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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성 Feb 24. 2024

EP.06 커피와 소금빵, 쇠뿔은 단김에

N번째 취업

1시간 웨이팅 후 들어가 메뉴 세 개에 하이볼 한 잔 마시고 새벽에 들어온 후, 아침이 밝고 면접 일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익숙한 루트를 타고 N번째 취업을 한 날이었다.




원무과 직원들은 친절했고, 간호과장님 인상과 말투는 부드러웠다. 원장님은 조금 느리고 답답한 성격으로 보였다.


이제 내게 중요한 것은 딱 두 가지로 추려졌다. 집과의 거리, 같이 일하는 사람들. 한 가지는 충족됐다. 한 가지도 제발 충족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딱 한 가지 걸리는 것은 복층을 봐야 한다는 것이었다. 무려 세 층... 신규 때 일한 병원에서 두 층을 봤었는데 세 층은 겁이 났다. 와중에 다행인 것은 풀베드가 아니고 환자가 몇 없다는 것. 해봐야 알 것 같다.


면접을 순조로이 마치고 집에 가는 버스를 기다리며 월요일에 면접 가기로 했던 한방병원에 정중히 문자를 보냈다.


[안녕하세요. 월요일에 면접 보기로 했던 간호사입니다.

제가 개인 사정이 생겨서 면접을 못 갈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답이 왔다.


[네 알겠습니다.]


아메리카노와 소금빵. 그리고 플레인크로플


일부러 멀리 있는 카페를 골라 버스를 약 40분 타고 도착해서  통창 너머 강을 보며 커피를 마시고 요기를 했다.


출근은 월요일부터 하기로 했다. 백수 기간을 몇 차례 겪은 결과 느낀 것은 오래 쉬어봤자 득이 될 게 없다는 사실이다. 몸은 쉬는 몸이 되어가고 머리는 안 좋은 생각만 가득해지기에 쇠뿔은 단김에 빼야 한다.



도란도란 명당
혼자라서 저 자리는 못 앉겠더라


과장님은 몇 가지 질문과 설명을 하셨다. 전 직장 퇴사 이유, 주사는 잘 놓는지, 엠비티아이(요즘 면접에서 물어보곤 한다던데 나도 듣게 될 줄은 몰랐다)를 물으셨고 연봉, 근무 시간, 병원 특성을 알려주셨다.

말미에 일어나며 한 마딜 하셨는데 믿거나 말거나지만 기분은 좋았다.


"이력서가 15개 정도 들어왔는데 처음 전화했어요. 다 신규가 지원해서... 주사를 놓을 줄 알아야 하는데."


강 풍경이 최고다


다시 시작하는 병원 생활. 이번엔 1년을 넘겨보자.

가장 짧은 백수 기간이 된 재취업 전 주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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