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딜 가나 내 마음이 편해야 천국이다
5년 연애할 때는 싸운 날이 열 손가락에 꼽힐 정도였는데 제주에서는 어쩜 그렇게 많이 싸웠는지. 고정적으로 받던 월급이 없어지고 나니 남편은 예민해졌고, 저는 어렵사리 결정하고 떠나온 곳(심지어 첫 도시인데!)에서부터 예민하게 구는 남편에게 서운해서 자주 부딪혔어요.
아름다운 제주 바다를 보면서 눈물을 뚝뚝 흘린 기억이 마음속에 남아서 두 달 살기 이후 한동안 제주는 마음 아팠던 곳으로 기억할 정도였지만 그럼에도 멈출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어떻게 얻어낸 기회인데. 자책하고 괴로워하다가도 마지막에는 '해내고야 말겠다' 같은 오기가 생겼던 것 같아요.
지금 되돌아보면 그때 그런 마음은 득이 되었을 수도, 독이 되었을 수도 있겠다 싶어 지네요. 저는 항상 당시엔 감정에 푹 빠져있다가 한차례 파도가 지나가고 나서야 제 마음이 조금씩 보이더라고요. 여디당을 연재하는 동안 그때의 마음을 다시 돌아볼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