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앤디 Mar 18. 2024

1-1 ‘왜’라는 질문 하나로 일어난 놀라운 변화

2019년작 "어제보다 더 나답게 일하고 싶다"를 지금 다시 쓴다면

Q. 개인이 자신의 존재이유를 정의한다는 개념이 조직에서는 어떤 의미일까?


사람들은 그동안 살아온 삶에,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불안감을 갖고 살아간다. 그래서 후회도 하고, 불안해한다. 인생의 큰 축인 커리어에 대한 확신이 부족할 때, 책에서는 나의 why를 찾아 선택과 계획의 기준으로 삼으라는 조언을 했다. 즉, 내가 일하는 목적, 추구하는 가치와 우선순위 등을 정의하고 이를 커리어 선택에 반영해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경주마처럼 달리기만 하는 듯한 사람도 잠시 멈추면 똑같이 하는 고민.




규모가 크든 작든, 조직도 늘 기로에 선다. 신사업에 도전할지, 기존 사업에서 철수할지, 인력과 자원을 어디에 얼마큼 배치할지… 보통 조직에서 새로운 계획에 착수하기에 앞서서 feasibility study (타당성 조사)라는 것을 한다. 기대이익은 무엇인지, 진행하는데 필요한 자원은 충분한지 등을 검토하는 것이다.


하지만 돈이 있다고 해서, 돈이 된다고 해서 무조건 진행하진 않는다.



우리 조직이 추구하는 목적에 부합하는지, 우리가 추구하는 방식에 부합하는지,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인지도 중요한 판단기준이다. 그중에서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목적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홈페이지에 써놓은 MVC(mission, vision, core values)가 멋진 말들의 근본 없는 모음으로 끝나는 경우가 워낙 많은지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말장난 정도로 치부한다. 하지만 모든 존재의 Why는 장기적인 방향을 결정짓고, 그 명분의 견고함은 시간의 시험을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는지에 대한 척도가 된다.




1886년 창업 후 이제 138년째 영업 중인 존슨앤존슨(J&J)은 가치크리에이션이 초창기부터 도와 온 고객사로, 철저하게 mission을 중심으로 성장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사무실에 가보면 곳곳에 붙어 있는 한 장 짜리 Our Credo가 존슨앤존슨이 존재하는 이유 Why를 상기시키고 있다.

직역하면 우리의 신조,  J&J 한국지사에서는 '업무행동강령'이라고 부른다.


존슨앤존슨은 소비자들에게 가장 친숙한 베이베오일로 시작한 회사가 아니다. 현대적 상처 치료법을 매뉴얼화해서 보급하고, 이에 필요한 도구를 제공하고 (구급상자, 출산용품, 반창고 등), 위생용품, (생리대, 치실), 약품 (타이레놀, 콘택트렌즈), 메디컬 도구와 기술 등을 연구개발과 인수합병을 통해 하나씩 축적하여 500조 원의 기업가치 평가를 받는 지금의 모습으로 진화해 왔다.


138년의 역사 동안 지속적으로 새로운 도전과 전환(pivot)을 해왔던 것이다. 그리고 이런 결정을 할 때마다 리더들은 새로운 시장의 가치나 ROI 같은 재무분석뿐 아니라 ‘존슨앤존슨다운’ 목적과 방향인지에 대해, 즉 우리의 why에 부합하는지에 대해 고민했을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또 어떤 신사업을 하거나 새로운 기업을 인수하더라도 이 기준을 고수할 것이라 믿는다. 제품/서비스 카테고리로만 봤을 때는 도대체 서로 무슨 상관이 있을지 감이 오지 않을 수 있지만, 그 본질을 살펴보면 회사의 존재목적과 부합한다는 공통분모를 공유할 것이다. 


Our Credo를 기준으로 가치크리에이션이 요약해 본 존슨앤존슨의 존재목적 Why




지속가능함은 굳은 의지만으로 구현할 수 없다. 흔들리지 않는 확신이 필요하고, 이런 확신은 그 누구도 대신 만들어줄 수 없다. 오직 명확한 기준, 나/우리의 존재이유에 대한 정의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신념은 한 인간의 시간과 물리적 한계를 초월한다.


2024년 3월 19일

박앤디

작가의 이전글 프롤로그: 온전히 나답게 일한다는 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