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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함께 하는 일상 하브루타 질문 놀이

질문으로 공교육을 보충해 보자.


벌써 10년이 다 된 이야기다. 2010년 G20 폐막식 때의 일이다. 당시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개최국이었던 한국의 기자들에게 질문의 권리를 주었다.


그런데 어떤 한국 기자도 질문을 하지 않았다. 결국, 질문의 기회는 중국 기자에게 넘어갔고 우리나라는 국제적 망신을 당했었다.

https://youtu.be/j5SoRrXCz9U


대한민국 사람에게 질문은 어려운 것 같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크게 바뀐 것은 없는 듯하다.


언제부터 질문을 안 하나요?


초등학교 1학년 공개 수업에 방문했을 때 일이다. 선생님 어떤 상황에 대해서 질문을 했다. 그러자 반 아이들 거의 전부가 손을 들고 답하려고 노력했다.




1년이 지나 초등학교 2학년 공개 수업에 방문했다. 이번에도 선생님이 어떤 상황에 대해서 질문을 했고, 이제는 5~6명 정도의 아이들이 손을 들고 있었다.


3학년 공개 수업에 방문하면 아마도 또 다른 모습이 보이지 않을까 싶다. 예상에는 선생님이 아예 질문을 안 하던가, 답을 아는 2~3명 정도만 손을 드는 모습일 것 같다.


모른다고 손을 안 드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모른다고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 성격적으로 모르는 것을 물어보기 무서워하는 아이도 있지만, 주변 분위기가 질문하면 안 될 것 같아서 질문 안 하는 아이도 많다. 


우리는 언제부터 질문하지 않았을까? 아마도 남과 비교를 하기 시작하면서이지 않았을까 싶다. 우리나라 문화는 공동체 문화이기에 항상 이웃과 삶을 비교할 수밖에 없었다. 서양은 개인 문화다. 나 자신이 중요하기에 내가 궁금한 것은 남의 눈치 상관없이 물어보았을 것이다. 내가 중요하니까 말이다.



문화가 바뀌고 있다.


우리나라 문화가 바뀌고 있다. 학교에서는 스피드 리딩이 아닌 슬로우 리딩을 강조하고 있고, 일부 학교에서는 5분 만에 할 수 있는 주입식 교육을 50분의 토론 수업으로 진행한다. 변화하는 교육에 맞춰서 부모도 변화해야 한다. 아이들에게 답을 바로 주는 것이 아니고 생각할 시간을 주고 생각하는 방법을 알려줘야 한다.


5분 주입식 교육을 받다가 갑자기 생각하라고 하면 아이들이 바로 생각하고 대답을 할 수 있을까? 어렵다. 그렇기에 아이들에게는 생각할 수 있는 질문을 자주 해야 한다.


질문은 생각을 이끌어내고 생각은 행동으로 나아간다. 질문, 생각, 행동이 맞물려서 돌아가도록 부모가 함께 해줘야 한다. 혼자서는 더더욱 하지 못하고, 학교 교육만으로는 어렵다. 부모가 코치가 되어서 함께 해 줘야 한다.



질문 방법에 가장 좋은 것이 하브루타다. 워낙 요새 많이 이야기가 나와서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겠지만, 짝하고 대화하고 질문하고 토론하는 것이 하브루타라고 생각하면 된다.

유대인 가정에서는 아이들의 짝이 보통 아빠나 엄마가 된다.


내가 무엇을 하고 있고, 앞으로 어떤 것을 해야 할지는 생각만으로 알아내기 어렵다. 생각한 것을 이야기하고,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통해서 길을 찾아 나가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이나 메타인지에서 이야기하는 핵심이 이것이다.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알아 가는 것이다.



일상 하브루타로 일상 이야기하기


나는 종종 아이들에게 왜라고 물어본다. 아들에게 뜬금없이 이렇게 물어봤다. 지금 우리 아들은 7살이다.


“아들, 왜 아빠가 아들 밥을 사줘야 할까?”

“아빠 아들이니까요?”

“왜, 아빠 아들이라서 밥을 사줘야 해?”

”왜냐면, 가족이니까요?“

”왜 가족이니까 밥을 사줘야 해?“

”우린 귀엽잖아요.“

”하하하하“



7살 다운 답이다. 그래서 함박스테이크 사줬다. 

일상적인 물음을 아이들과 나눈다. 일상적인 이야기가 일상 하브루타다.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일상적인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책으로 시사로 넘어가는 것이 하브루타의 과정이다. 


나는 아이들이 부모가 밥을 주는 게 당연한 것이 아니고 고마워하기를 바란다. 세상에 공짜는 없고 당연한 것도 없다. 길을 찾아가는데 스스로 찾아갈 수 있는 경쟁력을 키워주고 싶다. 우리 딸이 서운해할 수 있겠지만, 아빠는 순순히 무언가 요구를 들어준 적이 없다. 왜냐면 계속해서 ”왜? “를 물어보기 때문이다.


왜, 학교에 가야 할까?

왜, 공부를 해야 할까?

왜, 밥을 잘 먹어야 할까?

왜, 청소를 해야 할까?

왜, 이 책이 재미있을까?

왜, 오늘 아빠가 화를 냈을까?

왜, 오늘 아이들이 싸웠을까?

왜, 나는 아이들을 돌보고 있을까?

왜, 나는 이 글을 쓰고 있을까?



아이들과 함께 하는 일상 질문은 일상을 자연스럽게 의미 있는 일로 만든다. 


글을 쓰는 중에 우리 아들의 앞니가 빠졌다. 물 마시다가 물병이 이빨을 쳤는데 빠졌다고 한다. 드디어 첫 이빨이 빠지다니. 축하해 주었다. 그러면서 물어봤다.


"아들, 이빨이 왜 빠졌을까?"

"시간이 지났으니까 빠졌지."

"시간이 지나면 왜 빠져?"

"우리도 늙으면 죽잖아. 이빨이 늙어서 빠진 거지. 왜냐면, 새 이빨은 밥을 먹으면 올라오잖아. 키가 커졌으니까 자리가 불편하니 뒤에 이빨이 나오려고 뽕하고 빠진 거지."

"아 그렇구나. 뒤에 이빨이 나오려고 늙어서 빠졌구나."

"그렇지. 그럼 나 간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는 일상 하브루타 재미있다.

대한민국의 많은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하는 하브루타 질문 놀이를 통해, 일상을 자연스럽게 의미 있는 하루로 만들기를 바라본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질문 놀이 실용서

하브루타 질문 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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