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이제는 자신이 없다.
분명 씨앗도 정성스레 묻었고
물도 꾸준히 줬고
비료도 충분히 챙겨주고
지지대도 단단히 세워줬는데
죽었다.
네 맘이란 작은 정원 환하게 만들고파
웃음꽃, 재미꽃을 먼저 심었다
기쁨꽃도 어렵사리 구해 심었다
정말 정말 열심히 가꿨는데...
다 죽어버렸다.
나는 심은 적도 없는데
짜증초와 고민초는
빽빽이 자라 꽃의 목을 죈다.
내 탓이겠지.
뭐가 부족했을까
이제 내겐 심을 씨앗도 없다.
나는 정원 가꾸기에는 재주가 없나 보다.
그냥 정원사를 구해야 하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