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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illie Young Jul 09. 2022

왜 2분기 끝났지... 2022년 2분기 회고

업무적 성과, 회사에서의 디자인 문화, 나의 역할을 언어로 풀어내기

2022년의 2분기가 벌써 끝이 났다. 지금 회사에서 마무리 중인 큰 프로젝트가 있는데 이걸 핑계로 한 달에 한 번은 꼭 글을 발행하겠다는 계획이 벌써 흐트러져서 너무 슬프다...

각설하고 오늘은 이번 분기에 내가 어떤 일을 했고 얼마나 잘했는지 한번 돌아보는 가벼운 글이 될 것 같다. 템플릿은 아래 글에서 따왔다.



What am I most proud of this quarter?

이번 분기에 가장 자랑스러운 일은?

4월에 회사에서 고객 인터뷰를 처음 다녀왔다. 관련해서 쓴 글도 있는데, 그 정도로 내게는 꽤 큰 일이었고 무사히 그 일을 마쳤다는 게 자랑스럽다. 이어서 두 번째 인터뷰도 진행했었는데 그땐 변수가 있어 원래 준비했던 질문을 많이 해결하진 못했지만 또 좋은 경험이 되었다. 내가 기회를 잡을 수 있게 판을 깔아주신 분들께 감사하기도 했다. 내가 썼다는 글은 이것, 아직 1편밖에 못썼지만.



What am I most grateful for this quarter?

이번 분기에 가장 감사한 일은?

브런치에 얼마 안 되는 글을 보시고 채용 제안을 위한 연락을 받은 일. 아직 당장 이직할 생각은 없어서 커피 챗만 진행했지만 우리 회사가 아닌 다른 회사의 사무실도 구경해보고 제품 소개도 받아보니 정말 재밌었다. 서로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지, 어떻게 노력하고 있는지 얘기를 나누는 시간이었다. 외부에서 우리 회사 제품을 문제 해결 관점에서 (내가) 브리핑할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은데 그걸 또 흥미롭게 들어주셔서 더 재밌었다.



What did I enjoy or energized me this quarter?

이번 분기에 가장 즐겼던 일은?

디자이너들의 모임을 만들고 진짜 해본 것!

그동안 디자인이 필요한 일은 프로덕트 디자이너인 나와 동료가 도맡아서 했었는데, 제품에 더 집중하고 싶어서 브랜드/마케팅 디자이너를 따로 채용했었다. 작년 11월인가부터 몇 개월 동안 면접을 엄청 봤는데도 채용을 못해서 우릴 비롯한 모두가 꽤 괴로웠었다... 그래도 이번에 새로 채용된 분이 계셔서 지금 디자이너는 총 3명이 됐고 정말 좋다.


예전에 디자인팀이 7~8개가 있다는 토스에서 정기적으로 디자이너들끼리 모임을 한다는 글을 봤다. 아무리 바빠도 정기적으로 모여서 잡담을 하며 쉰다거나 각 팀에서 어떤 디자인을 하고 있는지 담소를 나누며 자연스럽게 서로 알아가고 파악하는 시간이었는데 디자인 문화 형성에 굉장히 좋아 보였다. 일단 디자이너들끼리 같은 브랜드에 대해서 대화하는 양이 절대적으로 많아지는 것이기도 하고 서로 심리적 안전감도 자연스럽게 형성될 테니까.


그래서 일부러 디자인 직군끼리 정기적으로 모이는 시간을 제안했고 한 달 정도 진행해봤는데, 그동안 특수한 도메인에서 혼자 디자인하느라 많이 외로워서 그런가? 아무리 시시한 얘기를 나눠도 재밌다. 앞으로 우리 회사 디자인 문화를 어떻게 만들어가면 좋을까 고민을 많이 했었고 이 모임이 그 단계 중 첫 번째라는 생각도 했다.


