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월간기록 Sep 19. 2019

시간의 속도

설레는 목요일 아침, 내일이면 금요일이기에

벌써 목요일이다. 목요일이면 벌써 한 주가 다 끝나가는 듯한 기분이 든다. 금요일은 한 주를 마무리해야 할 거 같은 기분이고, 토요일과 일요일은 보너스로 받은 날처럼 느껴진다. 


오늘 아침, 딸아이는 좀 빨리 일어났다. 어제저녁 8시 좀 넘어서 잠자리에 들었는데, 6시 반이 좀 넘자 눈을 뜨며 일어나도 되냐고 묻는다. 맘 같아서는 좀 더 자면 좋을 거 같은데, 이미 일어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딸의 눈꺼풀을 다시 감기게 할 순 없는 노릇이었다. 


일어나서 옷을 갈아입는다. 요즘 종종 스스로 일어나 옷을 갈아입곤 하는데, 그럴 때마다 참 많이 컸구나라는 생각이 새삼스럽게 든다. 옷을 고른다. 오늘은 핑크다. 처음부터 끝까지 핑크로 통일시키는 일관된 패션 철학을 지닌 이 친구를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다. 작년부터 시작된 핑크 중독증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인다. ㅎㅎ


그리고 이제 같이 놀자고 매트 위에 레고를 풀어놓기 시작한다. 오늘 아침엔 도시락을 준비할 필요가 없어서 나 또한 마음이 한결 편하다. 학교 급식이 이리도 편했던가?!ㅎㅎ 이번 주에는 세 번 신청을 했었는데, 내일까지 도시락을 안 싸도 되니 마음이 참 편하다. 어제저녁에 너무 피곤해서 바로 자느라고 샤워를 못했다. 엄마는 좀 씻어야겠다고 하니, 자기랑 같이 놀자고 떼쓴다. 오늘 저녁, 딸아이의 학교에서 오픈하우스 행사가 있다. 드디어 딸의 일과를 선생님으로부터 이야기 듣고, 학교 시설도 구경하게 되는 날. 딸아이에게 오늘 저녁에 오픈하우스 행사를 가려면 엄마도 씻어야 한다고 말하니, 얼른 씻으라고 갑자기 재촉한다. 엄마 아빠가 학교에 오는 날인 것 알고 있다. 자기가 다니는 학교를 소개해주겠다면서 어제부터 한껏 들떠있다.


이제는 제법 쌀쌀한 기운이 느껴지는 아침이지만, 가을이 익어가는 이 시간이 참 좋다. 

매거진의 이전글 집에서 놀고 싶다는 아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