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사이트 인터뷰 경험담
취업의 마지막 관문은 바로 온사이트 인터뷰 (Onsite Interview). 중요한 날을 앞둔 지원자를 위해 나의 경험담을 상세하게 적어보려고 한다. 나는 온사이트 인터뷰를 총 여섯 번 경험했는데, 그중 현재 미국 테크 커뮤니티를 잘 대변할 수 있는 두 개의 인터뷰를 뽑았다.
첫 번째 회사는 샌프란에 위치한 총 450명의 직원을 지닌 비공개 기업. 벡엔드 엔지니어로 지원을 했다. 온사이트까지 지원 절차는 아주 매끄러웠다. 리크루터와 소통이 원활했고 일정을 조율하는 것도 손쉬웠다.
10/4 - 온라인으로 지원. 바로 이메일로 코딩 챌린지가 옴.
10/8 - 리크루터가 전화로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연락이 옴.
10/17 - 리크루터와 간략한 통화. 전화 인터뷰로 넘어가고 싶다고 함.
10/23 - 회사 엔지니어와 전화 인터뷰
10/24 - 리크루터가 온사이트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함.
11/8 - 온사이트 인터뷰
11/12 - 결과 통보
인터뷰 전날 밤 10시쯤 샌프란 공항에 도착했다. 피곤한 몸으로 우버를 타고 곧장 호텔로 갔다. 작지만 깔끔한 방이다. 호텔이 높은 중턱에 있어서 한눈에 다운타운 야경이 보였다. 샌프란에 왔다는 것이 확 실감 났다.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호텔 조식을 먹고 걸어서 회사로 갔다. 밝은 청록색의 라운지 공간, 열린 공간에 있는 사무실 데스크들, 캐주얼한 직원들의 옷차림, 창문으로 내부가 훤히 보이는 미팅룸. 젊은 테크 회사 느낌이 물씬 낫다. 전화로만 연락했던 리크루터가 프런트에서 나를 반겨주었고 오늘 일정에 대해서 간략하게 말해주었다.
코딩 인터뷰는 오전에 두 개, 오후에 한 개 있었다. 면접관과 지원자가 각자 컴퓨터를 꺼내서 Coderpen(실시간으로 코딩을 같이 할 수 있는 웹사이트)으로 함께 코딩 챌린지를 하는 형식이었다. 인터뷰마다 한 시간 동안 진행했고, 난이도는 꽤 어려웠다. 내가 써 내려가는 코드를 보면서 면접관은 실시간으로 질문을 했다. 시간이 남으면 문제에 새로운 제약을 넣어서 더 어렵게 만들었다.
점심은 구내식당에서 회사 직원과 같이 먹었다. 20대 젊은 엔지니어와 먹게 되어서 전혀 긴장감 없이 편하게 대화를 나누었다. 기업문화가 어떤지, 워라밸은 어떻게 유지하는지에 대해서 물어봤다. 음식도 정말 맛있었다. 직원은 매일 무료로 점심을 먹을 수 있다는 사실에 내심 솔깃했다.
모든 technical interview가 끝나고 엔지니어링 매니저가 방에 들어왔다. 오묘한 긴장감 속 behavioral 질문을 물어보기 시작했다. 나의 관심사는 무엇인지, 커리어 목표는 무엇인지, 우리 회사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인상 깊게도, 나와 적합한 팀이 무엇인지 고민해주는 것에 감동했다. 이 대화 속에서 규모가 작은 회사의 장점을 확실히 느꼈다.
모든 일정이 끝난 뒤 리크루터와 짧은 인사를 나누고 밖으로 나왔다. 보통 온사이트는 2박 3일로 도시를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지만 다음 인터뷰 때문에 바로 공항으로 가야 했다. 만약 처음 오는 것이라면 꼭 도시를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마지막 결정을 할 때 이 지역이 나랑 얼마나 잘 맞는 지도 고려해야 한다.
비행기표와 숙소는 회사가 미리 내주었고, 여행기간 교통비와 식사비까지 모두 배상해주었다.
집-공항-호텔-회사 Uber 비용: $44.61 + $36.43 + $47.91 = $128.95
식사 비용: $19.95 + $31.00 + $18.75 = $69.70
두 번째 회사는 미국을 대표하는 대기업. 클라우드 부서로 인터뷰를 배정받았다.
온사이트 인터뷰를 하기까지 엄청 험난한 기간이었다. 첫 번째 인터뷰를 하고 연락이 없어서 떨어진 줄 알았는데 갑자기 한 달 뒤 이메일로 연락이 왔다. 아마 10월 15일 첫 번째 합격자들의 결정을 기다리느라 늦어졌다고 예상한다. 그 외에도 소통이 단절됐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매 단계마다 다른 리크루터에게서 연락을 받았고, 내가 어떤 부서에서 인터뷰를 하는지 온사이트 당일까지 알 수 없었다.
8/25 - 여름 인턴을 한 친구의 리퍼럴referral을 받음. (리퍼럴은 회사 직원이 내부적으로 지원자를 추천해주는 제도를 뜻한다)
9/11 - 리크루터가 온캠퍼스 (학교에서 진행하는)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함.
9/17 - 회사 엔지니어와 온캠퍼스 인터뷰
10/25 - 리크루터가 온사이트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함.
11/9 - 온사이트 인터뷰
11/13 - 결과 통보
회사에 도착하니 로비에 100-200명 정도의 지원자들이 몰려있었다. 정말 정신이 없었다. 프런트에 오늘이 큰 인터뷰 날인지 물어보니 매일 이렇게 인터뷰를 한다고 대답했다. 역시 대기업의 스케일은 남다르다. 몇 분을 기다리니 수많은 무리를 뚫고 리크루터가 나타났다. 오늘 일정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해주고 면접을 진행할 빌딩으로 가는 회사 셔틀을 태워줬다.
인터뷰 일정은 위 회사랑 비슷했다. Technical Interview가 오전에 두 개, 오후에 두 개. 중간에 직원 한 명과 점심시간. 마지막은 Engineering Manager와 대화를 하는 과정이었다. 각 한 시간씩 스케줄을 진행했다. 하지만 다른 점이 꽤 있었다. Technical Interview에서는 컴퓨터가 아닌 화이트보드를 사용해서 분위기가 캐주얼했고, 단순한 코딩 질문이 아닌 소프트웨어 디자인 문제까지 물어봤다. 점심은 나이가 많은 엔지니어와 먹게 되어 대화가 다소 무겁기도 했고, 게다가 숟가락을 내려놓자마자 바로 코딩 질문을 물어봐서 당황했다 (사실 그분이 세 번째 면접관이었던 것이다).
매니저와의 마지막 인터뷰는 확연하게 달랐다. 그는 자기 팀이 무엇을 하는지 전달하는 것에 신경을 썼다. 이해가 어려운 부분이 많았는데, 질문을 하면 세심하게 부가설명을 해주어서 고마웠다. 회사가 나를 알려고 하는 것보다 내가 회사를 알 수 있게 마련된 자리라는 느낌을 받았다.
위 회사와 똑같이 비행기표와 숙소는 미리 내주고, 교통비와 식사비까지 모두 배상해주었다.
집-공항-호텔-회사 Uber 비용: $35.10 + $12.77 + $13.57 + $26.66 + $45.39 = $133.49
식사 비용: $18.75 + $50.00 + $24.00 + $34.25 + $16.70 = $140.70
인터뷰를 다 마치면 이제 결과를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하지만 합격을 받았다고 해도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취업의 피날레라 할 수 있는 협상이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