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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ndless Sep 10. 2020

5. 말하기의 어려움

당연하게도 사람이 만남을 갖는다는 건 필연적으로 대화가 수반될 수밖에 없다. 서로 바라만 봐도 행복한 연인일지라도 영원히 바라만 보고 있을 수는 없다. 만남과 대화는 뗄 수 없는 필연적 관계이다. 그래서 대화를 통해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서로의 감정을 나누는 건 만남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자 만남 자체일 것이다.


알고 지내게 된 지 1년 남짓되는 학부모에게서 저녁 무렵 전화가와 만남을 갖게 되었는데 인사를 나누고 음식을  먹으로 대화를 나누는 중 나만의 문제가 생겼다. 주위에 사람이 많아 공간에 그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가득하게 채우게 되면서 내 목소리가 그 채워진 틈을 비집고 들어가기 어려워졌다는 거다. 그로 인해 대화중 자주 "뭐라고?" 하는 몸짓과 눈짓이 나를 점점 위축되게 하였다. 이렇게 위축되는 일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목소리가 힘이 없고 작은 이유는 이 역시 근육의 힘이 빠져서인데 특히 내가 가진 병의 특성상 구강 쪽에 마비와 근위축이 특징적으로 와서이다. 그로 인해 목소리에 힘이 없고 발음도 점점 나빠진다. 이러다 보니 사람들과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이 점점 두려워진다. 혼자 살지 않는 이상 사람을 만나지 않고 살 수는 없기에 두려움과 위축됨을 가지고 만나고 있지만 언제까지 될지는 모르겠다.


이렇게 사람들과 말하기가 어려워지니 점점 말이 없어지고 생각을 바로 말하지 못하고 속으로만 말을 하는 현상이 반복되다 보니 이제는 점점 대화를 하는 방법을 잊어버리고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조차 모르겠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더욱더 대화는 어려워지고 대인기피 증상까지 보이고 있다. 사실 그래도 만나려 하고 있으니 기피라기보단 공포라고 하는 게 더 맞는 거 같다.


단순히 몸의 병이 생긴 것뿐인데 그게 오히려 마음과 정신을 더 아프게 하고 있는 듯하다. 오늘도 혼자 있는 공간에서 이러고 있다. 누군가에게 전화하고 싶으나 먼저 하는 게 어렵다. 그래도 전화 한 통화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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