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도 춘천마라톤 200회도 춘천마라톤
1999년 춘천마라톤에서 첫 풀코스를 뛰고 26년 만에 풀코스 200회째를 달렸다. 진작 달성해야 하는 200 회지만 열정이 예전만 못해 올해도 서울동아마라톤 이후 첫 풀코스 마라톤 출전이다. 달리기도 해야 하고 산행도 하고 자유여행도 해야 하고 암튼 오란데는 없어도 할 일이 많은 일상이다.
매년 10월 마지막 일요일 새벽에는 춘천행 기차를 탄다. 올해도 6시 15분 Itx청춘 기차에 올랐다. 예년에는 입석자리가 없을 만큼 빼곡하게 춘천으로 향했지만 올해는 썰렁하다. 신청이 어려우니 자연 수도권 참가자가 준 게다. 참가자는 30대 9,200명, 40대 5,400명, 20대 3,200명, 50대 1,800명, 60대 680명, 70대 84명 10대가 67명이다. 접수에서 젊은이의 빠른 손을 따라갈 수 없다. 작년에 이어 접수에 실패했지만 페이스 메이커로 불러주어 참가하는 대회다. 이제는 훈련보다 힘든 게 마라톤 참가접수란 말이 괜한 말이 아니다.
본부에 가서 페이스 메이커 풍선과 시간배번을 받고 워밍업으로 공지천 둑을 찾았다. 마라톤 고수 최*수 님을 만났다. 그와는 한창때 북한강 100km에서 만나 1등을 할 때 그는 2등을 했고 부천 24시 간주에서 만나 24시간 동안 229km를 달렸고 그는 200을 채웠다. 그런 인연으로 대회장에 만나면 늘 형님으로 챙겨준다. 지금 마라톤으로는 회갑인 55세이지만 올해도 춘마에서 2시간 35분 18초로 5위에 입상했다. 춘천 마라톤 참가자에게 레이스 팁을 한마디 부탁했더니 흔쾌히 응해 줬다.
D그룹은 일부 기록 미보유자들로 구성된 그룹으로 대부분 첫 풀이거나 2~3회로 이룬 그룹의 페메라 어깨가 무겁다. '폐메는 앞서 가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가는 사람으로 뒤에 따라오는 런너가 웃을 수 있는 페이스를 만들어 가는 게 페메의 임부다."
초반 몸이 풀리기 전에 오름내림이 심한 구간에 대회 분위기에 편승해 오버페이스를 했다가는 후반에 걷는 경우가 찾아온다. 이를 예방하는 방법은 초반을 느리게 중반은 조금 페이스를 높이고 후반은 속도를 맞추는 페이스 조절이 필요하다. 출발 전에 레이스 운영에 대해 묻는 런너가 여럿이 찾아왔다. 일일이 안내해 주고 출발 시간을 기다렸다.
9시 엘리트부터 출발하고 D그룹은 9시 17분에 출발했다. 출발하면 바로 오르막길이다. 여기선 최대한 편한 레이스로 km당 6분 12초로 올랐다. 600m 유턴구간을 지나면 5km까지는 내리막이고 다시 300m의 언덕이다. 롤러코스는 같은 구간에 km당 페이스는 의미가 없다. 의암호로 가는 길은 내리막 길로 의암 1, 2, 3 터널을 지난다.
여유 있게 영상을 담으면 달리는 게 마치 Lsd기분이다. 잠시 영상에 집중하면 페이스가 올라가 다시 페이스를 늦추어야 하니 페메 중에 인천에서 오신 종씨인 진*선님과 비슷하게 달렸다. 6km 지점인 의암호부터 몸이 데워지니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이 된다.
풀코스 기록이 3시간 50분 ~ 4시간 10분대가 가장 밀도가 높은 구간이라 연신 주로가 막힌다. 뚫고 뚫고 나가는 것도 고역이다. 30여 명이 그룹을 지어 따라오니 중앙선을 달려야 한다. 급수대도 알려주고 페이스 속도도 알여 주었다. 말을 많이 하니 힘도 든다. 레이스에 집중하지 않으면 금방 빨라지니 천천히 가기도 힘든다.
급수는 급수대 맨 뒤쪽을 이용하고 런너에게는 지적은 금물이고 무조건 칭찬과 응원을 해줘야 한다. 덕두원 터널을 지날 때 런너들의 함성이 아드레날린을 자극하다. 이런 맛에 젊은이들이 러닝에 중독되는 것이다. 이런 맛은 어디서도 느낄 수 없는 느낌 있는 레이스다.
