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긴 서문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본 적이 있습니다.
운이 좋게도 1급이 나왔지만,
지금은 그때 공부했던 내용이 기억 나지 않습니다.
많은 역사책이 그 시대에 실제 있었던 일을 있는 그대로의
'사실적' 내용을 보여줍니다.
덕분에 정치, 경제, 국제관계와 같은 시대의 흐름상을 해석할 수 있고,
이것은 논리적인 이성의 힘을 기르는데 많은 도움을 줍니다
문제는 기억에 잘 남지 않아요.
제가 기억력과 집중력이 부족해서 그런지 아무튼 그래요.
어느 날 '한중록'을 읽게 되었습니다.
영조의 며느리 '혜경궁 홍 씨'가 쓴 일기인데,
한중록에는 남편을 잃은 슬픔과 아들을 잃은 슬픔이 녹아 있습니다.
그럼에도 가족과 친척을 지키기 위해 감정을
꾹꾹 누르면서 표현하는 홍 씨의 마음이 아리게 다가왔습니다.
이때부터 영조는 그의 훌륭했던 치세가 더 이상 중요하지 않게되었습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사람의 마음이라는 거죠
기억이라는 것은 감정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이성이 중시되는 사회에 살더라도,
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남을 수 있는 것은 사람의 마음,
즉 감정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감정은 거짓말을 하지 않아요.
이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내 안의 욕망을 외면하거나 억압해야 하는데
이 모습을 나라고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내가 언제 기쁘고 슬픈지,
그리고 기쁘면 어떻게 기쁜지 알 수 있고,
이것을 설명할 수 있다면 나를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감정만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현실을 살아가고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감정을 잘 들여다보고 정리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합니다.
글이 이 역할을 해줄 거라 믿습니다.
아이 같은 나의 모습(감정)을 어른의 시선(이선)으로
잘 뛰어놀도록 잘 감시해야지만이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거죠
인간은 감정과 이성 모두를 가지고 있는 총체로,
이성의 힘이 부족하면 감정이 손상되고,
감정이 손상되면 이성이 손상됩니다. 결국 감정을 기록하고
들여다보는 게 모두에게 좋은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감정일기라는 앱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감정일기 앱 '이모션'
그러나 완성된 것들이 이 세상에는 이미 많았다.
감정일기는 감정에 대해 집중할 수 있도록
표정이 있는 이모티콘을 활용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모티콘을 기반으로 기록된 감정은
통계하기에도 용이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혹시 이와 같은 앱이 있는지 찾아보니 꽤 있었습니다.
각 앱들은 저마다의 느낌으로 이모티콘을 구현하였고,
사용자가 자신의 감정을 기록하고 싶도록 이뻤습니다.
기획 단계에서 이미 완성된 것들을 보며
'이미 좋은 것들이 많은데 내가 굳이 만들어야 할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내가 생각한 것들을 실제로 만들어버리는 대단한 사람이 많았고,
나는 그들에 비해 비루해 보였습니다.
의욕이 상실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김풍작가의 영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결과에 너무나 집착하여 과정의 힘을 간과할 때가 많습니다.
때로는 과정이 중요할때도 많습니다.
대단해보이는 사람들도 과정없이 결과를 만들지는 않았을테니까요.
물론 눈에 보이는 것이 결과니까 자연스럽다고 봅니다.
이러한 자연스러움을 경계하기 위해,
또 제가 의욕을 상실하지 않도록,
그리고 꾸준히 할 수 있도록 목표를 조금 추가했습니다.
앱제작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앱을 제작하며 새로운 지식을 흡수하고,
해보지 않았던 방법을 시도하고,
디자인적 사고를 키워보자.
그리고 이 과정을 결과물까지 만들어낼 수 있다면,
이 자체가 나의 커리어에 도움을 줄 거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앱 제작 전 나의 지식 상황
(1) 개발자이기는 하지만 앱 개발은 한 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강의를 결제해서 볼 예정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코딩입문자보다는 학습속도는 빨랐지 않았을까)
(2) 앱디자인은 처음이었습니다.
그래서 예뻐 보이는 앱,
그리고 일기앱과 같은 레퍼런스를 많이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3) 움직이는 이모티콘 제작
-> 이것도 안 해보았으니 어떻게 하는지 익혀야 했습니다
-> 유튜브 보면서 익힘
(4) 출시를 안 해보았으니 출시방법도 확인이 필요했습니다
(나중에 알았지만 앱등록과정이 가장 어렵...)
팀을 만나지 않다
아는 것은 별로 없었지만 팀을 꾸리지 않고 혼자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러니 오래 걸리고 많이 배워야 할 것을 각오했습니다.
앱 제작에 필요했던 도구들
오래된 윈도우 노트북으로 개발을 진행했지만,
앱 렌더 돌리는 것이 느려서 새 노트북을 구입하려는
찰나에 ios 출시도 욕심이 나서 맥북을 구입했습니다.
(ios앱은 맥 환경이 아니면 개발할 수 없습니다)
맥북에어 m2 15인치 16G, 512G로 구입했고 약 240만 원 주고 샀습니다.
안드로이드 에뮬, 아이폰 에뮬 동시에 돌려도 큰 무리 없이 작업 가능했습니다.
이 가격이면 프로를 사는게 좋아 보였으나,
저는 카페처럼 이동하면서 작업할때도 꽤 있었기에
가지고 다니기 편한 에어를 선택했습니다.
디자인 도구는 피그마를 활용했습니다.
별도 설치 없이 인터넷 환경만 되면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었고,
(맥북으로 바꿔도 별도 디자인 툴 설치가 필요 없어서 바로바로 사용했습니다).
무료버전으로도 충분했습니다.
무엇보다 피그마를 사용한 이유는
제가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가장 핫한 디자인 툴이라서였습니다.
이참에 배워보는 거였죠
감정이 움직이면 감정이 좀 더 와닿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움직이는 이모티콘을 제작하고 싶었습니다.
태블릿으로 그려야 될 것 같아,
제가 가지고 있던 '샤오미 미패드 5'를 활용했습니다.
펜도 가지고 있었죠. 앱은 '클립스튜디오'로 작업했고,
유료앱이지만 3개월 무료기간이 있습니다.
사용방법은 고유티콘님의 영상을 보며 배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