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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경원 Jul 17. 2023

직장인의 공부하는 마음

나는 어떻게 공부하고 어떤 마음으로 공부하는가

많은 직장인이 자신의 미래를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게 아니더라도 성장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거예요. 하지만 쉽지 않아요.  회사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쉬고 싶은 것이 사람의 마음이니까요. 사람이 어떻게 일과 공부만 합니까? 누워서 빈둥거리며 쉬기도 하고 친구들을 만나 놀기도 해야죠. 그래서 더 힘들어요. 그걸 안 해야 공부를 할 수 있으니까요. 반대로 말하면 공부를 하면 남들과 다른 길을 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길을 위해 공부하고 싶은 것이겠죠.


이번 글은 어떻게 공부해야지 효율적인가? 이런 글은 아니에요. 공부법에 대해 잘 몰라요. 다만 저의 경험을 비추어 말할 뿐입니다. 공부하기 힘들 때 했던 것들, 어떻게 공부하고 있는지를, 공부할 때 겪는 불편한 것을 저의 입장에서 끄적여 볼까 합니다.


집에만 오면 늘어집니다


공부에는 시간, 공간, 돈, 체력이 필요합니다. 이 4가지를 적어도 1년 동안 꾸준히 투자할 수 있어야 해요. 보통일이 아니에요. 그중  1년 이상 유지하기 가장 힘든 것이 체력이라 생각합니다. 돈은 작더라도 월급으로 해결할 수 있고, 공간은 집, 도서관, 카페를 이용해도 충분합니다. 시간은 퇴근시간, 주말을 활용하던가 너무 시간이 안 나오면 점심시간처럼 짜투리 시간을 만들어야 해요. 하지만 이걸 1년 이상 유지하기 위해서는 체력이 필요합니다. 체력이 무너지면 공부가 무너져요. 


어떤 사람은 직장에서의 스트레스로 인해 집에 오면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늘어져 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고 스스로 게으르다고 탓할 수도 있고, 타인으로 부터 게으르다고 손가락질당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했을 때는 결코 게으른 것이 아니에요. 업무에 매진하느라 일상을 유지할 체력이 없어서 늘어진거라 생각합니다. 다음 날 다시 스트레스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 안정을 취하는 것이죠. 누워서 TV를 보거나 휴대폰을 보면서요. 이건 꽤 안정을 주는 일이에요. 그리고 필요합니다. 다시 다음 날에 일을 해야 하는 압박을 이겨내기 위해서요.


이분들에게 당장 공부해야 된다고 보채는 것은 독이 됩니다. 그런데도 힘들지만 이 삶을 좀 더 개선하고자 공부를 원하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책상에 앉는 것이 아니라 햇볕을 쐬고 걷는 것부터가 공부의 시작이라 생각합니다. 공부를 위해서는 마음의 안정을 줄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야 해요. 비타민을 챙겨 먹거나 좋은 식습관을 시작하고, 조금이라도 움직일 수 있는 운동을 해보는 것이죠. 무작정 악으로 공부하게 되면 짧은 기간은 가능할지 몰라도 길게 보았을 때는 무너질 수밖에 없어요. 적어도 저는 그렇습니다. 체력이 무너지면 오래 할 수 없어요. 


스스로 게으르다고 생각할 수 있어요. 하지만 게으른 사람이 매일 출근시간을 지킬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누구나 성장하고 싶은 마음은 존재합니다. 공부를 하고 싶어도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는 스스로를 게으르다고 탓하지 말고,  잠깐 햇볕을 쏴보는 건 어떨까요. 꽃이 안 자라는 이유는 꽃 때문이 아니라 햇볕이 없고 충분한 수분이 없는 환경 때문이니까요.


단기보다는 장기공부


학생 때는 모든 걸 알려주는 선생이나 이미 검증된 커리큘럼 있어요. 그래서 따라가기만 하면 돼요. 하지만 직장인은 그런 것이 없습니다. 선생도 커리큘럼이 없어요. 상사가 내게 친절하게 알려주지 않아요. 그들도 그들의 일이 있는데 굳이 찾아와서 모든 걸 알려줄 수 없어요. 누군가 나를 가르쳐주기를 기다리고 있으면 아무것도 배울 수 없는 것이 직장인입니다. 스스로 주도해서 공부해야 합니다 이제 돈을 벌며 내 삶을 책임지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스스로 공부하는 것도 배워나가야 해요. 이점이 학생의 공부와 사회인의 공부 차이입니다. 물론 이 말이 학생들도 자기 주도적 공부가 필요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언제라도 필요한 것이 자기 주도적인 공부이지만 직장인은 어쩔 수 없이 그렇게라도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학생과 직장인 공부의 차이점은 또 있습니다. 바로 단기공부보다 장기공부에 투자해야 할 때죠. 우리나라 교육 특성상 시험 점수를 위해 단기 전략적으로 공부합니다. 하지만 직장인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시험이 없어요. 단기전략보다 장기적인 시야로 공부할 때입니다. 인생각본을 그려야 해요. 예를 들면 영어와 같은 것이 있겠네요. 저는 그동안 시험 때문에 소통의 기본기도 쌓지 못한 채 문제풀이 위주의 공부를 해왔습니다. 그렇게 오래 영어를 했는데도 영어의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하고 단기적인 공부만 해오다 보니 영어로 말 한마디 못하고 있어요. 영어권 사람과의 소통에 점수가 무슨 소용이겠어요? 조금씩 꾸준히 영어를 공부해야지만 가능합니다. 


