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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ngFei 9시간전

나는 좋은 사람인가

오만과 편견

경험상, 겸손하지 못한 마음일 때가 가장 위험하다.


저는 좋은 사람이에요…

과연 이렇게 말하는 나는 좋은 사람인가? 이것은 오만이다. 이런 말을 내뱉는 나는 지금 위기상황이다.


나는 누군가를 잘 싫어하지 않는다. 안 맞는 사람은 거리를 두면 되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만 집중하기 때문에. 또한 타인에게 무관심하기도 하고, 성격적으로 어느 정도의 거리감을 두기도 하고, 또 누군가가 좋아지면 눈에 콩깍지가 씌이기도 하고.

그런데 어쩌다 한 번씩 누군가가 싫어지고 눈밖에 나는 사람이 간혹 생기는데, 이번엔 회사 사람이다. 가장 가깝게 긴밀하게 일해야 하는 사람이 가장 불편하고 가장 외면하고 싶은 사람이다.


입사하고 6개월이 지난 어느 날인가 더 이상 그녀를 견딜 수가 없어 매니저에게 면담요청을 하고 자리를 바꿔달라고 했다. 옆자리에서 파티션이 있는 대각선 앞자리로 바뀌고 나니 말을 안 섞어서 좋았다. 그런데 말이다. 매니저는 그녀가 소외될까 봐 걱정을 한다. 지금까지 나는 피해자였는데, 갑자기 내가 가해자가 된 기분이다. 역효과인가…? 그런데 그보다 문제는 매니저가 그녀한테 그래도 잘해주라고 하는데, 내 대답이 저 좋은 사람이에요. 뭐라니 정말??


과연 나는 좋은 사람인가. 어쩌면 처음부터 꼬여버린 그녀와의 관계에 색안경을 끼고 그녀를 대하는 걸 수도 있다. 그건 그녀도 마찬가지겠지만. 이젠 협업을 해야 하는 일도 협업에 대한 얘기조차도 꺼내지 않게 된다. 최근에도 협업 얘기를 꺼냈다가 각자 하자는 얘기를 들었다. 그럼 그렇지. 그리고 내 편을 들어주는 사람들이 생기니 나도 모르게 목소리 높여 그녀를 욕하다가, 문득. 어 이건 아닌데 싶었다. 지금의 나는, 위험이 감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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