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다르게 느껴질까요?
아름답다, 예쁘다, 당신답다, 사랑스럽다, 너, 당신, 1인칭, 이름, 개인, 고유성, 당신이라는 이름 너머, 당신만의 세계, 이 순간 지금 내가 부르는 당신이면서 당신이 아닌 다른 당신.
“ 내 눈을 보세요. “
“ 왜요? “
“ 내 눈을 보면 뭔가 다르게 느껴질 거예요. “
(사이.)
“ 이상하네. 분명 당신인데, 왜 다르게 느껴지죠?
무언갈 느껴버렸어. “
“ 당신이 이전과는 다르게 나를 보니까요. “
- 클레어의 카메라 & 홍상수 -
이제 찍을 예정인 다른 사랑 : 4막은 <빈 의자>에 관한 이야기다. 분명 빈 의자, 빈 공간임에도 그 낯선 공간, 시간과 사물을 통해 내 안의 욕망하는 상실된 누군가와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그 빈 공간은 이제 더 이상의 빈 공간이 아니다. 그 빈 의자는 당신이 모르는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지금 이 순간 당신이 바라보는 빈 의자,
그 이전에 수많은 누군가가 앉아서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었던 의자.
우리는 비어 있단 사실을 부정으로 인지할 뿐,
그 너머의 이야기를 보지 않는다.
빈 의자에 앉아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줄 때,
우린 더 이상 당신의 세계는 비어있지 않단 사실을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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