학생과 직장인의 공부에는 투자시간의 차이도 있습니다. 온종일 일을 하다가 공부할 시간을 만들려고 하면 학생 때보다 공부할 시간이 없는 게 당연합니다. 학생 때는 1달 투자해서 따는 자격증도 직장인은 1년이 걸릴 수가 있어요. 그러니 당장 결과를 내야 한다는 조급함을 줄이고 오랫동안 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나를 케어해줄 선생이 없으니까 공부의 장기적인 관점을 스스로 만들고 이끌어가야해요. 


많이 하기보다 조금씩 하기


장기 전략적 공부의 핵심은 '꾸준함'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죠. 꾸준하게 하기 위해서라도 매일 할 수 있는 부담되지 않은 공부량으로 시작했으면 합니다. 적어도 저는 직장생활을 유지하면서 하루 세 시간 이상 1년 동안 꾸준히 할 자신이 없어요. 운동도 하고 싶고, 가끔은 친구를 만나 수다도 떨고 싶으니까요. 무엇보다 그럴 체력이 없습니다. 그러니 30분이라도 좋으니 작은 단위로 한 달 동안 공부해 보기를 목표로 삼는 것은 어떨까요? 공부의 신 강성태 님이 만든 개념 중에 '66일 동안 꾸준히' 하면 습관이 된다가 있습니다. 핵심은 역시 꾸준함이고, 꾸준함이 일정 수준을 넘기면 습관이 된다는 뜻입니다. 어떤 공부라도 꾸준해야 합니다. 오래할 수 있도록 조금씩 공부하기를 적극 추천합니다


공부할 시간이 없을 때


공부할 시간이 없다면 시간을 만들어야 합니다. 바로 노는 시간, 휴대폰 보는 시간을 줄여서라도요. 그렇게 하면 공부할 시간을 만들 수 있어요. 그래도 정말 시간이 없다고 느껴진다면, 지금 하는 업무 자체를 공부로 만들어야 합니다. 적어도 업무는 하루 8시간씩 주 5일은 하니까요. 어떻게 보면 일하면서 배우는 게 가장 효과적인 공부입니다. 월급 받으며 실력도 키울 수 있으니까요.


그러기 위해서는 이전에 해보지 않은 업무를 맡아보거나, 모르는 것이 있다면 적극적인 태도로 질문하며 일을 해야 합니다. 새로운 일을 맡아보아야 새로운 지식을 습득할 기회가 생깁니다. 그 일을 잘 모르면 배워나가면 되니까요. 회사에 못 믿을만한 선배들 뿐이더라도 그들 또한 자신만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노하우는 친절하게 다가와 알려주지 않습니다. 직접 물어봐야 합니다. 어떤 분은 왜 그걸 알려주지 않았냐를 습관처럼 말하는 분도 이었습니다. 질문하지 않고, 새로운 일을 주는 데도 안 하려고 하는 사람에게 저도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를 않더군요. 저 또한 못난 감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니까요.


그런데 자신의 업무에 적극적인 태도를 가진 후배가 나타나면 기쁩니다. 저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도 그럴 거예요. 중소기업을 다니는 많은 사람들이 대기업에 가고 싶으나 어쩔 수 없이 중소기업에 갔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여기 있으면 안되는 사람이야'  이렇게 생각하면 회사의 일에 대부분 배타적인 태도를 가지게 돼요. 무언가를 시키면 잘 안 하려 합니다. 그러면서 배울 게 없다고 험담 하고, 스스로는 아무것도 배우려 하지 않는 사람이 많아요. 이런 상황에서 어떤 후배가 잘해보겠다고 업무와 관련된 질문을 하면 질문받은 상사는 기쁨이 꿈틀거립니다. 그러면 상사로부터 배울게 생깁니다. 따로 공부하기 힘들다면 업무자세를 바꿔보는 것도 좋습니다. 어쨌든 회사는 나보다 더 오래 일하며 직원들 월급 줄 만큼 이상의 돈을 벌어왔으니 그만큼 배울 것도 있을 거라 봅니다.


