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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시 Jan 31. 2019

스노클링의 성지

제주에서 나를 만나다 中

인터넷을 뒤져 스토클링의 성지를 찾았다. 여러 곳이 거론되었지만, 서귀포에서는 황우지 해변, 제주시에서는 판포포구를 꼭 가보기로 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셋째 날 찾은 황우지 해변은 선녀들이 목욕했다는 선녀탕이라는 전설로 익숙한 곳이다. 유료 주차장에 차를 대고(하루 2천 원) 스노클링 장비를 챙기는데, 관리하시는 분의 청천벽력 같은 소리가 들렸다. 바람이 불고 파도가 높아서 바다에 못 들어간다는 것이다. 얼마나 기다렸던 순간이었나. 눈으로라도 담아보려고 황우지 해안이 잘 보이는 곳으로 걸어갔다.

주차장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는데. 비현실적인 비주얼에 넋이 나갔다. 휴대폰 카메라 셔터를 누르면서도, 머릿속에는 저 바다에 들어가 봤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으로 가득했다. 이대로 숙소로 돌아갈 수 없어서 근처에 다른 곳을 물색하다가 논짓물을 검색해서 찾아갔지만. 그곳 역시 높은 파도 때문에 물어 들어갈 수 없다고 했다.


판포반점 짬뽕// 여행이후 문을 닫은 듯 ㅠㅠ



그날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넷째 날 판포포구로 향했다. 어린아이들도 놀기 좋은 곳이고 포구임에도 물이 맑은 편이라 스노클링의 성지가 되었다. 이른 시간임에도 사람과 차들로 인근이 북적거렸다. 작은 차의 장점을 살려 좁은 골목과 복잡한 3중주차 사이를 요리조리 피해 가며 적당한 곳에 주차를 하고 핫스팟을 찾아갔다. 아이들부터 어른까지 꽤 많은 사람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었고. 나도 잘 보이는 곳에 배낭을 걸어 두고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러나 이내 좀 싫증이 났다. 바닷속을 보며 육지와 다른 모습을 눈에 담고 싶었는데, 물속 바닥은 생각보다 많은 모래들이 가득해 스노클링의 제 맛을 살리지 못했다. 바다에서도 수영장처럼 놀 수 있다는 특징은 있지만, 바닷속 세상의 아름다움을 보고 싶었던 나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돌 틈 사이에 사는 생명체들. 제각각 모두 다른 돌의 생김새를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움직일 때마다 일렁이는 바닷물에 회오리 치는 모래들 때문에 물속이 아득해질 때 가만히 모래가 가라앉기를 기다리는 재미로 물속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다. 어린아이들이 유난히 많았고. 물놀이한 후 유명 호텔의 주방장 출신이 만든다는 짬뽕 하나를 먹고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그곳을 떠났다. 지금도 그 짬뽕이 생각나는 걸 보면 광고한 대로 그 주방장이 호텔 주방장 출신이 맞긴 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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