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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택시기사 의료생계 안심지원

카카오모빌리티 with 이출만 택시기사

별 기대 없이 신청했는데 병원비가 두세 번에 걸쳐 전부 나왔어요. 
말 그대로 ‘가뭄에 단비’였어요.
암흑 속에서 한 줄기 빛이 비치는 느낌이 이런 건가 싶었죠.
카카오모빌리티의 내비게이션은 언제나 ‘모빌리티 생태계 구성원이 모두 안심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향해 향한다.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임팩트는 그 목적지로 한 발 더 다가가기 위해 2022년 9월 ‘모빌리티 종사자 상생기금’을 조성했다. 카카오가 발표했던 3천억 원 규모의 상생기금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그리고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와 함께 질병·교통사고로 인한 의료비 지원이 필요한 택시기사들을 돕는 ‘택시기사 의료생계 안심지원’ 사업을 전개했다. 자격이 부합할 경우, 의료비 중 본인부담금에 해당하는 비용을 1인당 최대 1,300만 원 한도 내에서 지원한다.

매서운 추위가 몰아친 지난해 겨울밤, 이출만 택시기사는 승객과 실랑이 후 심정지로 병원에 실려 갔다. 당시 살았다는 기쁨보다 병원비 걱정이 더 컸던 그는 ‘택시기사 의료생계 안심지원’ 혜택을 두고 “가뭄에 단비이자 암흑 속 한 줄기 빛 같았다”고 표현했다.



택시 운행은 언제부터 하셨나요?

원래 해외로 의류를 수출하는 일을 했는데, 사업이 망했어요. 먹고살아야 하니 일용직부터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하다 2021년 11월 카카오T블루 가맹 택시회사에 들어갔어요. 택시기사에 대한 사건·사고 때문에 두려움이 좀 있었는데, 카카오택시는 괜찮을 것 같았습니다. 콜로 연결되는 손님 신원이 분명하다는 것이 든든했어요.


적응이 힘들지는 않으셨어요? 

전혀요. 카카오택시는 저 같은 초보 기사들도 금방 적응할 수 있겠더라고요. 손님 태우려고 기웃거리거나 기다리지 않아도 안정적으로 콜이 왔어요. 그래서 손님이 붐비지 않는 시간에는 오히려 마음 편하게 쉬는 것도 가능하더라고요. 또 승객이 입력한 목적지가 카카오내비로 바로 실행되니 길을 몰라도 쉽게 다닐 수 있었죠. 서울 살면서도 몰랐던 동네가 굉장히 많았어요. 힘든 것도 모를 만큼 재밌었어요. “그동안 수고했으니 이제 놀러 다니라고 자동차에 기름값과 용돈까지 준다”고 농담할 정도였죠.


카카오택시 운행이 굉장히 만족스러우셨네요. 그런데 지난해 12월 사고 후 일을 쉬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의식 없이 중환자실에 있다가 5일 만에 깨어났어요. 당시 상황이 잘 기억나지 않는데 블랙박스 음성과 CCTV 영상을 보고 알았죠. 자정쯤 콜을 받고 가락시장역 2번 출구로 갔어요. 한 남성이 손을 들어서 세우더라고요. 거듭 확인 후 승차 버튼을 누르고 출발했는데, 진짜 콜을 부른 손님에게 전화가 온 거예요. 안 탔는데 탑승 메시지가 왔다고요. 그 남자가 콜을 부르지도 않았는데 막무가내로 탄 거죠. 그런 사람이 순순히 내리겠어요? 제 멱살을 잡고 막 흔들다가 지하철역으로 사라졌어요. 전 추웠는지 트렁크에서 잠바를 꺼내 입고 다시 운전석에 탔어요. 그런데 갑자기 택시 뒤꽁무니에서 하얀 연기가 확 나와요. 제가 심정지로 쓰러지면서 액셀러레이터를 세게 밟은 거죠.


정말 큰일 날 뻔했네요. 지금 그래도 건강해 보이셔서 다행이에요. 

임상 약까지 썼어요. 아내와 아들이 어차피 죽느니 뭐라도 써야겠다 하는 마음으로 허락했대요. 다행히 결과가 좋았죠. 퇴원 후 절 살려준 소방서에 갔더니 굉장히 기뻐하시더라고요. 제 생사가 궁금했다고 하면서요.

그런데 정작 전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우울증이 왔어요. ‘내가 왜 살았을까?’, ‘깨어나지 않았으면 병원비 걱정 없이 오히려 모두 행복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들이 꼬리를 물었죠. 집 밖에도 안 나가고 잘 먹지도 않았어요.


갑작스러운 사고로 인한 병원비는 정말 누구에게나 예상할 수 없는 큰 지출이죠.

의료보험으로 본인부담금이 많이 줄었는데도 영수증에 찍힌 병원비만 600만 원가량이었죠. 가뜩이나 하루 벌어 하루 생활하고 있었고, 따로 받을 수 있는 보험도 전혀 없었습니다. 병원비는 내야 퇴원할 수 있기 때문에 일단 카드로 긁었죠. 카드값은 친구에게 빌렸고요. 그러던 차에 주변에서 카카오모빌리티의 ‘택시기사 의료생계 안심지원’을 알려줬어요.


‘택시기사 의료생계 안심지원’으로 어떤 도움을 받으셨나요?

처음에는 별 기대 없이, 물에 빠진 사람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신청했죠. 그런데 두세 번에 걸쳐 병원비가 전부 나왔어요. 말 그대로 ‘가뭄에 단비’였어요. 암흑 속에서 한 줄기 빛이 비치는 느낌이 이런 건가 싶었죠. 정말 고마웠어요.


우울증도 좀 극복하셨어요?

이겨낸 것 같아요. 일단 이런 경제적 지원이 큰 힘이 됐고, 나름대로 유튜브 보면서 수학 공부도 해보고 바쁘게 지냈어요. 그리고 어느 날 문득 사고 당시를 다시 떠올려 보게 됐어요. 원래 콜을 잡은 여자 손님이 길 건너편에 있다가 건너와서 119도 신고해 주시고, 절 끝까지 챙겼어요. 경찰도 도와줬고요. 119 구조대원들은 제 심장을 다시 뛰게 하려고 있는 힘껏 심폐소생술을 했을 거예요. 서울아산병원 의료진들도 어떻게든 절 살려내느라 굉장히 고생했겠죠. 돌이켜 보니 제가 그냥 혼자서 살아난 게 아니었어요. 여러 사람이 너무 애써줬더라고요.




모두 한 마음으로 제발 무사하시길 바랐을 거예요. 여러모로 인복이 있으신 것 같습니다. 그동안 좋은 손님들도 많이 만나셨을 것 같아요.

몇몇 분이 생각나요. 회사에서 처음 택시를 몰고 나오는 길에 태운 손님에게 ‘첫 손님’이라고 하니 팁을 주고 싶다고 하셨어요. 앞으로 잘 되시라는 의미에서요. 지금 현금이 없다면서 5,000원짜리 당첨된 로또를 건네시더라고요. 몇 달 동안 부적처럼 가지고 있었죠.


또 한 분은 30대 여자 손님인데, 굉장히 얼굴이 밝고 들떠 있었어요. 이야기를 들어보니, 프로 댄서인데 아파서 2년 정도 쉬다가 다시 연습하러 가는 첫날이래요. 그 설렘이 고스란히 전해졌고, 그 길에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도 참 기쁘더라고요. 제가 완전히 회복돼서 다시 카카오택시 운전대를 잡는 날, 그 손님의 기분을 좀 더 알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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