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는 글
도쿄에서 만나다
집과 학교, 집과 회사를 왔다 갔다 하던 단조로운 삶을 살면서 뒤늦게 다시 시작한 공부를 위해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다. 우연히 살게 된 게스트 하우스에서 최고로 재미있는 사람들을 만났다. 일본에서의 시간을 통틀어 가장 재미있었던 사건이 파크 사이드 하우스에서의 일상이었다. 우물 안 개구리 같았던 내가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친구들과 어울려 지낸 시간은 새로움의 연속이었고, 간간이 발견한 문화 충격은 나를 성장시켰다. 파크 사이드 하우스를 알게 된 것은 지금 생각해보면 커다란 행운이었다.
〈파크 사이드 하우스〉의 부제는 ‘도쿄에서 만나다’이다.
2006년 여름부터 2008년 여름까지, 도쿄의 게스트하우스 ‘Park side House’라는 곳에서 살면서 얻은 추억으로 채웠다.
'이치고 이치에'(一期一会)의 마음으로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일본의 미의식 중 하나인 '와비사비'(侘び寂び)의 철학을 실천하며 소박하고 느긋한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서 인생의 즐거움을 배웠다.
장기간 함께 지낸 친구들이 고국으로 돌아갈 때 줄 이별 선물이자 추억으로 간직하고픈 마음에 사진을 촬영했다. 개별적으로 전달했던 사진들을 모았고, 가끔 생각나는 친구들에게 보내주고 싶어서 사진집을 만들었다. 그렇게 만든 사진집에 이야기를 더했다.
시간이 많이 흘렀다.
인간관계는 여전히 어렵고, 욕망과 물질에 흔들리는 삶을 살고 있다.
부족한 것이 아닌 본질에 집중하고자 할 때마다
소박하고 느긋하게 인생 자체를 즐기며 살았던 그때 그 사람들을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