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이슈 칼럼

빙하기를 건너서

포토 에세이

by 니르바나

[포토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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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ial Essay-빙하기를 건너서

-리뷰, 6년 전 이맘때 우리네 자화상



이 글은 6년 전 2013. 2.13 한 언론사 블로그에 올린 글이다

이전 박근혜 정권 초기의 들뜬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빙하기를 방불케 하는 이상 한파, 그보다 여전히 얼어붙은

이념의 빙하가 봄을 가로막고 있던 우리의 현실,

6년이 지나고 또 정권이 바뀌었지만 달라진 게 없다

극우보수가 활개치고 수구좌파(?)의 완장들이 설친다

이 땅의 진정한 봄날은 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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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지나 대한? 입춘이 지났지만 연일 혹독한 한파가 우리 가슴을 꽁꽁 얼린다

북극에서 내려온 한파가 한반도를 시베리아로 만들었다 눈이 녹을 사이도 없이

또 눈이 쌓이고 빙하가 길을 막아 마을이 고립되었다고 한다 강원도 어느 산골에는

빙하가 산더미처럼 쌓여 북극으로 착각할 지경이라는 영화같은 뉴스가 나온다


빙하기가 오는 걸까? 영화 터모로우의 예언이 적중하는지도 모른다 실제로

500년 만에 찾아온다는 소빙하기가 시작되었다는 기상학자의 해설도 그럴듯한 현실로

다가온다 한쪽에선 지구온난화라는데 왠 빙하기라니---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다


한국해양연구원 부설 극지연구소는 현재 자연적인 소빙하기와 인위적인 지구온난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온난화가 약해진 틈을 타 소빙하기의 특성이 갑작스럽게

나타나면 북반구에 한파나 폭설이 요란을 떠는데 바로 이런 틈바구니에 놓인 것


얼마 전 날씨가 조금 풀리자 산골마을에는 왠 개구리떼가 나타나 진풍경을 만들었지만

그 개구리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이 난데없는 빙하기의 혹한을 견디고 살아남을까?

일만 년전 빙하기, 얼음 속에도 살아남은 생물은 있었다 자연의 시련은 살아남은

생명을 더욱 강하게 단련시킨다 거대한 맘모스는 멸종되었지만 보잘것없는

인간은 살아남아 번성을 누리듯


물리적인 빙하기보다 더 혹독한 것은 우리 마음속 빙하가 아닐까? 사회도 국가도

마찬가지다 풀지 못한 응어리들이 빙하를 만들어낸다 너와 나의 경계가, 근접할 수

없는 거리감이 빙하보다 차디찬 결빙의 절망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 혹독한 한파 속에서 북한의 핵실험 위협은 또 얼마나 지구의 온도를 떨어뜨릴

것인가? 쥐새끼도 쫓기다보면 고양이에게 덤빈다는데, 농축우라늄 플로토늄 수소폭탄

선제폭격--오싹한 어휘들만 남의 이야기처럼 난무하는 이 겨울 막바지의 빙하기


이미 관용어가 되어버린 어휘들, 주택시장 빙하기 청년실업 빙하기 진보극우 빙하기

해빙기는 언제인가? 새정부가 들어서고 세상이 온통 순금빛 샹그릴라로 바뀔

기대감으로 부풀어있지만, 성급한 기대보다 자신의 마음속 빙하를 녹이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추억의 영화 잃어버린 지평선-혹한 속의 이상향은 한갓 작가의

머릿속에 존재하는 허망한 유토피아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봄은 오고 있다 살아남은 자를 위한 축제의 시간은 저만치 다가오고 있다

빙하기를 건너서, 혹독한 시련과 절망을 넘어서 살아남은 것들은 위대하다 고드름으로

세수를 하는 쪽방촌 외로운 노인도 역무원 눈치를 보며 차디찬 바닥위에 새우잠을 자던

노숙자도 하늘꼭대기에서 고공농성을 하던 노동자도


온통 눈밭에 갇혀 길을 잃어버린 멧토끼도 도토리가 바닥난 토굴에서 웅크린 다람쥐도

앙상한 가지끝에서 바람소리 가슴 할키던 멧새도

모두 모두 살아남은 것들은 위대하다.

(청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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