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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달 Aug 22. 2022

어떻게 하면 똑 부러지게 살아갈 수 있는가?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2 메멘토 모리: 우리의 인생은 유한하다

A. 내가 망각하고 있는  무엇인가?

덮어놓는 것을 들추는 게 철학이고 진리고 예술이야. 그런데 지금 우리 시대가 가장 감쪽같이 덮어놓고 있는 게 무엇일 것 같나? 우리가 감쪽같이 덮어둔 것. 그건 죽음이라네. 모두가 죽네. 나도 자네도... 진실의 반대말이 뭔 줄 아나? 진실의 반대말은 망각이라고 그러셨지요. 잊지 않고 있습니다. 맞아. 우리가 잊고 있던 것 속에 진실이 있어. 경계할 것은 거짓이 아니라 망각이라네. 덮어버리고 잊어버리는 것.


내가 덮어버리고 잊어버린 게 무엇인가? 내 안에 뒤엉킨 수많은 상념들 중에서 어릴 적부터 마음에 품은 바람과 꿈과 계획이 있지 않는가. 그러다 현생에 치여 마음속에 품었던 소원들이 하나둘씩 무의식 속에 덮어지고 잊어버리게 된 게 있는가?


본질에 집중하지 못하게 만드는 나의 방해 요소들이 무엇인가? 살아가고 있는 이 순간은 다시는 돌아오지 시간인데 나는 지금 이 시간을 1) 낭비하고 있는가 2) 소비하고 있는가 3) 투자하고 있는가? 낭비는 후회로 이어지고 소비는 자기 계발이 부재된 단순노동을 하며 시간과 맞바꾸는 것이고 투자는 나의 가치를 높이는 데에 시간을 사용하는 것이다.


"모든 시작은 글쓰기에서부터 시작된다"

나는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원하고 삶의 방향성을 어떻게 설계하고 싶은지를 알고 싶으면 주변 소음과 시선을 차단하고 백지에 글로 써보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의식의 흐름이 흘러가는 대로 쓰고 또 쓰다 보면 자신에게 반문하게 되고 어떤 미래를 설계하고 싶은지에 대한 척도를 생각하게 된다.


필자는 그동안 '자유'에 대해 망각하고 있었다. 예전에는 경제적 시간적 자유에 대해 추상적인 관심이었지만 지금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금전과 시간에 대한 "자유"를 이룰 것인지 고민한다. 구체성을 생각하니 당장 삶에서 실천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를 살펴보게 되었고 우선 내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라는 근간을 이해하는 것이었다. 자본주의라는 체제 안에 살아가는데 그 원리와 시스템을 통해 어떻게 하면 내가 이득을 볼 수 있는지 생각하지 않고 지금껏 흐린 눈으로 살았기 때문이다.


돈 때문에 남들한테 아쉬운 소리 하지 않기 위해, 인생의 황혼기에도 평생 현역으로 일을 할 수 있기 위해서는 나의 노년의 모습에서 역계산하여 지금 공부하고 실천해야 할게 무엇인지를 생각해 봐야 된다. 자본주의 체제에 잠식되는 게 아니라 파도 위에 올라타려면 레버리지로 삼을 줄 알아야 하고 그 시작점은 시스템을 잘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따라서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 무엇인지 파악이 필요하고 손해보지 않기 위해서는 1) 스스로에 대한 자아성찰과 2) 돈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 근래 회사 업무에만 집중된 나머지 '나'라는 사람에 대해 진지하게 들여다보는 것을 잊고 있었는데 스스로에게 반문한 첫 번째 질문은 "나 개인한테 자유가 무엇이고 어떤 의미인가?"를 생각하면서 1) 경제적 2) 시간적 3) 체력적 자유로 나뉘었다.


