인기 폭발에 매출 상승의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은 것일까? 고객 응대는 또 무엇인가? 피치 항공 그들은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것일까.
1.체크인 기기의 외형은 기존 것과 다르지 않다. 피치 항공을 이용하는 주 고객 층이 중년과 노년(국내는 20~30대) 여성인 점을 감안해서 디스플레이를 크게 하려고 하니 기존의 체크인 기기는 규격화가 되어 있어 이를 만족할 수 없었다. 디스플레이를 크게 하기 위해서 피치 항공은 기기를 만드는 재료에 주목했다.
2.피치 항공은 기내식을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쉽지 않은 결정이다. 우선 승무원의 피로도가 증가한다. 이는 고객 서비스 효과성을 낮출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비행 중량이 증가한다. 이 점은 유류비 증가로 이어진다. 게다가 수요 예측을 실패하면 기내식은 고스란히 폐기 처분해야 하기 때문에 이 역시 비용이 증가한다. 하지만 피치 항공’은 ‘팔릴 수 밖에 없는 기내식'을 개발했다. 장어 덮밥은 일본인이 건강식으로 보양식으로 가장 선호도 높은 음식이다. 하지만 가격이 비싼 장어 덮밥을 저가 항공인 피치 항공에서 판매한다는 것은 무리였다. 피치 항공은 장어 덮밥을 기내식으로 판매한다면, ‘반드시 사 먹을 것이다'라는 확신이 들었다. 어떻게 서든지 성공시켜야 했다. 그들이 낸 아이디어는 '장어 맛이 나는 메기 구이 정식'이었다.
3.어느 날 한 주부가 “날려 달라!”는 요청을 해 왔다고 한다. 그 이유를 물었더니 ‘디즈니랜드에 가 보고 싶은 데, 자신은 주부이기 때문에 아침에 갔다 저녁에 와야 한다'라는 것이다. 피치 항공은 ‘오사카 – 도쿄 5000엔 편'을 신설했다. 그 결과 현재 최고의 탑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4.피치 항공은 소비자는 어떻게 항공권을 예매, 구매하는 지가 궁금했다. 그 이유는 마케팅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다. 조사 결과 ‘보컬 밴드‘, ‘인터넷 서핑‘ 등에 빠져 있는 사람은 어떻게 항공편을 예약하는지를 물은 것이다. 또한 20~30대 대만과 한국 여성에게도 똑같이 물었다. 답변은 간략했다. ‘인터넷’이라는 것이다. 그 결과 이노우에 사장은 ‘TV나 신문에 광고를 내는 것은 의미 없다'라고 판단, 온라인을 중심으로 홍보, 바이럴 마케팅을 주요 수단으로 삼았다.
5.이밖에도 피치 항공은 ‘오사카, 이즈미, 사노 시'등에 고향 납세를 하면 ‘피치 포인트'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프로모션도 화제를 일으킨 아이디어다.
6.이노우에 사장은 ‘라이언 에어'를 따라 잡는 데 여러 궁리를 한다. 그 중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인재 채용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이는 ‘라쿠텐’이 2010년 발표한 ‘영어화’와는 그 궤가 다르지만, '다양성'이야 말로 피치 항공이 글로벌 항공사로 성장하는 데 있어 결정적인 요소라고 믿고 있는 것이다.
7.‘하늘을 나는 전철'을 표방한 피치 항공은 2017년 ‘피치 항공 – 난바‘ 프로젝트의 완성을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는 ‘난바 역으로 가는 리무진 버스 전철 티켓을 피치 항공 기내에서 구입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공항을 이용할 때 리무진 버스 티켓을 어디에서 샀는지를 떠 올린다면, 이 서비스가 얼마나 매력적인 줄 알 수 있다.
피치항공은 간사이공항을 거점으로 한다. 2019년 현재 신치토세공항, 센다이공항, 나하공항에도 거점을 두고 있으며, 보유 항공기 23대와 국제선 15개, 일본 국내선 16개의 노선을 보유하고 있다. 1일 운항 편수는 약 100편이며, 매일 13,000명 이상의 고객이 이용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서울(인천)·오사카(간사이)·오키나와(나하)·도쿄(하네다) 및 부산·오사카(간사이) 등 총 4개의 노선을 취항하고 있다. 4월 26일부터는 삿포로(신치토세)를 취항한다(투어타임즈. 2019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