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친구들 노는 데 끼고 싶은데 혼자 슬퍼 보이는 표정을 보고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온 지 일 년이 넘어가고, 이제 차차 친한 가정들이 생겨났다. 감사하게도, 아이와 또래가 맞는 몇 가정들을 알게 되었다. 함께 식사를 하고 자주 얼굴을 보는 사이가 되었는데, 세 가정 이상 모일 경우 딸아이가 한 번씩 슬픈 표정으로 나에게 다가 와서 친구들이 안 놀아준다고 할 때가 가끔 있다. 의도적으로 딸아이를 배제시키는 게 아니라, 스스로가 그들에게 못 끼는 소외감을 느끼는 경우이다. 그럴 땐 '스윽' 그 옆에 다시 들어가 있으면서 함께 놀면 된다고 이야기해주면서 친구들에게 가보았지만, 딸아이는 여전히 주변을 쭈뼛거린다. 새롭게 보는 모습. 언제나 밝고 활발한 친구인 줄 알았다. 하지만, 요즘 몇 번 이런 경우를 목격하고나서부터는 많은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나이가 들어서도 우리에게도 찾아오는 이 소외감. 어떻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느냐에 대한 문제일 거 같다.
생각해보면, 우리도 가끔 사람들 모인 가운데 이런 감정을 느낄 때가 있다. 그럴 때 이 감정에 너무 매몰되지 않고, 조금 시간을 갖거나 아무것도 아니라고 넘겨버려도 될 테지만. 아이는 그렇게 하기엔 너무 어릴 수 있을 테니. 엄마도 가끔씩 그럴 때가 있다고, 딸아이에게 공감해주면서 손을 잡고 잠깐 시간을 보내다 보면,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친구들한테 가서 놀고 있다. 그럴 수 있다고. 그런 감정 또한 우리의 한 모습이라고. 그렇게 이야기해주고 싶다.
가끔 우리가 친한 가정의 아이와 잘 어울리지 못하는 딸아이를 볼 때면 안타까울 때도 있지만, 아직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거라고 생각해본다. 이렇게 다른 가정들과 만나 시간을 보낼 때, 딸아이와 어떤 친구가 잘 맞는지, 어떤 친구와 부딪히게 되는지를 보는 경우가 생긴다. 예전에는 별로 보이지 않았던 모습들을 발견하고, 때로는 난처한 상황에 부딪히는 경우들이 생기는데, 이 또한 지나가는 과정으로 받아들여야 할 거 같다.
아직 나도 나의 감정을 잘 처리하지 못할 때가 있는데, 딸아이의 경우는 오죽할까. 차근차근 딸아이의 감정상태를 함께 공유하고 이야기해나가고 싶다. 엄마도 요즘 지치고 힘들 때가 있어. 아직도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