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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나무 Oct 07. 2023

계속 잔다고 피로가 없어지진 않더라

6일 추석연휴란 무엇인가? 

또 한 번의 공휴일을 낀 주말을 맞았다. 크리스마스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남아있는 공휴일. 한글날. 것도 월요일. 세종대왕님 감사합니다. 


지난주 추석 연휴는 장장 6일 연속 이어져서 오기 전부터 무척 기다렸다. 무엇인가를 거창하게 한다기보다 그동안 계속 피로가 쌓여 있던 터라 마음껏 쉬고 자는 것이 목표라면 목표였다. 특정한 날에는 일찍 일어나야 하기도 했지만 나머지 날들은 그저 편안히 푹 쉴 수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했다. 마치 그러면 그동안 쌓였던 모든 피로가 날아갈 것 같은 것처럼. 


그러나 매일 오후까지 푹 자더라도 피로는 쉬이 사라지지 않았다. 거짓말처럼 드라마틱하게 모든 피로가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규칙적인 생활을 하다가 훅 들어온 불규칙적인 습관에 몸이 적응하지 못하는지 계속 자는 만큼 그만큼 또 피로했다. 마치 심한 갈증을 느껴 물을 벌컥벌컥 마시는데도 갈증은 쉽사리 가시지 않는 것처럼. 


그러면서 깨달았다. 무엇인가를 계속한다고 해서 끝내 완벽하게 해결할 수 없음을. 오히려 일상적인 습관처럼 원래 자는 시간에 자고 원래 일어나야 하는 시간에 좀 더 늦잠을 자는 게 차라리 도움이 될는지도. 


그래도 한 가지 좋았던 점은 해 볼 수 있는 만큼 충분히 추석 연휴 동안 시험을 했다는 점이다. 그동안은 주중을 보내고 찾아온 주말이 아까워 주말에도 늦게까지 자지는 못했다. 그러니 늘 쫓기듯이 잠이 부족하다는 생각만 했다. 그래서 늘 아무 조건 없이 마음껏 잘 수 있는 만큼 자보면 소원이 없겠다는 생각을 늘 해왔다. 막상 해보니 그것도 정답이 아니었으나 해보고 아닌 걸 깨닫는 것과 못 해보고 계속 그 시간을 그리워하는 것은 차이가 분명히 있었다. 이제는 굳이 그런 순간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것. 이래나 저래나 어차피 피곤하다는 결론을 얻었으므로. 


그리고 또 하나 연휴가 장장이어 지니 처음에는 좋았지만 하루하루가 갈수록 이래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급기야 출근하는 날이 가까워 왔을 때는 차라리 출근하는 게 마음 편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역시 사람은 늘 일상에 불만을 가지지만 그래도 규칙적으로 생활해야 되는 것일까? 그 결론까지는 아직 내리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연히, 물론 다음 연휴를 기다린다. 찾아보니 25년 추석에는 장장 10일 동안 이어진다고 하니 그때를 위해 지금부터 또 열심히 살아야겠다. 


아니 그전에 다시 찾아온 연휴에 감사하며 최대한 알차게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일이 먼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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