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Holy Hive - Oh I Miss Her So
불과 1~2주 전에는 드디어 가을이다! 라는 생각이 들 만큼 선선해서 셔츠를 입고 다녔는데,
조금씩 다시 더워지더니 이번 주는 생각보다 너무 더워서 놀랐어요.
근데 또 '아직 여름이구나!'라고 생각이 들지 않는 포인트가 있어요.
그건 바로 놀랍게도 저도 모르는 사이에 제가 듣는 음악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에요.
덥다~덥다고 매일 불평불만 하지만, 가을 향이 조금씩 나서 그런지,
한여름에는 잘 듣지 않던 조금은 쳐지고, 몽환적인 음악들을 찾아 듣게 되는 것 같아요.
여름에 가을이 묻은 여을인지, 여름이 완전히 떨어지지 않은 가름(?) 인지 아무튼 그 어딘가,
우연히 지금 딱 듣기 좋은 노래를 알게 되어서 오랜만에 또 브런치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조금은 쳐지고, 몽환적인 음악'에 대해서 조금 과장해보자면,
대부분의 이런 부류의 음악은 누군가를, 혹은 무언가를 그리워하는 음악들이 많은 것 같아요.
'돌아와! 너 없으면 나 죽어!' 같은 격정적인 호소가 아닌,
'오늘 날씨가 참 좋은데, 당신과 함께 걷던 그 거리가 생각나네요' 이런 잔잔한 느낌일까요?
이번에 가져온 음악 또한 'Oh I Miss Her So'라는 제목에서 바로 유추할 수 있듯이,
떠나간 연인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곡인데, 개인적으로 듣기도 전에 'Oh'라는 한 단어에서 격정이 아닌 잔잔한 곡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음.. 많이 보고 싶네요' 이런 느낌으로 다가왔달까요!
2020년 <<Float Back To You>> 앨범으로 데뷔한 뉴욕 브루클린 출신의 밴드 홀리 하이브(Holy Hive)는
메인 보컬인 폴 스프링의 매혹적인 보이스를 바탕으로 60년대의 소울 음악을 재현하고 있습니다.
데뷔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데다가, 한국에서 별로 유명하지 않은(어쩌면 외국에서도..?) 밴드다 보니, 아티스트 정보를 찾기가 참 어려워서 외국 사이트를 뒤지느라 진이 다 빠졌습니다.
아무튼 이것 저것 보다 보니 메인 보컬인 폴 스프링은 2013년 어린이 앨범을 낸(..) 싱어송라이터고, 드럼을 담당하는 호머 스타인 바이스는 그 유명한 브루노 마스의 24K Magic에도 참여한 오랜 세션 음악가라고 합니다. 여기에 베이시스트인 조 해리슨까지, 뭐 결론적으로 데뷔 연도와는 별개로 굉장한 음악가들이 결성한 트리오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네이버에 기재된 설명으로는, 노련한 베테랑 뮤지션들의 신선한 데뷔라고 칭하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리는 홀리 하이브의 노래가 마음에 들었다면, Oh I Miss Her So이 포함된 <<Float Back To You>> 앨범의 수록곡 모두, 그리고 두 번째 정규 앨범인 <<Holy Hive>>도 들어보는 것을 추천해요. 홀리 하이브의 모든 노래가 그렇지만, 특히 <<Float Back To You>>의 곡들은 굉장히 시적이고 서정적이라 딱 요즘 같은 여름과 가을 그 어딘가에, 노을을 보며 듣기 좋은 노래들이 가득하답니다.
아! 그리고 홀리 하이브가 데뷔하고 활동하던 때 팬데믹이 특히 심했다 보니, 앨범 작업을 하거나 공연을 하기가 참 어려웠다고 합니다. 참 아쉽지만, 그러한 격리된 환경으로 인해 엄청난 라이브 영상이 탄생하게 되었어요.
오늘 음악이 마음에 들었다면, 개인적으로는 원곡보다 더 좋아하는 Roots의 트럼펫 연주자 데이브 가이(Dave Guy), 래퍼 블랙소트(Blackthought)가 함께 라이브로 연주한 어마어마한 영상도 놓치지 말고 보고 가시길 바랄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