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24년간 사랑받고 있는 요가원, 퓨어요가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마디입니다.
오늘은 아주 오랜만에 요가 비즈니스 이야기로 돌아왔습니다.
이미 알고 계신 분들도 있겠지만 저는 현재 상하이에 거주하고 있는데요. 처음 이 곳에 도착해서 요가원을 찾고 있던 제게 많은 사람들이 추천해준 요가원이 있어요. 상하이 뿐만 아니라, 베이징, 싱가포르 등지에 지점을 둔 홍콩발 프랜차이즈 요가원이었죠.
아시아에서 손꼽히는 비싼 도시 곳곳에서 24년간 비즈니스를 이어온 PURE YOGA 입니다.
이번 레터는 10월에 진행했던 요가 비즈니스 스터디 요비탐 1기에서 제가 조사했던 비즈니스 케이스이기도 합니다. 오늘부터 3일간, 2기로 함께하실 분들을 모집 중이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여기를 클릭해주세요 :) 2기 참여자 전원에게 요가를 위한, 요가에 의한 향 수키노 78,000원 상당의 제품이 증정됩니다.
퓨어 요가는 2002년, 홍콩에서 시작된 브랜드입니다. 최근 부띠끄 피트니스 업계의 경쟁이 심화되고 코로나를 거치면서 약간의 부침을 겪고 있긴하지만, 여전히 아시아를 대표하는 요가 프랜차이즈이기에 꼭 소개해드리고 싶었어요.
저는 회사를 볼 때 창업자의 이야기를 꼭 읽어보는 편인데요.
퓨어 요가 창업자의 여정이 참 재밌습니다. 창업자 콜린 그랜트는 원래 잘 나가는 테니스 선수였어요. 윔블던이나 US오픈에 참여할 정도로 두각을 나타냈고, 18세의 나이로 이미 홍콩에서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테니스 챔피언이었죠.
사업 수완도 좋았어요, 13살에 시작한 테니스 스트링 사업, 18살에 시작한 DVD 대여업, 그리고 20대엔 커피 사업까지 도전했거든요. 그렇게 홍콩에서 다양한 사업적 시도를 하던 콜린은 캐나다 휘슬러로 골프를 치러 갔다 비가 내려 갑자기 요가 수업을 듣게 됩니다.
아직도 그 날이 생생히 기억납니다. 목요일 오후 4시, 90분짜리 핫요가였죠. 요가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 기대는 없었어요. 하지만 그 수업을 마치고 나서는 "뭐야? 정말 대단해!"라고 생각했어요. 저는 항상 운동을 했고, 헬스도 했지만, 요가는 전혀 다른 경험이었어요. 저는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감정적으로 다름을 느꼈어요. 제 머리가 더 맑아졌고, 더 가벼워진 기분이었어요. 그래서 다음 날부터 골프를 취소하고 대신 요가를 했습니다. / 콜린 그랜트, 2018년 인터뷰에서
룰루레몬 창업자 칩 윌슨이 우연한 계기로 요가에 흠뻑 빠져 금방 요가복을 만든 것처럼, 콜린 역시 요가에 매료되자마자 홍콩으로 돌아온지 반년만에 Pure Yoga 1호점을 차려요.
추진력이 굉장하죠?
그럼 이제 퓨어 요가가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는지, 그 전략을 하나씩 살펴 볼게요.
퓨어 요가가 시작된 홍콩은 문화적으로 동양과 서양이 공존하는 곳입니다. 퓨어는 바로 이 글로벌함을 무기로 삼았어요.
창업자 콜린만 해도 매우 글로벌합니다. 토목기술자로 일하셨던 아버지 일 때문에 나이지리아에서 태어나 영국과 중동을 거쳐 10살에 홍콩에 왔거든요. 홍콩이 명실상부한 국제도시인만큼, 콜린은 처음부터 글로벌한 공간을 만드는 걸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상하이, 베이징, 싱가폴등으로 확장한 다른 지점에서도 마찬가지고요.
선생님의 지도에 맞게 따라가야하는 요가, 언어가 얼마나 중요한가요?
퓨어에서는 수업이 영어로 진행되는지, 중국어로 진행되는지, 아니면 둘 다 가능하신 선생님인지 표기해뒀어요. 퓨어에서 근무하는 직원 대부분이 이중언어를 구사해 외국인도 편하게 요가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배려합니다. 그러다보니 영어가 편한 화교 뿐만 아니라, 주재원 및 파견직 비율이 높은 홍콩, 상하이, 싱가폴 거주 외국인들까지 끌어들였죠. 일하러 외딴 도시에 혼자 날아온 외국인들은 퓨어에서 열리는 다양한 커뮤니티 이벤트로 외로움을 해소하고, 건강도 챙기면서 비슷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로 충성 고객이 되었어요.
또 출장과 여행이 잦은 고객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중화권 어딜 가든 사용 가능한 통합 회원권도 팝니다. 상하이-베이징-싱가폴-홍콩을 한 데 묶은 식이죠.
지금은 폐업했지만 대만 타이페이, 그리고 미국의 피트니스 브랜드 Equinox 와 손잡고 뉴욕 지점도 운영했었으니, 통합 멤버십을 구매했다면 아무리 출장으로 바빠도 수련의 흐름을 끊지 않고 이어갈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 거죠.
특히나 변화가 빠른 아시아에서는, 많은 비즈니스가 빠르게 생겨났다가 사라집니다. 그래서 한 요가원이 25년 가까이 운영되는 걸 보기가 쉽지 않아요. 그것도 확장을 거듭하면서요.
퓨어 요가는 드물게 그걸 해낸 사례예요.