[그동안 내가 망각했던 것: 경제적 자유]

1) 실력 쌓기 

회사라는 타이틀 뒤에만 숨어있는 게 아니라 '나'라는 사람 자체로 하나의 독자적인 브랜드가 되어 전문성과 실력을 키워서 회사라는 소속감이 없어도 '나'라는 사람 자체가 경제적으로 독립하여 내 능력과 전문성이 금전적인 대가로 이어지게 하는 것. 능력과 실력은 프로그래밍, UX/UI, 부동산, 영상편집, B2B 해외영업에 대한 실무지식, 등 무궁무진하게 많다. 나만의 스토리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에 있다. 내 경험치와 능력치가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들의 애로사항을 줄이고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스스로가 컨설턴트라는 마음으로 실력을 쌓고 검증하고 기록하면 어느 순간 임계점을 넘어서 있는 자신을 마주할 것이다.


2) 내가 속해 있는 자본주의라는 시스템을 이해하기 

바둑을 잘 두려면 시스템과 원리를 잘 알아야 한다. 우리가 속해 있는 자본주의도 마찬가지다. 돈 때문에 난처한 상황을 만들지 않으려면 우리가 속한 이 시스템을 학교에서 배우는 추상적 개념이 아닌 이제는 내 삶에 어떻게 영향을 줄 수 있고 내가 어떻게 이용할 수 있는지를 현실적으로 숙지해야 한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내 자산을 지키고 불리기 위해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에서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나 자신의 현주소 점검이 필요했다. 주식과 채권 부동산이라는 큼직한 개념들을 이제는 좁혀서 당장 나한테 적용되는 게 무엇인지 미시적으로 시작해야 된다. 일례로 내 소득과 지출내역을 점검하여 지금 새어 나가는 돈이 무엇인지 파악한다. 그동안 별 관심 없었기에 덮어두고 망각하면서 살아갔던 모습은 어제의 이야기로 청산해야 된다. 오늘부터는 내 카드에서 돈이 어떻게 새어 나가고 있는지 전부 파악하는 것에서부터 시작이 필요하다.


필자의 경우 통장 내역을 정리하면서 회사일로 바빠 잘 이용하지도 않는 다양한 구독 서비스가 자동이체로 새어나가는 돈이 퍽 되었음을 알게 됐다. 아울러 내 소비패턴에 맞는 카드를 사용했더라면 더 많은 부가적인 혜택들을 받을 수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을뿐더러 지금 사용하고 있는 카드가 어떤 혜택들이 있었는지를 모르고 있었다. 예를 들어 2년 전부터 현대제로카드를 사용하고 있는데 연회비가 5천 원이라는 게 가장 큰 의미였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러다 최근에 이 카드로 코스트코도 이용할 수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13월의 월급이라고 불리는 '연말정산'때 항상 돈을 토하기만 했는데 어떻게 하면 되돌려 받을 수 있는지를 찾아보게 되었다. 찾아보는 과정에서 알게 된 게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은 15%이고 체크카드는 30%인 것이다. 기본적인 건데도 모르고 있었다. 이렇게 글을 쓰면서 많이 부끄러움을 느끼지만 이제부터라도 내 자산을 지키기 위해 '현실적'으로 찾아보고 일상에 즉시 적용해볼 것이다. 누가 나한테 밥을 떠먹여 주지 않는다. 취할 수 있는 이득과 혜택들은 나 자신이 발 벗고 무엇이 있는지 찾아봐야 한다.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찾아보기 위해서는 정보력에서 비롯되니 실질적인 스터디가 필요하다. 추상적인 개념이 아닌 즉시 적용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연결 지어야 한다.

 

[그동안 내가 망각했던 것: 시간과 체력적 자유]

1) 시간적 자유는 개인의 해석의 따라 달라진다

필자한테는 시간적 자유란 시간의 양이 아닌 시간의 질에 중점을 둔다. 9 to 6가 아닌 10시간, 12시간, 14시간 야근하더라도 그 시간 속에서 의미를 느끼면서 일하고 성장하고 있음을 혹은 성장의 거름이 되어주는 시간이라면 그건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보람 있고 감사하고 자유하다. 반면 따분하고 반복적인 업무고 자기 계발에 도움이 안 되는 일을 계속해야 한다면 그건 자유가 아니다. 자유라는 건 내가 싫어하는 일에 얽매이지 않는 것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좋고 그 안에서 배우는 점도 있고 성장의 발판이 되어주는 일이라면 회사에서 야근을 하게 되어도 나한테 의미가 있으면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인간은 노동을 하면서 삶에 대한 의미와 보람을 느낀다. 백만장자가 되어 일찍 은퇴하더라도 일을 안 하면 피폐해진다.

