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디저트를 좋아한다. 특히 제철 디저트를 좋아한다.
완연한 봄까지는 온갖 종류의 딸기 디저트를 먹는다. 여름에는 복숭아가 들어간 디저트를 먹으며, 가을에는 자두가 들어간 타르트 등을 먹는다. 밤이 주 재료인 디저트를 제철 과일 디저트만큼 즐기지는 않지만 몽블랑 타르트도 한 번 이상 먹기는 한다.
그 계절의 제철 디저트를 먹는 것은 나에게 꽤 중요한 일인데, 나 스스로를 극진히 챙기는다는 기분을 들게 하기 때문이다. 아마 그것은 제철의 철이 ‘철이 든다’는 표현의 ‘철’, 스스로 알맞은 때를 안다는 표현과 일맥산통한다는 대학 교수님의 알맞지 않은 때의 가르침 때문일지도 모른다.
나는 디저트를 좋아하지만 빵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디저트는 빵과 혼동하기 쉽다. 그러나 빵과 디저트는 엄연히 다르며, 식빵, 밤빵, 바게트 등의 일반 빵 종류를 즐기지 않는 나는 언젠가 책을 쓰게 된다면 다음 같은 문장을 책의 첫 문장으로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그는 디저트를 매우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때로 그를 조금이라도 아는 척하고 싶은 이가 이렇게 말했다. “빵을 엄청 좋아하시죠?” 그럼 그는 단호한 표정을 하고, 그 보다 더 단호한 목소리로 이렇게 답했다. “아뇨. 저는 빵이 아니라 디저트를 좋아합니다.”] 이 문장은 때에 따라 축약되고, 한 없이 길어지고, 톤이 달라지나 늘 같은 뜻의 문장이기는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