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내에서의 관계도 예외가 아닙니다.
언젠가 유명한 정신과 의사선생님의 강연을 직접 청취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많은 경우, 특히 직장생활에서의 정신건강은 사람사이의 관계에서 비롯됩니다. 많은 부분 퇴사의 이유도 '사람'인 경우가 많죠. 여기까지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내용입니다.
그럼 사람때문에 오는 스트레스를 어떻게 줄이거나 없앨 수 있을까요?
그 선생님은 사람사이의 레벨링(leveling)을 '적인'(미워하는 사람)과 '친인(친한 사람)' 그리고 이들 사이의 '심상인'이라는 세 부류로 하시더군요.
적인-심상인-친인
적인은 말그대로 내가 죽도록 싫어하는 적입니다. 미워 죽겠는 사람이죠.
친인은 내 가족, 친구 등 내가 좋아하고 아끼는 사랑하는 사람들입니다.
'심상인'이란 쉽게 말하면 '심심한 관계의 사람'입니다.
특별하게 싫어하거나, 특별히 좋아하지도 않는 그런 관계입니다.
그런데 여기서의 핵심은 적인과 친인을 '심상인'의 영역에 끌어다 놔야 한다는 것입니다.
너무 싫은 사람도 조금 더 가까이 끌어들여 그저 심심한 관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반대로 너무 친한사람들도 조금 더 거리를 둬서 심상인의 영역에 두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볼게요. 우리에게 가족은 친인입니다. 그런데 너무 가깝고 편하고 친하다는 이유로 속에 있는 말, 표현하고 싶은대로 다하게 됩니다. 그러면 지속적으로 서로 마상을 입고, 그럼에도 '가족'이라는 멍에로 다시 어쩔수 없이 가까이 지냅니다.
정신적으로 건강한 관계는 아닐 수 있습니다. 엄마와 나와의 관계를 떠올려보세요- 누군가는, 나든 엄마든 둘다든 서로 상처를 입으며 그럼에도 함께 붙어서 가는 그런 존재입니다.
베프도 마찬가지죠. 베프는 가족만큼 타이(tie)가 끈끈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내가 편한 친구니까 솔직하게 표현하게되고 이래저래 좋기는 하지만 마음의 상처가 꼭 생기게 마련입니다.
그나마 건강한 친인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은 스마트하게 상대방과의 눈금자를 만들고, '여기까지만'하는 선을 지키면서 살아갑니다.
너무 친한것도 마음을 병들게 합니다.
누군가와 너무 가깝다는 생각이들면 조금 거리를 두고 심상인에 두고, 다만 너무 멀리갔다는 생각이 들면 다시 조금더 거리를 좁혀 가까이지내고 다시 밀어내고.. 이렇게 계속해서 밀당을 해야만 건강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적인 중 아예 안볼 수 있는 사람이라면 안보면 되는데요, 회사에서 적인이 있다면, 나나 그사람이 퇴사하지 않는 이상 계속해서 얼굴을 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럼 이 사람을 심상인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이건 저도 참 쉽지가 않더라구요. 다만, 그사람이 왜 그런 말을 하고 행동을 하는지, 나를 미워하는지 알기 위해서는 조금 더 자주 개인적으로 만나볼 필요가 있습니다.
나랑 다른 사람이기때문에 어떤 두뇌구조로 어떻게 사고하길래 그렇게 되는건지 '이해'를 시도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가벼운 커피챗을 신청해도 좋고요, 적인이 동의한다면 식사자리면 더 좋습니다.
그사람이 어떤 백그라운드를 가진 인간이고, 어떤 특정 상황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살피면 조금은 이해를 할 수 있습니다.
억지로 싫은사람을 좋아할 필요는 없고, 그럴수도 없습니다.
다만 나의 정신건강을 위해서 나와 사뭇 다른 그 사람의 두뇌구조와 세계관을 조금은 멀리서 탐험해본다는 기분으로 접근해보면 좋습니다.
저의 경험상 이렇게 했을때, 서로에 대한 '조심도'는 올라가더라구요.
일단 내가 개인적으로 얘기좀 하자고 하면 제일 먼저 무의식 중에 이걸 ’사이를 개선해보자‘는 긍정적인 시그널로 받아들이게 될 확률이 큽니다.
그리고 이 사람도 똑같이 나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고 회사생활이 힘들어지고 있으므로 관계 개선에 대한 니즈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얘기를 잠시 한들 갈등이 온전히 풀어지지는 않습니다.
다만 똑같은 상황에서도 조금이라도 조심을 하게 되는거죠. 결과가 바뀌지는 않더라도요.
제가 아무리 커피한잔을 하자고 해도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도망가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사람도 잠시라도 밥먹고 화장실 갈 시간은 30분이라도 나오니까요, 그 틈을 파고들어서 캐주얼하게 얘기해보면 좋습니다.
이 모든 것은 나의 정신건강을 위한 것입니다. 남을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 끊임없이 밀당을 해보기바랍니다.
회사생활이 지옥같이 느껴지지는 않을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