책임급이 되면 이직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정말 그럴까? 실력이 있고 능력이 있으면 스카우트된다. 진정한 자유는 나의 준비됨에서부터 비롯된다. 실력과 능력이 겸비되어야 한다. 나의 speciality가 무엇인가? 


"자유에 대한 본질"

그러나 자유에 대해 더 본질적으로 본다면 진정한 자유는 하고 싶은 모든 것을 하는 게 아닌 절제하는 것이다. 모든 걸 할 수 있는 능력은 되지만 고의로 절제하는 게 진정한 자유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사랑하기 때문에 다 요구하는 건 사랑이 아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자기 욕망을 절제하는 게 사랑이고 사랑하기 때문에 끝까지 보호하고 지켜주는 게 사랑이지, 사랑하기 때문에 내 욕망을 추구하는 건 사랑이라는 이름의 진짜 나쁜 변명이다" 사랑에 대한 조정민 목사님의 어록이다. 사랑, 건강관리, 시간관리 등 무엇이든 간에 '자유'는 모든 걸 할 수 있는 능력은 되지만 스스로 컨트롤하고 절제하는 게 진정한 자유임을 기억해야 된다.


2) 체력적 자유: 내 몸을 경영하기

체력을 키우고 건강이 안 좋아서 훗날 하고 싶은 일을 못하게 되는 허들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균형 잡힌 식사와 근력과 가벼운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해야 된다. 체력적 자유란 오랫동안 건강하게 놀고 일하려면 매일의 삶 속에서 가공식품을 멀리하고 건강 관리를 젊었을 때부터 해야 된다.


필자의 경우 최근 여름 내내 2달 동안 해외 장기출장을 다녀오며 몸이 많이 안 좋아졌다. 건강 회복을 위해서 병원에서 수액 맞고 약 처방받았지만 이러한 처치는 증상을 완화하기 위한 일시적인 해결책이고 근원적인 회복과 몸이 원상태로 돌아오기 위해서 현재 철저한 식단관리를 하고 있다. 가공식품과 단것과 튀김 등 피하고 조리된 한식 밥상으로 보조 영양제와 같이 삼시 세 끼를 챙겨 먹고 있다. 모든 일에는 단발성이 아닌 꾸준하게 지속 가능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잠깐의 다이어트 보조제 혹은 매달 터무니없이 비싼 영양제를 섭취하는 게 과연 지속 가능한가? 기회비용이 있는데 돈을 단발성으로 쓰기보다는 내 몸에 맞는 필수 비타민 몇 개를 찾아 섭취하면서 식단관리하는 게 더 유익하지 않을까 싶다. 요즘 아이허브에서 좋은 영양제들도 많다. 지속 가능해야 라이프스타일이 되는 것이다.

We think freedom means being able to say whatever we want. We think freedom means that we can pursue all our desires. Real freedom is letting go of things not wanted, the unchecked desires that lead us to unwanted ends. Remember, saying whatever we want, however, we want, is not freedom. Real freedom is not feeling the need to say these things.


B. 학교는 기본기를 가르쳐주지 않는다.

제비가 거북보다 몇 배나 빠른지 계산을 하라는 거야. 그래서 또 손을 들었지. 선생님, 저는 제비가 빠르다는 건 수학으로 계산 안 해도 알아요. 제가 궁금한 건 어미 제비가 새끼 제비 입에 먹이를 넣어줄 때, 어떻게 먹은 놈, 안 먹은 놈을 구별해서 주느냐에요. 새끼들이 다 똑같이 입을 쫙쫙 벌리는데, 어미는 무슨 기준으로 새끼들에게 벌레를 나눠줘요? 그런데 40년 후에 우연히 신문의 과학 칼럼을 보고 그 의문이 풀렸어. 새들을 관찰해보니, 배고픈 놈이 가장 입을 크게 벌린다는 거야. 어미는 입 크기를 보고 배식 순서를 안다는 거지. 재비뿐만 아니라 모든 새가 다 그렇대. 아! 그 앎의 기쁨을 선생님이 가르쳐주지 않았네. 학교가 가르쳐주지 않았어.