신매대교 가는 길에는 가을이 익어가고 길가 할머니가 나오셔서 박수를 치며 응원해 주신다. 인적이 뜸해 적적한 이 길에 1년에 단 한 번 이런 많은 인파가 달려 지나니 절로 신이 나셨다. 할머니 박수에 내가 하는 달리기가 남에게 박수를 받는 일임을 느낀다.
20km는 신매대교 입구에 있다. 신매대교는 춘천 시내에서 접근이 쉬워 많은 응원단이 자리한다. 요란한 응원이 오늘은 소음이 아닌 응원으로 들린다. 그 응원소리에 발걸음이 더 가벼워진다. 600m 신매대교 끝단에서 유턴을 하고 더 크게 울리는 응원소리를 들으며 하프지점을 통과하니 정확히 1시간 59분대로 정확한 페이싱을 하고 있다.
20km 급수대는 21km를 지나 설치되어 있고 간식으로 초코파이를 제공해 준다. 미리 파워젤을 하나 먹었기에 그냥 통과다. 급수하고 오는 시간을 고려해 잠시 속도를 늦춘다. 곧이어 2차선 도로에서 3차선 도로로 넓어지면서 25km 급수대를 만난다. 여기서는 파워젤을 제공한다. 땀이 나지 않아 급수대는 통과하고 파워젤만 챙겼다. 뒤에 뛰던 런너가 파워젤을 하나 챙겨준다. 필요는 없지만 성의가 고마워 받아 반만 먹고 버렸다.
27.5km 가는 길은 서상대교로 오르는 길이다. 춘마에서 가장 고도가 높은 춘천댐으로 오는 길이다. 일기예보에는 햇볕을 만나는 시간이지만 흐려서 달리기 최상의 날이다. 오늘따라 바람도 없고 이런 날 달리면 자신의 최고기록을 세우기 딱 좋은 날이다. 페메 풍선을 날리고 마음껏 달리고 싶다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런너는 기록을 먹고 산다.
페이스를 늦추어 달리니 걷는 런너 없이 모두 춘천댐에 올랐다. 절반의 성공이라고 칭찬해 주고 30km 가는 길에 작은 언덕이 있다고 방심하지 말라고 알려 줬다. 앞설 런너는 32.2km 용산터널을 지나서 앞서라고 알려주고 2개의 작은 언덕이 있음을 알려 줬다.
용산터널을 통과하면 이제 주로가 3차선으로 넓어진다. 시선은 최대한 가깝게 앞만 보고 달리라고 알려주고 내리막길을 편히 달렸다. 예전에는 101 보충대 장병들이 길가에서 박수를 쳐주던 시절도 있었다. 춘천시내로 접어드니 응원인파가 많아 절로 힘이나 다들 잘 달린다. 이제 체력이 여유 있는 런너는 앞서 달려도 좋다고 알려주니 여럿이 앞선다. 끝까지 페메를 따라갈 필요는 없다.
페메는 런너의 달리기를 도울 뿐이지 그들도 좀 더 낫은 기록으로 완주를 해야 한다. 둥지를 떠난 어미새의 마음으로 흐뭇하게 바라봤다. 39km 지점에는 소양 2교다. 여기는 포토존이다. 추억의 액자에 보관할 사진을 찍어 준다. 40km 가는 길에는 소양강처녀상이 있다. 올해도 그녀를 마주했다. 언제까지 그녀를 만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40km를 지나니 남을 거리에 비해 시간이 너무 여유가 있다. 페메팀장이 10초 전에 들어 오란 당부 아닌 지시가 있어 시간을 맞춘다고 6분 12로 늦추었더니 가민시계와 거리의 오차가 컸다. 남은 거리가 의외로 많이 남았네. 마지막 300m를 질주해지만 2초 오버인 4:00:02초가 찍힌다. 가민시계는 42.33km로 길다.
2025년 춘마에서 풀코스 200회 완주를 했다. 1999년 첫 풀에서 26년의 세월이 흘렀다. 한때는 풀마보다 울트라마라톤이 100km, 100마일, 24시 간주에 집중하다 보니 많이 늦었다. 울트라마라톤에서도 한 획을 그었으니 후회는 하지 않는다. 모든 아름다운 색깔로 칠한 마라톤이라는 그림을 그려가고 있다. 나의 달리기는 아직도 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