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에집중하라] 골몰하고 있다

by 한봉규 PHILIP


Peter Vilhelm llsted2.jpg 피터 일스테드(Peter Vilhelm llsted·1861 - 1933, 덴마크). Girl reading a letter in an interior. 1908.



12월이다. 한 해 마지막 한 장이지만 내겐 생애 첫 책을 출간하는 달이다. 기분이 어떠냐고 묻는다면, 약간 흥분 상태이다. 하지만 오래가진 않고 답답한 심정이 뒤를 잇고 꽤 오랫동안 지속한다. 아무래도 마케팅 고민이다.


주말 동안 출간 선배에게 물어 보고, 출판 마케팅을 해 봤다는 지인도 만났다. 결론은 단순하고 간단했다. '맨땅 헤딩' ‘무데뽀 정신' ‘융단 폭격'과 같은 수사가 차고 넘쳤다. '교환 가치' '설득 커뮤니케이션'으로 알고 있는 마케팅 상식은 몸에 밴 현장 경험 앞에서 산산이 부서졌다. 그렇다고 절망하지는 않는다.


되레 그동안 고수한 내 생존 방식을 부쉈다. 요컨대 ‘맨땅 헤딩'은 진취적인 기상이고, ‘무데뽀 정신’은 해 보지 않고 모르는 일이다. ‘융단폭격’, 이건 긍정으로 소화하기에는 힘든 면이 있지만, 많이 알리고 내 일처럼 나서주는 이를 귀히 여기는 것, 덧붙여 넉살 좋게 구는 일쯤으로 마음을 다잡기로 했다.


마음먹은 일 중 한 가지, 한 지인을 만나 ‘책을 팔아야 한다’라는 말을 내가 했는가 보다. 지인은 ‘책을 판다’라는 말보다는 매일 글 쓰는 일을 알리는 것은 어떻겠느냐라고 차에 오르기 전 내게 말했다. 그러마라고 답을 하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내 그 말 속뜻은 무엇일까 골몰하고 있다. 4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