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뒤 내게 남은 너
“너를 닮은 습관만 내게 남아
때때로 나를 울고 웃게 만들어.”
나는 늘 밤에 샤워를 하고,
너는 아침에 샤워를 했어.
나는 소주를 한 잔도 못 마셨고,
너는 소주를 즐겨 마셨지.
순대에는 소금을 찍어 먹던 나와,
간장을 찍어 먹던 너.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네 습관이 내 습관이 되었더라.
나는 언젠가부터
아침에 샤워를 하고,
소주를 세 잔쯤은 거뜬히 마시고,
순대는 간장을 찍어 먹어.
너는 이제 내 곁에 없는데
너를 닮은 습관만 내게 남아
이제는 기억조차 흐려진 너 대신
때때로 나를 울고 웃게 만들어.
습관이 변하고,
곁의 너마저 사라졌는데
소주잔 앞의 나만 변하지 못했어.
그래도 마실수록 선명한 너를
다시 볼 수 있다면,
비록 찰나의 환상이라도.
오늘도 나는,
마음을 글로 바꾸며 놓아주는 연습을 한다.
그렇게 나에게 다정해지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