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광인의 3대 요소 : 모유수유, 천기저귀 사용, 자연주의 출산
(3n년간 딩크를 주창해오다가 갑자기 임신 소식을 전한) 나를 두고 주변에서 누군가가 본인이 딩크라 하면 그 말을 다시는 믿지 않겠다는 둥 이런 저런 말들이 있기는 했으나, 건강하게 3.52kg 아이를 낳고 어느덧 80여일째 육아를 해온 초보 엄마로써 이제 기록을 할 시간이라고 생각되어 그간의 시간을 회고하며 기록을 남깁니다.
커뮤니티에서 지나치듯 본 짤이 있다. 눈이 왕방울만한 캐릭터에다가 (맑눈광:맑은 눈의 광인) 육아광인의 정의를 내려놓은 글을 적어둔 것이다. 육아 광인이란, 자고로 자연주의 출산을 하고 모유 수유를 하며(유축수유도 포함인지는 적혀있지 않다.) 천 기저귀를 사용하는 이를 뜻한다. 그걸 읽으며 하하, 하고 넘기려 하는데 아니 내 얘기가 아닌가! 약 10달 전 (뜻밖의) 임신 소식을 알게 된 이후, 나는 육아광인이라는 개념 자체를 알지 못한 채로 천기저귀 사용과 모유수유를 결심했다. (자연주의 출산은 차마 선택하지 못하였다. 오히려 나는 무통주사가 없으면 아이를 낳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하지만, 3박 4일간의 진통을 겪으며 고작 두 번의 무통주사를 맞았으니 이것은 뭐 거의 자연주의 출산과 비슷한 결의 출산 방식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다른 뜻은 없다. 약 100일정도 된 아기를 키우는 집에 놀러갔는데 쓰레기통이 기저귀로 가득차있는 데에 기함했던 기억이 나 반 정도는 친환경주의자인 내 양심이 일반 종이 기저귀를 쓰지 못하게 막았을 뿐이고(아참 그 와중에 밤에는 2개 정도의 종이 기저귀를 쓰면서 유도리 있게 살고 있다.), 아무리 봐도 내가 모유수유에 최적화된 가슴 형태를 지니고 있는 것 같아 보였기 때문이다.(부디 어떻게 생긴지 궁금해하거나 상상하지 말기를.) 특히 출산의 경우, 내가 다짐했던 바는 아니지만 무려 3박 4일간 진통을 겪으면서 고작 2번 무통주사를 놔주었기에 1/10쯤은 자연주의 출산이라고 생각하기만 하는 것이다. 기계를 달고 진통을 체크해본 뒤 내가 100정도의 진통을 며칠간 느꼈음을 알고 얼마나 소름이었는지. (진짜 자연주의 출산을 하신 분들께 혼날 수 있다.)
몇 편에 걸쳐 이야기를 나누어보겠지만, 내가 앞으로 적고자 하는 글들이 다른 방식(분유수유, 제왕절개, 일반기저귀 사용)을 폄훼하기 위한 목적은 아니다. 각자의 방식이 있는 것이고, 엄마의 체력과 정신상태(산후우울 등!), 물리적 상황(직장 복귀 등)을 고려하여서 자신에게 맞는 육아 방식을 택하는 것이다. (심지어 나는 완모를 꿈꾸었지만 초기에 모유량이 적어 혼합수유를 하였다.) 그저 앞으로 엮을 나의 글들은 특이하다면 특이하다고 할 수 있는 육아론에 대한 경험을 나누고, 이를 현실에 적용하는 과정과 여기서 겪는 에피소드들을 소개해드리면서 찬란한 육아광인의 세계에 영업을 하고자 함이니 꼭 많은 예비맘들이 읽으시고 광인의 세계에 들어오시기를. 환영합니다.
참고로 다음 글은 '내가 겪은 출산'에 대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