학교가 가르쳐주지 않는 삶의 기본기들이 너무 많다. 시간관리/재정관리/논리적 말하기 글쓰기 등. 실전 기본기들이 필요하다. 과거에는 주입식 교육보다는 사고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는 교육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다. 주입식 교육이 뒷받침 되어야 질문할 수 있는 힘도 생긴다고 생각한다. 머릿속에 주입된 정보라는 재료가 있어야 스스로 고민도 하고 질문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주입식 교육'만' 있으면 안 된다. 암기한 것을 '응용'해야 진정한 배움이다. 응용을 하기 앞서 이게 왜 나한테 필요한 것인지 어떻게 쓸모가 있는지 고민과 질문이 선행되어야만 실행할 수 있는 것이다.


훗날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면 내 아이는 질문하는 법을 배웠으면 한다. 나 또한 질문하는 법을 잃지 않도록. 질문을 하려면 단순히 머릿속에 입력만 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고민하는 힘을 길러야 된다. 앞서 언급했듯 누가 떠먹여 주지 않는다. 내 인생은 내가 책임져야 한다. 재정과 실력과 전문성 등 이 모든 게 타인이 만들어 줄 수 있는 게 아니라 '나'라는 기업을 똑똑하면서도 현실적으로 경영하여 스스로 가꾸고 계발하고 성장해야 된다. 요즘 유튜브나 구글 등 검색엔진이 너무 잘 발달되어 있어서 궁금한 건 바로 찾을 수 있다. 기억하자: You have the world at your fingertips. 궁금한 게 있으면 바로 찾아보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바로바로 찾아보는 게 나의 데이터베이스를 추적해 나가는 행동이다.


회고해보면 학부시절 때 가장 유익했던 수업은 '섬김의 리더십'이라는 강의였다. 컨설팅에 가까운 수업이었는데 교수님이 현직 컨설턴트여서 논리적 사고법을 추상적인 개념이 아닌 실질적으로 배우게 되었다. 어떻게 하면 횡설수설하지 않고 내 말을 사람들한테 각인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전달방법에 대해서다. 그 수업에서 배웠던 게 내 대학생활 통틀어 가장 기억에 남을뿐더러 그때 배운 스킬을 지금도 사용하고 있다.


기억에 남는 기술 중에는: 1) 넘버링과 2) 키워드다. 상대방이 내 이야기를 제대로 이해시키려면 재잘재잘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어떤 주제에 대해 느낀 점과 배운 점이 있다면 말 서두에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넘버링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이다. 어떤 자리에서 발표를 해야 되는데 순간 머리가 하얘지고 무엇을 말해야 할지 긴장될 때는 우선 1, 2, 3으로 시작하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런 것이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내용은 3가지입니다. 첫 번째, 건강 두 번째, 재정 세 번째, 시간입니다" 1, 2, 3을 말하면서 시간을 끄는 것도 있지만 그 찰나의 순간에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정리가 된다. 아울러 넘버링을 하게 되면 내 말이 한결 정리된 느낌이 들고 상대방도 내 이야기를 잘 이해하고 따라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두 번째로는 키워드다. MECE라고 Mutually Exclusive Collectively Exhaustive 뜻인데 이야기를 할 때 키워드 기준으로 던지고, 각각의 키워드가 서로 결이 겹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파이낸셜 강의를 들었고 이에 대한 이야기를 친구와 나누는데 재잘재잘 이야기하는 게 아닌 1) 주식 2) 부동산 3) 과세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앞서 말한 주식, 부동산, 과세는 서로 안 겹친다. 이게 MECE인 것이다. 하나 만약 1) 주식 2) 부동산 3) 아파트라고 하면 부동산과 아파트는 서로 겹치는 항목이라 MECE 성립이 안된다. 부동산이라는 상위 개념 안에 아파트라는 하위 개념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야기를 할 때 대분류는 서로 겹치지 않는 키워드로 정하되, 소분류는 각각 키워드와 맞게 그 안에서 한 묶음으로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런 넘버링과 키워드 연습을 일상 속 대화에서 의식적으로 적용한다면 어느새 말의 호흡이 간단명료해지고 전달력 좋아졌음을 느낄 것이다.