단기적으로는 새로 입사하신 브랜드/마케팅 디자이너에게 시간을 잡고 인수인계를 해준다기보다 내가 해왔던 디자인에 대한 배경, 옛날이야기를 잘 전달드리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었다. 이 모임에 대해 다른 팀원분들이 궁금해하신다기에 목적을 글로 써서 전달드렸는데 잘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관심 가져주시는 것이 기쁘기도 하고, 전략에 대한 팀장/팀원들이 생기니 이런 브랜딩에 대한 이야기도 예전보다 궁금해하시는 분이 많아진 영향도 있는 것 같다. 디자인이 충분히 전략에 포함되어 진행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은 디자인 문화 형성에 대한 토대가 갖추어진 것 같아서 더 좋고. 아무튼 지금까진 긍정적인 상황이다!



What could have gone better?

뭘 더 잘할 수 있을까?

최근 배포를 앞두고 있는 프로젝트에 대한 1차 회고를 했다. (일정이 많이 밀렸던 프로젝트라서 배포 이전에도 할 이야기가 많아 여러 번 하게 되었다) 이때 프로덕트 디자이너로서 기획과 디자인을 전달할 때 때 어떻게 했으면 더 좋았을까에 대한 피드백을 토대로 액션 플랜을 동료들과 만들어 봤다.


1. Figma에서 디자인을 전달할 때 공통 정책을 잘 알 수 있도록 따로 표기한다.

이건 백엔드와 프론트엔드 분들 모두 필요하셨다고 한다. 사실 그땐  프로젝트가 이렇게 길어질  몰랐고 + 공통 정책을 따로 표기해드려야 좋겠다는 개념도 없어서 미흡했다는 걸 금방 납득할  있었다.


2. Figma든 Notion이든 백엔드 분들이 개발하시면서 계속 확인할 수 있는 정책을 모아서/구분해서 표기한다.

Figma로만 화면 정의 문서를 전달드리고 있으니 백엔드 분들이 업무를 누락하지 않을 수 있는 장치가 좀 부족했다.

만약 기획 전달에서 최대한 Figma만 쓴다는 기조를 유지한다면,

- Figma에서 신기능이 나올 때마다 배포하는 Playground 파일처럼 백엔드 분들이 다음, 다음... 클릭으로 편하게 보실 수 있도록 구분해서 표기

- Figma 내에서 사용하고 있는 상세 설명 컴포넌트를 백엔드용 타입을 추가해서 구분되도록 하는 것

이렇게 크게 두 가지가 있을 것 같고,

Figma가 아니라 Notion 같은 툴을 사용한다면,

-이슈별 가장 상위 카드에 최대한 정해진 정책을 적는 것인데...

이 방법은 사실 유용할지 잘 모르겠다. 물론 정책을 잘 확인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중요하지만 QA와 배포를 거치며 원래 세웠던 정책이 시도 때도 없이 바뀌기 때문에 노션에 적어둔 정책들은 곧바로 낡은 것이 되어버린다는 것이 문제다. 그래서 상위 카드에는 세부 정책보다는 좀 더 목적이나 큰 기조에 대한 것을 적어두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한다. (사실 기조도 중간에 바뀔 때가 많긴 하지만...)



What challenges did I overcome?

이번 분기에 극복해낸 난관은?

3년 차가 되니 이직 제안이 많이 오고 있다. 물론 나는 아직 이직을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디자이너가 많은 상황은 아니고 도메인이 어렵다 보니 내가 맡은 비중이 아직도 꽤 큰 편이다. 어쨌든 당장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해야 하기에 포트폴리오를 만들었었다. 세월아 네월아 미루고 있었는데 1차적으로 완성해보고 나니 부족한 점이 많이 보이긴 한다.

우리 회사의 사정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내 성과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도메인 특성상 유의미한 만큼의 데이터를 뽑을 수 없어서 이런 것도 문제지만, 당장 모바일 제품에 대한 UI 감각을 잘 보여줄 수 있는 프로젝트가 없다는 게 많이 보이기도 했다. 친구가 항상 토스나 다른 앱들 많이 따라 해 보라고 했었는데... 브런치 쓰는 시간처럼 조금씩이라도 시간 내서 해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What lessons did I learn?

How did I grow this quarter?

이번 분기에 얻은 교훈은? 어떻게 성장했을까?


