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근래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탓에 동네를 통 여유롭게 둘러볼 새가 없었다. 그러던 중 일요일엔 새 렌즈를 사러 십 분 거리의 안경점에 갔는데 그 짧은 새 동네는 많은 게 달라져 있었다.
개중엔 모든 걸 허물고 새 단장을 하고 있는 곳도, 영업을 종료한다는 말과 함께 적막에 휩싸인 곳도, 간판이랑 인테리어를 아예 싹 다 갈아엎고 바뀐 곳도 있었다.
매일 뺀질나게 드나들던 거리여서 그런지 나는 거리를 거닐며 익숙한 듯 낯선 느낌을 좀처럼 쉽게 떨쳐낼 수가 없었다.
늘 쏟던 시선이라 할지라도 이처럼 잠깐이라도 거두면 모든 게 소리 없이 달라지곤 한다. 그래서 무언가를 ‘안다’는 표현은 어쩌면 늘 무모하고, 거만한 착각에 비롯되어 오는 지도 모른다.
나도 나를 잘 모르겠는 때가 있는데 내가 나를 안다는 것은 물론, 남을 안다는 게 퍽 모순적이지 않은가.
그렇기 때문에 나는 물론이거니와 내가 아끼고 사랑하는 것들엔 늘 관심과 애정이 깃든 시선을 쏟아야 하는지도 모른다.
언제 어떤 모양으로, 어떤 형태로, 어떤 농도로, 어떤 기울기로 바뀔지 모르기 때문이다.
개중엔 마음이란 게 그렇고, 세상이란 게 그렇고, 사람이란 게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