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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씨네가족 Nov 01. 2019

남편의 긴 휴가를 마치며...

우리 마음 속은 늘 전쟁이다.


우리 집 남편님이 이제 휴가가 끝났다.

두 달 반 정도 되는 휴가 동안 우리는 행복하기도 했지만 불안하기도 했었고 또 다투기도 했고

미워하기도 하고 사랑하기도 했었다.


부부가 함께 한다는 것은 참 복잡 미묘하다.

그리고 자식도 함께 그들의 가정 속에 더해져 산다는 것은 말로 표현이 잘 안된다.

부부란 내가 잘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상대방이 잘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어간다.


정말 힘든 것은 같은 보폭과 속도로 우리가 나아가야 한다는 것인데

그렇지 않으면 누군가 병이 난다.


우리는 누군가가 세워놓은 기준과 또 무리가 오랜 세월 형성시켜온 문화 안에서 많은 것을 놓치고 살고 있는지 모른다.

그래서 어떤 기준 때문에, 그리고 문화 때문에 우리는 상처를 입고 상처를 입힌다.


 그 어떤 기준과 문화 곧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산산조각 날 수록 그 속에는 진짜 것들이 숨겨져서 발견하게 되는데

사실... 이것은 쉬운 과정은 아니다.


어떠한 분들은 우리 부부를 좋게 평가하신다.

남들이 보이기에 좋아 보이는 우리의 관계가 속에서는 엄청난 전쟁 속에서 피터 짐 못지않은 상처, 따뜻한 용서, 인내, 관용... 이런 것들이 전제해 있었다.


우리 마음속에서는 늘 전쟁이다. 그 전쟁은 내 마음 상태에 민감해져야 하고 잘못을 인정해야 하고, 상대방에게 상처 주지 않는 것에 늘 신경 써야 하는 것이다.


우리 가족의 어떠한 신념? 같은 것이 있는데 가정 내에서 못해 낸다면 사회 가서도 못해낸다 이다.

곧 가까이 있는 이에게 사랑을 전달하지 못하면 사회에 나아가서도 마찬가지고 자식들이 훗날 그들의 배우자에게도 사랑을 전달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우리 남편은 자라면서 집안일을 해본 적이 없다. 그 시절 어머니들이 자식 뒷바라지가 최고의 자식 사랑이라 여겨왔기에 그 문화가 낳은 폐단일 수도... 하여간 문화란 늘 좋은 열매를 맺는 건 아닌가 보다.


여하튼 그렇기에 지금도 집안일을 자기 일이라 여기지 않는다. (하지만 신혼 때보다는 월등히 발전하였다)

아무렇지 않게 본인이 까먹은 과자 봉지가 식탁에 놓여 있는 것을 보면 나는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사실 함께 하는 공간의 일이 모두 자기 일이라 여겨지면 서로 피해 주고 피해받을 일이 확연히 줄어든다.


갑자기 왜  이런 식으로 글이 나아가나? ㅋㅋㅋ

 

어쨌든 내 남편의 과거에 들어가서 내가 훈련시킬 수도 없는 일이고ㅋ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쉽게 말해 부부란 서로의 슬픔과 기쁨을 나눠야 하는 관계인데

그 길은 참으로 녹록지 않은 길이라는 말이 하고 싶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렇게 했을 때에 우리는 더욱 깊어짐을 발견한다.


놀랍게도 7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는 연애 때 보다 더 깊어짐을 경험한다.

이렇게 된 데는 그만한 서로의 노력이 있었다고 우리는 자부한다.

저절로 되는 것은 이 세상에 없다. 참으로 냉혹한 현실이지만 우리 부부는 이 냉혹함을 빨리 받아들인 것 같기도 하다.  


참 신기한 것은 이것이 자녀에게도 유기적으로 관계된다는 것이다.

자녀는 우리의 좋고 나쁜 영향들을 그대로 흡수하는데 우리는 이것에도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나와 남편이 현재 냉전인지 평화적인지 모두 느끼는 영적 존재들이다.

그래서 나와 남편은 서로의 관계를 늘 달구어야 함을 느낀다. 물론 지쳐 식을 때도 많지만^^


애니웨이 그 간 고생 많았던 남편이 회사에 다시 돌아간다니 아쉽기도 하지만 또다시 새로운 길을 함께 가야 한다는 것에 기대가 되고 설렌다.

또다시 다른 행로를 출발하는 우리 가족 즐겁게 행복하게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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