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작 "어제보다 더 나답게 일하고 싶다"를 지금 다시 쓴다면
Adam Neumann, 301 SW 1st Avenue (Loopnet, Getty)
위워크(WeWork)의 창업자/ex-CEO인 아담 뉴먼(Adam Neumann)이 파산 상태에 있는 위워크 인수에 다시 도전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5억 달러(약 6700억 원) 금액을 제시했지만, 위워크의 공식입장은 다른 인수제안과 같은 기준으로 검토 중이라는 뜨뜻미지근한 반응이다. 이사회와 채권단의 동의도 필요하기 때문에 얼마나 가능성이 있는지는 모를 일이다.
소프트뱅크에게만 15조 원 이상의 손실을 안기고도 두 번째 창업에 성공하고, 쫓겨난 회사에 CEO로 복귀할 꿈을 꿀 수 있다는 미국 환경이 부럽기도 하다. 한국에서 이 정도 실패하면 도피이민 가야 될 것 같다.
CEO에서 쫓겨나면서 1조 원이 넘는 돈을 받았고, 새롭게 창업한 회사도 1조 원 이상의 가치평가를 받고 있는데 굳이 파산한 위워크를 다시 인수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명예 되찾기와 복수심 때문일까? 물론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온전히 담아낸 회사이기 때문이라고 예상한다.
뉴먼은 확고한 북극성을 갖고 있다. 그리고 그의 북극성은 그가 하는 모든 사업의 중심에 있다.
어린 시절을 이스라엘의 키부츠(Kibbutz)에서 보냈던 그는, 공동체 생활과 가치관의 큰 영향을 받았고, 이를 개인화된 현대사회에서 구현하고 싶어 했고, 위워크로 그 가능성을 시장에서 인정받았다. 사람을 모으는 것이 뉴먼이 가장 잘하는 것, 좋아하는 것이었다.
위워크에서 쫓겨난 이후에도 커뮤니티를 만든다는 동일한 비전으로 Flow라는 공동생활시설 신사업을 성공적으로 창업하고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다시 도전 중이다.
물론 뉴먼의 기행과 그가 이끌던 위워크에서의 윤리/법률적 문제들 때문에 그를 사기꾼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공유’라는 개념은 ‘재임대’의 미화된 표현이고, 좁은 복도에서 마주치는 ‘우연한 만남’도 공간활용률과 마진을 높이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세계 곳곳에 오프라인 커뮤니티를 만들고 이를 통해 인류의 잠재력을 이끌어낸다는 북극성, 이루어지지 않는 꿈은 뉴먼을 지금까지 이끌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예상된다.
주식시장상장 전 작성해야 하는 S-1 증권신고서 양식에 전형적인 사업에 대한 정보대신 이런 사업 철학을 장황하게 담아내서 화제가 되었던 것도 뉴먼이 사업을 하는 목적이 어디에 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뉴먼의 도덕성과는 별개로, 북극성을 찾은 사람이 얼마나 끈질기게 노력하고 집착하는지, 사업을 수익창출 수단뿐 아니라 목적 구현의 수단으로 활용하는지 뉴먼, 위워크, 플로우를 통해 잘 볼 수 있다.
목표는 달성하는 것으로 그 의미를 잃지만, 목적은 더 충족시킬 여지가 항상 있기에 지속성을 갖는다.
뉴먼이 위워크를 통해 배운 교훈으로 플로우를 성공시키고 다시 위워크의 CEO로 부활한다면, Apple Computer에서 쫓겨났다 NeXT를 창업하고 Apple, Inc.로 돌아온 스티브 잡스처럼 다시 칭송받을 수도 있지 않을까?
2024년 3월 28일
박앤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