상위 개념과 하위 개념: 상위 개념의 각각의 키워드가 서로 결이 겹치지 않도록 하는 것.


그 수업에서 또 한 가지 인상적이었던 게 질문의 힘이다. 발표를 하기 앞서 청중한테 질문을 던지면, 공을 상대방한테 줬기 때문에 그 사람이 생각을 하게 만들었기에 내 말에 집중할 수 있도록 시선을 사로잡는 것이다.  실제로 TED 강연을 보면 많은 연사들이 질문으로 시작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질문은 상대방을 involve 시키는 힘이 있다. 강연은 비행기와 유사한 점이 있다. 비행 시 가장 위험한 순간은 이륙할 때와 착륙할 때다. 비행의 안정성이라는 면에서 시작과 끝이 중요하다는 것인데 프레젠테이션도 마찬가지다.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잔상을 남기려면 말의 시작과 끝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론-본론-결론이라는 기승전결에서 서론과 결론은 동일한 핵심 메시지로 이어져야 하고, 본론은 앞에서 언급한 123 넘버링과 서로 개념이 겹치지 않는 키워드 위주로 정리하면 횡설수설을 피할 수 있다.  


"고민하는 법, 생각하는 법을 키워야 한다"

SNS나 주변 소음에 흔들리는 것이 아닌 스스로 고민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 그 시작은 바로 책상 앞에 앉아서 노트와 볼펜을 꺼내어 머릿속에 둥둥 떠다니는 생각들을 글로 써보는 것이다. 글로 다 비워내면 정리도 되고 치유도 되고 깨달음도 얻게 된다. 최근 성황리에 종영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주인공으로 나오는 박은빈 배우의 인터뷰 글을 본 적이 있다.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역할을 연기하기 위해 누군가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잘 표현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앞섰다고 한다. 인터뷰 글 항간에 배려와 높은 공감능력이 갖춘 사람임을 느꼈는데 더 놀라웠던 점은 그녀가 그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영상을 참고하거나 모방하지 않고 스스로 '우영우'라는 캐릭터를 인간적으로 이해하려 했다는 점이다. 비유하자면 참고서나 족보를 사용한 게 아니라 스스로 답을 찾고 이전에는 없던 것을 만들어 내기 위해 깊이 고민하고 생각했음을 방증했기에 한 사람의 진심이 이렇게 큰 파급력으로 이어진 게 아닌가 싶다. 개인의 삶도 마찬가지다. 진지하게 스스로 고민하고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다면 내 안에 답이 다 있음을 발견할 것이다. 번 외로 한 가지 더 첨언하면 문제의 해결점은 늘 현장에 있다. 발품을 팔아야 한다. 어떤 공부든 산업이든 뭐든 간에 답은 현장에 있다.


C.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기에 차이는 디테일에 있다.

차이는 작은 이야기 속에서 드러나거든. 디테일 속에 진실이 있다고. 외국 논문을 보면 모든 게 아주 작고 시시콜콜한 데서 시작해. 구체적이지. 반면 우리나라 논문은 8.15 해방과 한국 민주주의의 발전, 이런 식이야. 안타까운 일이네. 한국 유학생들이 유학 가서 지적받는 게 뭔 줄 아나? 문제를 구체화(specific) 하지 않고 일반화(generalize)한다는 거야. 나는 아주 작고 사소하고 구체적인 이야기에서 시작해. 추상적인 이야기는 질색이거든.


