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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작용 Apr 09. 2020

작은 섬

사랑의 진화


사랑에 빠진 우리는

시끄러운 도시에 작은 섬을 지었다

한 명 뒹굴기도 어려운 침대 위에서

서로를 꼬옥 껴안고 있거나

한쪽 벽을 기대 쪼그리고 앉아

별스럽지 않은 이야기로 키득키득 웃었다


주정뱅이와 우울증을 앓는 자

삶을 중독으로 헤프게 써버리는 자

시간이 가진 무게를 견딜 수 없어서

온 마음과 몸을 상처내서야만

숨 쉬어낼 수 있었던 자     


사람이 사람을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그것은 애석한 것이 아니라

존재이기에 어쩔 수 없고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제 그저

이해란 이제 그저

같이 있는 것이고

눈은 마주치는 것이고

내가 너를 알게 되었다는 것

네가 여기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

이해란 그저 너를 아는 것임을     


사랑하는 우리가 짓는

작은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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