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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veryman Apr 28. 2021

10. 나를 알아주는 한 명의 의사

얼마 전 병원을 다녀왔습니다. 

몇 달에 한번 병원을 다녀오는 일은 의외로 즐겁기도 합니다. 최소한 저를 이해해주는 누군가를 만날 수 있기 때문에 먼길 마다하지 않고 새벽에 출발해 저녁 늦게 들어오는 하루의 긴 여행이 체력적인 부담을 안고 있지만 기분만은 나쁘지 않습니다.


해당 의사를 만난 지 1년이 되어 1년 전과 비교를 위한 몇 가지 검사를 진행했습니다. 이번 검사를 통해 의사는 제게 객관적인 지표는 1년 전과 비교해 좋아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진행속도는 평균적인 속도로 진행이 되고 있고 앞으로 진행 속도의 기울기가 보다 완만해질 거라는 희망적인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객관적인 지표와 다르게 저는 지난가을부터 한 번에 걸을 수 있는 거리는 짧아지고 속도도 느려졌으며 계단을 오르는 힘도 이전과 비교해 나빠지고 있습니다. 또한 근육에 쥐가 내리는 경우도 빈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사래 역시 자주 걸리고 있습니다.


의사의 객관적인 지표와 저의 주관적인 지표는 그날 서로 상반된 이야기를 하고 있었으나 의사는 계절적인 요인이 있을 수 있으니 다음 만남에 다시 평가를 해보자고 하네요. 제가 느끼는 실제는 이전보다 힘들고 많이 나빠지는 듯하지만 의사의 평가는 다른 점이 조금 혼란스럽긴 합니다.


질병에 있어 분명 객관과 주관의 차이는 분명 존재합니다.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데 속에서는 병이 한참 진행되는 경우, 난 분명히 많이 아픈데 생각보다 생각보다 괜찮거나 별게 아닌 경우도 많습니다. 이번 제 검사 결과와 제가 느끼는 차이점은 어떤 것일까요?


오늘도 어제보다 힘들어하며 일을 시작하고, 그래도 조금이라도 현재를 유지하기 위해 조금이라도 움직이며 긍정적인 마음으로 오늘을 살려합니다. 

나를 알아주는 한 명인 의사와의 다음 만남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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