프로덕트 디자이너의 역할을 또 하나 정립할 수 있었던 것이 큰 성장이라고 생각한다. 한두 달 전인가,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스타트업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가에 대한 글을 봤다.

짧게 핵심을 말하자면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사용자 경험에 대한 책임을 지는 사람이고, 그 경험에 대한 솔루션은 팀원 누구나 의견을 제시할 수 있으며, 그중 최적의 솔루션을 선택하는 것이 프로덕트 디자이너의 역할이자 권한이자 책임이란 것이다.


이런 글들을 읽으면서 예전부터 같이 일하는 동료 엔지니어들이 ‘이게 디자이너의 영역인데 내가 침범하는 게 아닌지’, ‘각 직군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기대하면 좋을지’에 대해 고민하시고, 역할에 대한 명시가 필요한 것 같다고 이야기하신 게 이해되었다. 나를 포함한 오래 같이 일해온 동료들은 그동안 자연스럽게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라고 생각하면서 '느낌으로' 서로를 존중하며 일해왔지만, 그게 서로의 개인기였는지 원래 프로덕트 디자이너로서의 역할이었던 건지 구분을 잘 못했기 때문에 신규 입사자가 생겼을 때 고민이 생기셨던 것 같다.

흠 생각해보니 이걸로도 글 쓸 수 있겠다. 메모.



What did I say I was going to do but never did?

하겠다고 해놓고 안 한 일은?

프로젝트에 대한 성과 지표 세우기. 우리 회사에서는 유난히 어려운 일인데, 위에 언급했듯이 성과지표를 세울만한 유의미한 데이터가 많이 모이지 못하는 상황이다. 서툴더라도 이제 시작해보기는 해야 할 것 같아서 이번 배포할 프로젝트부터 해보려고 했는데 벌써 너무 어렵다.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다가 답이 안 나와서 홀딩된 상태다. 급하게 할 필요 없다는 팀 내 결론이 있기는 했지만 많이 아쉽다. 내가 지금은 데이터를 너무 아무것도 모르다 보니 멍청비용 쓴 것도 있고. 그때를 위해 지표나 데이터에 대한 기초 지식을 알 수 있는 아티클을 몇 개 봐야겠다.



What would I like to redo?

다시 하고 싶은 일은?

이 질문은 과연 너무 좋아서 다시 하고 싶은 일일까? VS 너무 못해서 다시 하고 싶은 일일까?

지금은 둘 다 딱히 생각나는 게 없어서 패스.



Where did I put my focus that did not serve me?

내가 집중했지만 내게 도움이 되지 않았던 일은?

도움되지 않았던 일은 딱히 없었던 것 같다. 이것도 패스.



What do I want more of in my life?

삶에서 더 하고 싶은 일은?

날 웃게 해주고 싶은 사람들과 조금 더 자주 만나기. 나의 불안감 때문에 그들을 밀어내지 않기.



What do I want less of in my life?

삶에서 덜 하고 싶은 일은?

아무 말. 긴장하거나 어색하면 여전히 아무 말 뱉어놓고 후회하는 경우가 많아서 이불 킥도 많아지고 무엇보다도 스스로 실망하니까 슬프다.





3개월을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막막해서 뭐부터 써야할지 고민됐었는데, 막상 달력을 보면서 내가 한 일을 되짚어보니 참 많은 일을 했단 걸 알게 됐다. 사실 요즘 혼자서는 슬럼프인가, 개인이든 팀이든 변화가 필요할 때인가 싶어서 고민도 많고 지친다는 생각을 하던 중이었다. 그래도 나를 비롯한 우리팀이 3개월동안 이만큼이나 해왔었구나 싶어 위로가 된다.


다다음주부터는 새로운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입사하실 예정이고 또 한 명을 더 채용 중이다. 곧 디자이너가 5~6명이 될 예정인데 3분기부터는 우리 회사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는 게 더 더 더 재밌어지면 좋겠다. 3분기에는 3분기의 태양이 뜬다...! 벌써 할 일이 많고 머리 아프긴 하지만 그 나름대로의 도전적인 목표들이라 좋다. 그러면서 다시 차근차근 해결해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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