룰루레몬과 비슷하게, 퓨어 역시 요가 붐이 시작되던 2000년대 초반 시장에 빨리 진출한 것도 한 몫 하지만요. 퓨어의 회원권은 한 달 20만원~40만원에 달하는데도 1년-2년 장기로 등록하면 할인을 받을 수 있도록 유도해 자금을 확보하고 높은 구매력을 가진 고객층을 충성 고객으로 만들었다는 것도 큰 성공 요인입니다.
이런 높은 가격에는 소비자가 납득할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퓨어는 항상 도심 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지역에 스튜디오를 내거든요.
고급스러운 자재를 써서 시설을 짓고 시끄러운 도심에서도 내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방음에도 많은 신경을 썼습니다. 널찍한 샤워실과 파우더룸까지 갖춰 아침 수련 후에 깨끗이 샤워를 마치고 여유롭게 출근할 수 있도록 했고요. 어메니티도 신경써서 구비하고 회원들이 전화를 받고 간단한 업무도 처리할 수 있도록 와이파이 빵빵한 라운지 공간도 만들어뒀습니다.
대부분 도심지에서 일하는 고객들에겐 퓨어만큼 편리한 곳이 없었습니다만, 그러다 보니 높은 임차비용이 리스크가 되어 돌아왔습니다. 특히 핵심 고객이었던 엑스팻들이 코로나 동안 중화권 도시를 많이 떠났는데, 임차료는 아랑곳않고 계속 상승했거든요.
그 결과로 소송에 휘말리기도 하고, 아래와 같이 몇몇 군데 지점을 폐쇄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요가원 비즈니스의 본질은 수업이겠죠. 수준 높은 선생님이 이끄는, 내가 진지하게 임할 수 있는 양질의 수업이 얼마나 자주 열리는지가 높은 가격을 정당화할 수 있는 핵심 요인이라고 생각해요.
퓨어 요가에는 전 세계에서 온 140명에 달하는 선생님들이 계십니다. 평균 10년 이상의 지도경력을 갖춘 선생님들로부터 하타, 아쉬탕가, 아엥가와 같은 전통적인 요가 스타일 뿐만 아니라 플라잉, 월, 체어, 휠, 포레스트 산전산후 요가 등 30가지가 넘는 다양한 스타일의 요가를 배울 수 있어요.
세계적으로 이름난 요가 선생님들도 정기적으로 퓨어를 찾아오니, 회원들은 굳이 여행하지 않고도 특별한 마스터클래스들을 자주 들을 수 있죠.
직접 퓨어요가를 방문해 수련해보니 마치 룰루레몬이 공간으로 태어나면 이럴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실제로 상해의 한 지점에서는 두 브랜드가 협업을 하고 있기도 하고요. 두 브랜드가 취한 전략이 꽤 비슷합니다. 둘 다 '프리미엄'을 공통분모를 바탕으로 브랜드의 정체성을 만들어냈고, 창립연도도 각각 2002년, 1998년으로 전세계적으로 일었던 요가 붐도 잘 탔지요. 룰루레몬이 의류와 악세사리로 편안한 '요가 수련'을 도왔다면, 퓨어는 ‘요가의 라이프스타일화’에 집중했다고 할 수 있어요. 바쁘고 산란한 도심 한 가운데, 내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다른 걱정 거리를 없앤 고급스러운 공간을 통해서요.
마디님, 다음에 퓨어가 있는 도시를 방문하면 한 번 체험해보세요. 화려한 도심을 바라보며 요가를 수련하고, 샤워하고 나오는 경험이 그 여행을 더 기억에 오래 남게 할지도 몰라요.
요가원과 피트니스 스튜디오는 점점 사회적 허브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수업을 듣고 그냥 떠나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공간에 머무르면서) 뭔가를 읽고 다른 사람들과 휴식을 취하고 싶어합니다. 우리는 모두 운동 그 이상을 원합니다. 정말 건강한 삶을 살고 싶어합니다. / 콜린 그랜트
요가, 명상... 티칭 말고 다른 길은 없을까요? 요가 & 웰니스 더 많은 비즈니스 케이스를 공부하고 싶으신 분들을 위해,함께 공부하는 스터디 모임 '요비탐'을시작합니다.
Q. 요.비.탐이 뭔가요?
20일 간 요가와 웰니스 분야의 국내외 비즈니스 케이스를 공부하고 서로 나누는 온라인 모임이예요. 점점 커져가는 요가와 웰니스 시장에서 트렌드와, 비즈니스 케이스를 함께 탐구합니다. 구성원 모두가 공부하고 결과물을 나누는 피어러닝 방식으로, 풀타임 직장과 병행할 수 있을 정도의 속도로 진행됩니다.
Q. 누구를 위한 프로그램인가요?
나만의 한 끗 다른 요가/웰니스 비즈니스를 꿈꾸는 분
출혈과 카피만 있는 레드오션 속 경쟁 말고 새로운 가능성과 상생을 고민하시는 분
1기엔 요가원을 운영하시는 분부터 공공기관/대기업/스타트업/병원 종사자, 웰니스 코치, 디자이너, 예술가, 대학원생까지 뛰어난 분들이 참여하셨고 서로 깊은 인사이트를 나눴어요.
Q. 참여하면 무엇을 얻을 수 있나요?
20일 후 조금 더 뚜렷해진 나의 관심사와 방향성
저장해두고 볼 수 있는 데일리 아티클 20건 및 30건 이상의 발표자료
리서치를 도와주는 웰니스 산업 카테고리 및 템플릿
열린 마음을 가진 요가/웰니스 분야의 플레이어와의 네트워크 및 협업 기회 + 커피챗
>>> 요비탐 1기 후기 보기 & 2기 신청 링크: https://olly.oopy.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