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특권
이번 휴가 부모님 집에 머물며 가장 많이 한 말.
효년 : 엄마, 나 무려 스물여덟살이야.
구슬아이스크림을 라지사이즈로 먹을수도 있고 하루종일 누워서 딩굴거릴수도 있다구. 나 오늘 하루종일 누워있을 예정이야. 아무것도 안할거라구! 나도 어른이야.
엄마 : 참내, 스물여덟 많이도 먹었다. 내가 뭐래? 너 맘대로해라? 좋겠다. 돈도 벌고 하고 싶은 것도 하고, 참 다행이야.. 돈이라도 벌어서..
효년 : 응. 나 라지사이즈 구슬아이스크림도 사먹을 수 있어. 내가 먹고 싶은거 다 사먹을 수 있어. 어때, 짱이지? 근데 왜 내 몸뚱아리 건사도 힘들까..
말같지 않는 대화를 하면서 엄마랑 한참을 웃었다. 어른이 된다는 건 라지 사이즈 구슬아이스크림을 엄마 눈치 안보고 사먹을 수 있다는 거라는데, 여전히 나는 시골에 가면 엄마 눈치를 보며 먹을것을 고른다.
낮술이 취미여도 엄마가 끓여준 닭백숙을 먹으면서 낮술은 자제하고, 얌전한 딸처럼 엄마의 지인 모인 동참하고 엄마 친구 이모들과 카페에 동석한다. 하하 호호 웃으며 착한 딸 코스프레를 하고 지쳤다. 마지막 날 파업 선언을 했다. 나 아무것도 안할거야..
엄마, 나 무려 스물여덟살이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