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로딩(deloading) 중입니다.

by 김씨네가족


디로딩(deloading)이란 말을 아는가?

디로딩이란 본래 근력 운동이나 경기를 위한 훈련에 사용되는 개념인데, 이 책의 많은 타이탄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디로딩의 가치를 적용하고 있다.

디로딩은 '내려놓는', '뒤로 물러나는 back-off', '부담을 제거하는'등의 뜻을 갖고 있다. 즉 촘촘하게 짜인 계획과 일에서 잠시 물러나 컨디션을 조절하고 회복하는 행동을 디로딩이라 할 수 있다. 빌 게이츠에게 '생각 주간 think week'이 있다면 타이탄들에겐 '디로딩 주간'이 있다. 디로딩 주간을 가지면 삶의 과부하들을 지혜롭게 예방하고, 더 나은 삶을 위한 속도를 내는 데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 타이탄의 도구들(팀 페리스), 26 디로딩 타임을 가져라 중에서-




온전한 백수로 사는 것.

이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가능하더라도 이러한 삶은 행복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일정기간 백수의 시기로 지내는 것.

이것은 가능할 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나 반드시 필요하다.


타이탄의 도구들 책에 소개되었듯이,

잠시 내려놓는 것이다.

그리고 뒤로 물러나 보는 것이다.

그리고 그동안 짊어졌던 부담을 제거해보는 것이다.


이런 시간을 통해서 그동안 무리했던 정신과 체력을 쉬게 해 주고

다시금 더 나은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시기를 지내게 된다.


그런데, 백수가 된다고 모두 이러한 쉼과 재충전을 하는 건 아니다.

사실 일을 하는 것보다 일을 하지 않는 게 더 어렵다는 걸 이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온전히 사회적인 위치를 완전히 내려놓는 것.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 온전히 집중하는 것.

이건 생각보다 즐거운 일이 아니다.


나 자신을 이쁘게 포장해주었던 사회적 위치는 힘겹기도 했지만 충분히 매력적인 일들이 많았다.

나의 명함에 새겨진 회사명과 직급은 사람들이 나를 상당히 대우하게 만들어줬다.

반대일 수도 있다. 나의 명함에 새겨진 회사명과 직급이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아서 나를 상당히 깔본 사람들도 많이 있을 수 있다.




어쨌거나 사회적 위치는 나로 하여금 우월감을 갖게 하거나 열등감을 갖게 해서 더 나아가게 만드는 힘을 제공해줬다.

그런데 백수에게는 우월감과 열등감 그 어떤 것을 느끼게 만드는 외부적인 요인이 전혀 없다.


사람들은 나에게 관심이 일단 없다.

그렇게 바쁘게 울렸던 나의 핸드폰도 조용하다.


그래, 이제는 진정한 디로딩 시간이다.

모든 껍데기를 벗어던지고 나를 마주 대할 수 있는 최적의 시간인 것이다.

이제는 껍데기가 없으니 조금 더 명확하게 나의 장점과 단점, 내가 좋아하는 것. 그리고 앞으로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이 조금 더 구체적으로 보이고 명확해지기 시작한다.


그런데 이 과정에 들어서기 전에는 조금 복잡한 감정상태에 빠질 수 있다.

그 과정을 잘 견뎌내지 못하면, 우울증에 빠지거나

혹은 그냥 이전의 삶으로 되돌아가기도 한다.


문제는 한번 긴 쉼을 가지고 나면 더 이상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순 없다는 것이다.

이미 삶을 한번 정지시켰기 때문에 남들과는 속도전에서 밀리게 되어 있다.

같은 방향의 속도전에서 밀렸기 때문에 이전에 좇았던 그 방향으로는 더 이상 가면 안된다.


새로운 방향,

새로운 인생의 항로가 기다리고 있는데

그 길을 찾기까지는 조금 여유 있는 기다림과 여유가 필요하다.


그런데 바쁘게 살았던 이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게 이 기다림과 여유다.

그래 나도 이 바쁘게 살았던 이들 중에 한 명이다.


여전히 여유와 기다림은 나에게 가장 어려운 산이자 숙제이다.

백수가 되었지만,

백수를 즐기지 못하는.

여전히 이전에 바쁘게 살았던 삶만을 이해하고 있는 백수초보다.


'잠시 뒤로 물러나도 괜찮다.'라고 스스로에게 되뇌어본다.

뒤로 잠시 물러나 있는 것도 꽤 괜찮은 삶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삶의 모습은 모두 제각각이지만,

여전히 숨을 쉬고

생각을 하고

이렇게 글까지 쓸 수 있으니

충분히 가치 있고 매력적인 삶인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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