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크 월리스 존슨 / 흐름출판
감각적으로 잘 만든 표지다.
깃털 도둑이 훔치려고 했을 법한 화려한 깃털에 덮인 표지가 눈을 사로잡는다. 마치 만지면 질감이 느껴질 듯한 생생한 깃털덕에 아름다움과 집착이라는 책의 주된 메시지가 효과적으로 전달된다. 저자나 원출판사도 이 표지를 좋아했는지, 원서의 표지와 발문도 한글판과 동일하다.
스릴러 범죄물 혹은 다큐멘터리라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내 주변 사람들도 재미있었다고들 한다. 그럴법하지만, 범죄물로 보기엔 에드윈 리스트의 범행 준비와 실행 과정 그리고 뒷처리가 너무 허술하고, 유사 다큐멘터리로 보기엔 디테일이 떨어진다.
세계 최고의 플라이 미끼를 만드는 타이어가 되기 위해서 박물관을 턴 에드윈 리스트의 심리 묘사가 피상적인 것이 아쉽다. 어설픈 범죄행각보다는 에드윈 리스트가 자신의 집착 혹은 광신을 스스로에게 정당화하는 논리와 그를 소개하거나 플라이 미끼를 산 사람들이 잘못된 일인지 알면서도 자신은 단지 한탄 구매자에 불과하다며 스스로의 행위에 면죄부를 준 과정에 집중했다면 훨씬 재미있는 이야기가 될 수 있었을 텐데.
그럼에도 이 책에 생기를 불어넣어 준 것은 한국인들에게는 매우 이색 취미인 플라이 낚시에 대한 호기심이라 생각된다. 여러 사람이 리즈 시절의 브래드 피트가 기다란 프라이 낚싯줄을 던지는 "흐르는 강물처럼"의 포스터를 떠올리며 책을 읽었다. 거기에 다윈의 협력자이자 경쟁자였던 월리스에 대한 역사가 더해지면서 팩트와 상상이 단단히 결합되었다. 운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