기록하는 마음


열심히 한 업무에 대한 결과는 오로지 회사의 것입니다. 나의 것이 아니에요. 결과는 회사가 가져가요. 나의 것은 결과를 내는 대가로 받을 월급입니다. 이건 회사가 가져갈 수 없어요. 월급은 내 것입니다. 그리고 회사가 가져갈 수 없는 것이 하나 더 있어요. 결과를 내기 위한 과정에서인 어떻게 시행착오를 겪고 얻은 인사이트는 오로지 나의 것입니다. 어떤 비즈니스라도 사람이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인사이트는 굉장히 중요해요. 사회에서 중요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인사이트를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시행착오 없이 실력 있는 사람은 단언컨대 없습니다. 


과정은 오로지 내 것이라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휘발되기 쉬워요. 프로젝트가 끝나고 1년만 지나면 기억나지 않을뿐더러, 그 과정을 어떻게 다른 사람이 보고 인정할 수 있겠어요. 과정은 눈에 보이지 않아요. 그러니 기록해야 합니다. 기록하면 휘발되지 않고 남으며, 눈으로도 볼 수 있어요.


토스를 보면 자신의 기업문화를 기록하고 적극적으로 알립니다. 결과보다는 결과를 내기 위해 겪은 과정을 위주로요. 이들은 결과도 중요하지만 그 결과에 도달하기까지의 시행착오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요. 


회사의 성과는 하나의 예술품과 같아요. 예술품은 예술품 자체만으로도 가치가 있어요. 하지만 그 예술품을 그린 화가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면 예술품은 더 가치 있어집니다. 이 과정이 곧 스토리고 브랜딩이 됩니다. 자신만이 이야기를 쓸 수 있어야 합니다. 저는 그것을 기록이라고 봅니다. 요즘은 기록하여 보여주는 것도 많이 쉬워졌습니다. 개인 SNS만 해도 다양하게 기록하고 보여줄 수 있으니까요.


과정을 기록하는 것은 누군가 나를 가치 있게 하는 스토리텔링을 만드는 일입니다. 과정을 통해 우리는 매료되됩니다. 또 결과보다 과정에서 인사이트를 얻기 쉽습니다. 내가 보기 위해서도 있지만 남이 보기 위해서도 기록해야 좋습니다.


직장인의 공부하는 마음


제가 다니는 회사는 점심시간은 1시간입니다. 밥을 먹고 양치하고 나면 40분 정도가 생깁니다. 보통 저는 그 40분을 공부에 투자합니다. 책을 읽거나 글을 쓰기도 하고, 개발자이니까 개발공부할 때도 있습니다. 점심시간을 쪼개서 공부라니... 크.... 이런 저의 모습이 꽤 멋지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점심시간에 공부하지 않는 저의 모습은 별로라는 뜻과 같다고 봅니다. 누군가 그러더군요. 자긍심과 수치심은 연관되어 있다고. 자긍심을 느낄려면 그 행동을 안했을때 수치심을 느껴야한다고요. 그래서 자기계발하지 않고 생활하는 저의 모습을 누군가 발견한다면 수치심도 들것 같습니다. 저에게도 이런 불편한 감정을 느끼는데, 하물며 다른 사람이 노는 것을 보고 있으면 꽤 아니꼽게 생각할 때가 많아요.  '나도 이렇게 공부하는데 너는 왜 공부를 안 하니?' 제가 뭐 그리 대단한 사람도 아닌데도요.


이런 마음이 드는 것을 보아 저 또한 마음 한편에는 그들과 같이 놀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니면 같이 공부하는 사람들에 대한 부재에 대한 불만을 그들을 보고 표출하는 것일 수도 있고요. 저를 지키기 위한 방어기제였던 것 같습니다. 내가 운동을 하면 운동하지 않은 사람이 한심하게 느껴지고, 영어공부를 해서 영어를 잘하게 되면 영어를 못하는 사람을 한심하게 느껴지기 마련입니다.  저는 그리 웅숭깊지 않아 쉽게 이런 마음이 일어납니다. 이런 마음은 자연스러운 것이기에 외면하지 않고 잘 다독여야 합니다. 그러니 저의 이런 못난 모습을 인정해야 합니다. 안 그러면 불편함이 마음 한편에 남아 타인을 공격하게 됩니다. 


이런 마음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나와 같은 길을 걷는 사람들과의 연대가 필요합니다. 사회적 동물인 사람은 커뮤니티 속에서 안정감을 받습니다. 혼자서 오랫동안 지속하기에는 힘들고, 힘들면 타인을 공격하기 마련입니다.


지금은 직장인이 공부를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선택이니까요. 사람은 성장해야지만, 완벽해야지만이 가치 있는 것은 아니에요. 자신만의 길이 있고 누군가는 그 길을 좋아해 줄 수 있어요. 내가 만족할 수 있을 정도의 균형이 맞춰질 수 있으면 누구라도 좋은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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