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ude Apr 29. 2024

좋은 노래를 만난다는 것

 5시 반.

 울리는 알람.

 씻어야 하는데 몸은 움직이지 않고

 화장실 앞에서 들어가려는 의지와 좀 더 버텨보자는 심보가 팽팽하게 서로를 밀어내고 있는데


 잠 깨려고 틀어놓은 라디오에서

 귀를 뚫고 들어오는 노래 하나.

 덕분에 용기를 내서 샤워기 물을 머리에 뿌릴 수 있었다.


 새벽 라디오는 사실 그다지 큰 기대를 하지 않는데 이렇게 그냥 틀어놓은 채널에서 좋은 노래를 만나는 건


 마치 넘어졌을 때 어깨 두들겨주는 동료 같기도 하고

 좌절한 순간 잡아주는 마음 따스한 이의 주름진 손 같기도 하고

 세상 환하게 웃어주는 그리운 이의 미소같기도 하고

 주책스럽게 아침부터 뭉탕뭉탕해지는 마음에 얼른 얼굴에 물을 묻힌다.


 월요일 아침.

 시작되는 한 주.

 시작되는 5월.

 다들 힘내고!! 위로받는 하루 되길 바라며.



 힘을 내!

 -신해철


눈앞이 또 아득하게 흐려져오고

떨려오는 두 무릎은 꺼질 듯한데

힘을 내 힘을 내

비바람이 걷히고 나면

우리가는 산 봉오리가

눈앞에 있어

한 가닥 외줄에 걸린 우리의 운명

움켜잡은 손은 이제 감각이 없어

힘을 내 힘을 내

오늘의 해는 곧 넘어가도

영원토록 기억될테니

이 시간 쯤 그댄 뭘 하고 있을까

가끔씩은 날 보고 싶을까

완전히 제끼고 있을까

Oh my god

약속은 남자의 모든 것

그 속에 담은 많은 모든 것

누구도 빠짐없이 정상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자

혹시 나 주저앉으면

혼자 너만이라도

가야만 해 해내야 해

뛰어

한없이 작아져가는 나를 달래며

내가 원한 내모습을 만나기 위해

힘을 내

아래에서 보면 커보이는 것도

저 위에서면 우스울테니

이 시간 쯤 그댄 잠들어 있을까

딴 놈들이 넘보진 않을까

이 것은 나쁘지 않은가

Oh my god

약속은 남자의 모든 것

그 속에 담은 많은 모든 것

누구도 빠짐없이 정상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자

혹시 나 주저앉으면

혼자 너만이라도

가야만 해 해내야 해

뛰어

뛰어


작가의 이전글 대기업 (쌍욕주의. 비속어주의) 하청으로 일한다는 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