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의 딜레마
감기도 점점 회복되고 있겠다, 웬만한 식사 준비도 다 해둔 상태니 이제 슬슬 외출을 해볼까? 우선 어제 받은 슈퍼 빌라의 할인 쿠폰으로 커피와 차를 사러 동네 마트를 갔다. 앗! 닫혀있다. 찾아보니 1월 6일은 성현절-아기 예수 탄생을 축하하고 동방박사의 방문을 기념하기 위한 날, 성현절이라고 한다. 여행객이 이 나라의 관습과 명절까지 다 꿰고 있지도 못하고, 나는 불교신자다. 열심히 구글맵을 두드려 문을 연 빌라 혹은 마트들을 알아보나 쉽지 않다. 오스트리아는 한국과는 달리 공휴일, 일요일은 철저히 모든 상점이 문을 닫는다. 유일하게 문을 여는 곳은 빵집과 음식점. 먹고살아야 하는 마지막은 살려두는 편이나 주말 장사가 잘 될 것 같은 명품샵이나 각종 대형마트는 모두 닫는다. 작은 가게들도 클로즈다. 우리는 주말에 더 바글바글해지는데, 여기 사람들은 주말에 모두 집콕이다. 그러니 장사가 잘 될 턱이 없고 당연히 문을 열지 않는 것이다. 주말에는 집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이 국룰인 나라. 주말에는 집을 나와 놀러 다니는 사람들이 더 많은 나라. 문화적인 환경과 살아가는 방식이 다르니 무엇이 더 낫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비엔나 국립도서관마저 문을 닫으니 모든 계획이 또다시 물거품. 괜스레 구글맵과
구글사이트를 뒤지며 <영업 중>을 찾고 있으나 대부분의 박물관, 미술관마저도 모두 <영업 종료>인지라 그냥 마음을 내려놓고 다음 주 일정을 짜보려 한다. 정말 이 나라의 휴일은 찐 휴일이다.
*겨우 찾은 마리아힐퍼의 중식당 laola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