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한참 뒤에야, 그때의 너에게 보내는 인사

by 순대조앙


“멈춰 선 그 정류장에는,

아직도 사랑스러웠던 우리가 앉아 있었다.”



기억나?


정류장에 내리는 나를 기다리던 너.

버스 안의 나와 눈을 마주치면

환하게 웃으며 다가왔었지.


너와 다툰 다음 날이면

혹시 정류장에 네가 없을까 봐

맘 졸이며 너를 찾고,

네가 있어주면 안도하면서도

괜히 아닌 척 했어.


하루 종일 데이트를 하고도

정류장에 벤치에 나란히 앉아서는

헤어지기 싫어서

6번 버스를 보내고 또 보냈잖아.


기억나?


비가 오던 날,

정류장에서 우산을 씌워주던 너에게

헤어지자고 소리치고는

바로 버스에 올라타 버렸던 그날.


평소처럼 “미안” 한마디면

돌아올 줄 알았던 철없는 나에게

이제 지쳤다는 듯

진짜 끝을 고하던 너.


그 후로는 네가 생각나는 6번 버스 대신

한참 돌아가는 다른 버스를 타고 다녔어.


잊었다는 말조차 잊은,

아주 오랜 뒤 어느 가을날ㅡ

오랜만에 오른 6번 버스는

나를 그 정류장의

사랑스러웠던 우리에게 데려다 놓았어.


바보 같은 나는

이제 와서 또 눈물이 났어.


내 눈에 비친

그날의 우리가 참 예뻐서,

어제 같던 날들이 너무 선명해서,

지금 후회해봤자 돌이킬 수 없는

그 날이 너무 그리워서.


안녕, 내 첫사랑

안녕, 이제야 안녕




오늘도 나는,

마음을 글로 바꾸며 놓아주는 연습을 한다.

그렇게 나에게 다정해지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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