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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de Mar 01. 2024

러브 윈즈 올

사랑이 모든 걸 이긴다는 순진한 믿음 응원해~

난 뒤늦게 꽂히는 편이다. 지난번에 아이유와 뷔가 뮤직비디오를 찍었다고 해서 그 노래를 이미 접한 적이 있다. 그런데 그냥 그랬다. 아, 지루해. 결국 사랑이 이긴다는 진부한 순수한 믿음.  어릴 때야 그럴 수 있겠지. 내 삶을 전부 차지해 버린 그 사람. 내 세상에 전부가 된 그 사람. 사랑이 모든 걸 이길 수 있다는 바보 같은 귀여운 신뢰. 그 얼마나 가벼운지 모르고 모든 돈을 투자해 버린 상장폐지 될지 모르는 주식 같은 사랑.


그런데 이번에 갑자기 번뜩 꽂혔다. 항상 이런 식이다. 뒤늦게 갑자기. 나는 이렇게 꽂힌 노래는 무한 반복을 박아놓고 계속 듣는다. 어쩔 수 없나 보다. 항상 그래왔으니까. 따라 부르니 너무 높다. 웬만하면 그래도 내가 따라 하는데!! 이 노래는 너무 높다. 아아… 역시 아이유… 학원 왔다 갔다 하는 길이며 운전할 때며 계속 따라 부르다 좌절한다. 그러다 또 급 깨달음. 내가 평생 아이유처럼 노래 못한다고 슬퍼하고 좌절할 필요는 없지. 난 아이유 노래 듣는 것만 해도 너무 좋은 걸. 누군가의 삶을 따라가지 못해 불행한 삶을 사는 것만큼 못난 삶은 없다는 걸 새삼 느낀다. 능력이 좋은 이의 재능을 보는 것도 이렇게 즐거운 일인걸. 그동안 정말 많은 삶을 따라가지 못해 불행했음을 깨닫는다. 심지어 헤어진 전남편의 새로운 와이프의 삶을 부러워했으니 할 말 다 했지. 그런데 다행히 지금은 이 깨달음에 감사한다. 좋은 노래를 들을 수 있고 그 노래를 어설프게 따라 부르는 나를 사랑한다.


그러고 나니 유난히 오랜만의 푸른 하늘도 예쁘디예쁘고. 전화해 준 셋째 언니에게도 고맙고. 으으 이렇게 오늘도 탄수화물 폭탄이다. 햄버거 세트를 주문해 버렸다. 나의 일일 일식은 또 실패인가… 그렇지만 오늘은 3.1절!! 선인들의 뜻을 기리며… 너무 춥지만 이 추운 날 뜨거운 만세를 부르셨을 그분들의 염원. 독립!! 독립!! 독립!! 타인을 바라보지 말고 자신을 향해 오늘만큼은 모두들 행복한 독립의 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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