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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말 Jul 05. 2022

굿나잇 레터 #2

오늘의 감각을 오롯이 느끼고 싶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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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야,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냈어?


최근까지 나는 생각이 가득한 나날을  보냈어.

무슨 생각하냐고?

미래의 내 모습은 어떨까에 대한 생각. 그래서 걱정이야.


그게 왜 걱정이냐고?

미래'만' 골똘히 생각하다 보니.. 오히려 현재가 무뎌지면서 무기력해지는 거야.

최근에 그걸 더 강하게 느꼈어.


여기서 중요한 건 '만'이야

건설적인 방향이라면 미래의 나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지금 무엇을 해야 할지, 행동을 그리잖아.

근데 나는 '미래의 나는 뭐 하고 있으려나..', 우려에 가까운 생각이었어.

답이 없는 질문이기도 하지..


그렇게 나는 미래에 살고 있었어. 

미래의 시선에서 바라본 현재의 나는 참 초라해.

한없이 부족하게 느껴지고 지적할 것들만 보이지.


결핍을 자산으로 알고 더 동기부여받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나는 부족함으로 가득 차 보이는 현재가 도통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는 거야

낮과 밤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모르게, 오늘도 어제처럼 내일도 오늘처럼 일 것 같은 느낌..

얼렁뚱땅 하루를 보내고 침대에 누우면 너무 슬프고 답답했어..

그런 하루들이 모여 한 달이 되고 일 년이 될 것 같은 생각을 하니.. 너무 슬프지 않아? 


어느 날 부유하는 수많은 생각만으로 현재가 지배당하는 게 더 이상 보기 싫어서,

오늘의 감각 느끼기 위한 나만의 루틴을 만들기 시작해봤어.




1. 명상으로 몸의 감각 느끼기

나에게 명상은 현재의 감각을 느끼는 과정이야. 싱잉볼 소리를 들으면서 호흡에만 집중하는 시간이거든. 사실 호흡에만 집중하긴 힘들어(웃음). 어느새 생각들이 떠오르지. 그냥 그 생각들을 부유하게 내버려 두어. 생각 안 하려고 하면 오히려 더 선명해지는 거 알지? 그래서 생각나면 생각나는 대로 두고, 나는 호흡에 다시 집중해. 그렇게 15분 명상 후, 아침을 시작해.


2. 창문을 열어 시공간 느끼기

명상이 끝나면 바로 블라인드를 걷어내고 창문을 크게 열어. 그리고 바깥 풍경을 봐. 풍경은 똑같을 순 있어도 그날의 날씨와 공기 그리고 그것을 느끼는 나의 감정은 조금씩 다르더라. 우리 집 창문 밖에는 매실나무 한 그루가 있는데 바람에 흔들리는 잎을 보면 현재의 시공간이 확실히 느껴져. 

'나 지금 여기에 있구나..!'


3. 차가운 커피의 목 넘김을 즐기기

집에 항상 콜드 브루를 준비해 놓는 편이야. 또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내가 좋아하는 잔에 커피 담고 얼음은 두 알 정도 넣으면 목 넘김이 자극적이지 않을 정도의 차가움이 돼. 입에 머금은 뒤 목으로 커피를 끌어내릴 때, 혈관으로 퍼져나가는 듯한 차가움을 오롯이 느껴. 그렇게 오늘 하루를 보내는 나를 예열해. 차가움으로 예열하는 과정은 묘하고 흥미로워. 


4. 일기 쓰기

되도록 명상 후에 쓰려고 하고 있어. 떠다니는 생각들과 감정을 글로 쏟아내는 것도 괜찮은 방법 같거든. 그래서 단 몇 줄이라도 일기를 쓰고 있어. 밤에 쓸 때는 오늘 일어난 일 또는 오늘 느꼈던 나의 감정을 쓰기도 해. 그러다 보면 '오늘의 내 모습은 이랬구나'하며 회고하는데 도움이 되더라고. 


5. 오늘의 뉴스 접하기

정보성 콘텐츠 말고 뉴스를 챙겨본 적 있어? 어떤 사람들에게는 늘 있는 루틴 일지 몰라도 집에 TV가 없는 나에겐 자연스럽게 뉴스를 접하기 쉽지 않아. 그래서 일부러 오늘 일어난 소식을 찾아보려고 해. 오늘은 계속되는 폭염 때문에 일어난 사건, 사고가 대부분이네. 


6. 먼 미래는 내일로 당겨오기

너무 먼 미래를 깊이 생각하는 건 사실 막연해. 미래는 현재들을 엮어서 탄생하는 거니까. 근데 그 버릇 어디 남주겠니(웃음). 그래서 나는 미래를 당겨오기로 했어. 바로 내일로. 내일 나의 모습을 상상하기로 했어. 그럼 신기하게도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가 떠올라. 하루 한 끼는 꼭 집밥으로, 영양제 챙겨 먹기, 뉴스레터 보기, 필사하기 등등. 중요한 건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는 거야. 




나열해보니까 일상의 작은 행동들을 통해 현재의 감각을 살리는 거네? 

그래서 또 한 번 깨달았어. 

왜 자기 계발 전문가부터 유명인들까지 일상의 작은 실천부터 하는 삶을 강조하는지.


너무 먼 미래에 대한 생각으로 꽉 차서 마음이 답답해질 때

너만의 루틴 하나 만들어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어. 

무기력에 빠진 날들 속에서도 이러한 행동들은 내일을 다시 끌어올리게 하는 마중물이 될 테니까:)





:llToday's playlist

https://www.youtube.com/watch?v=GVcq1no9R3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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