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년차 PD가 되었다. 나에게 올해는 돌아가고 돌아가서 지친 해로 남았다.
2020년 12월 말 인생에는 퇴사라는 목표가 먼저 생겼고, 그에 따른 플랜 a와 b를 세웠다. 플랜 a는 로스쿨 입시였고, b는 콘텐츠 유통으로의 커리어 전환이었다. 그래서 입시 공부도 꽤 열심히했고 스페인어 공부도 했다. 3년만에 다른 필드를 얕게 파고 있었다. 새로운 공부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많은 기회를 포기하게 했다. 3년간 달려온 길이 잘못됐다고 말하는 꼴이라, 주변에 내 상황을 말할 수 없어 자신감도 꽤 많이 떨어져있었다. 말하기 시험이 낙제점인 DELE 수험표와 LEET 준비로 약간 오른 문해력, 또 방치된 브런치까지.
4월 말, 예상치 못한 이직 기회가 왔다. 이직을 하겠다고 입사 지원을 2021년에 단 한번도 한 적이 없는데 오퍼 온 것들만 재보다가 괜찮다고 생각한 회사에서 괜찮은 오퍼가 온 것.
플랜 a도 b도 아닌 c로 틀어버려서 우연찮게 PD 일을 지속하게 됐는데, 원하는 성과를 내진 못했다. 사실 아직도 갈피를 제대로 잡지 못한 상태다.
분명 열심히 했는데 성과가 안 나온 게 처음이라서 복합적인 감정이 들었다. 내가 상위 10퍼센트의 PD도 못되는구나 하며 자기객관화도 하게 됐다.
1. 실패의 원인을 분석하고 자책했고
2. 이 길이 아니었나 후회하고 도피하고 싶기도 했는데
아직까지 이 일을 더 잘하고 싶고 성장욕이 큰 걸로 분석하고 포기하지 않고 더 열심히 하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
이직을 해서 얻은 새로운 소중한 인연들도 있고, 분명 새로운 비즈니스 도메인에서 배운 것도 많지만 여러모로 아쉬운 해였다. 너무 돌아가서 어떤 길을 가야할 지 방향감각을 잃었고 한 가지에 집중하지 못했다.
그래서 2022년은 나로서의 자기개발보다는 PD로서의 자기개발에 좀 더 집중해보기로 했다. 2022년 목표는 다음 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