필자는 업무 일할 때 deep-dive 하는 성향이 있다. 무엇을 설명 때도 예시를 들며 구체적으로 말하려고 하고 어떤 것을 접근할 때도 인과관계나 디테일을 중요시한다. 그러나 디테일이라는 게 양날의 검인데 경우에 따라 약이 될 수도 있고 독이 될 수도 있다. 보직 이동으로 인수인계할 때는 구체적인 게 좋다. 그러나 상사한테 보고할 때는 핵심만 짚어 말해야 하다 보니 디테일할 수가 없다. 다만, 어떤 꼬리 질문이 들어올지 모르기에 미리 예상 질문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디테일이 요구된다. 그러나 모든 일에서 디테일할 수도 없고 그렇게 하면 안 된다. 내가 어떤 것을 중요시하고 그냥 넘길지에 대한 취사선택이 필요하다. 안 그러면 번아웃이 빨리 찾아온다. 일의 중요도와 우선순위를 정해서 내가 100이라는 한정된 에너지를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 미리 계획을 세우고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된다. 조직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그 안에서 거울삼아 혹은 반면교사 삼아 배우고 느끼는 점이 많을 것이다. 실무자일 때는 디테일해야 하지만 조직의 장이 되면 넓게 봐야 한다. 리더가 과도하게 시도 때도 없이 micro manage 하면 구성원을 옥죄는 것 밖에 안된다. 그러나 디테일해서 나쁠 건 없다. 실제로 임원들이나 성공한 사업가들을 보면 상당히 디테일한 사람들이다. 사람의 진가는 디테일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D. 도움받는 것을 불편해하거나 거절하지 말자

마스크는 나를 위해 쓰지만 남을 위해서도 쓰잖아. 부탁도 그래. 나를 위해 하는 거지만, 그게 남에게도 유익이거든. 남에게 부탁할 수도 부탁받을 수도 있어. 그걸 알기에 도와주는 거야. 반대로 남한테 부탁 안 하는 사람은 남의 부탁도 잘 들어주지 않아. 보통 사람들은 길거리에서 남의 부탁을 받으면 쉽게 거절 못 해. 돕는 게 생존에 유리하거든. 끝까지 이기적일 것 같은 사람도 타인을 위해 파뿌리 하나 정도는 나눠준다네. 그 정도의 양심은 꺼지지 않는 존재가 인간이거든. 남을 위해 뭔가를 해주려는 마음이 인간에게는 있어.


필자는 Giver 성향에 가까워서 돕는 것은 잘하는데 반대로 받는 입장이 될 때는 어려워한다. 고마움과 미안함과 빚진 마음 등 여러 복합적인 감정으로 인해 친절과 도움을 받는 걸 어려워했다. 그런데 세상은 부메랑의 법칙을 따른 다는 것을 알게 되어 내가 누구한테 도움을 받는다는 그 자체가 일방적인 유익이 아닌 서로의 유익임을 깨닫게 되었다. 나한테 친절을 베푼 상대방은 언젠간 반드시 부메랑의 법칙으로 또 어디선가 도움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베푸는 친절을 받아들이는 게 서로한테 1+1이 되는 유익함의 공식이 된다.


E. 고요함과 침묵의 

눈과 비는 느낌이 아주 달라. 비는 소리가 나잖아. 밤새 비 내리면 들창에 사납게 들이치거든. 비에는 경이가 없어. 그런데 눈은? 고요하지. 고요한데 힘이 세.


텅 빈 꽹과리 같은 사람들과 진국인 사람의 차이점은 고요함에서 비롯된다. 할 말은 다 하는 사람인데 일을 대하는 태도나 상대방과 교류할 때 진국인 사람은 묵직함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담백하면서 은은하다. 그리고 그들에 말에는 힘이 있다. 무슨 일을 하든 요란하게 하지 않고 결과로 증명하는 사람들이다. 말보다 행동이 앞서고 언성보다 품격이 앞서는 사람들이다.


F. 일상이 수단이 아니고 일상이 목적이 되는 

인생은 파노라마가 아니야. 한 커트의 프레임이야. 한 커트 한 커트 소중한 장면을 연결해보니 파노라마처럼 보이는 거지. 한때 '인생은 마라톤'이라고 했는데, 지금은 더 나아가 '인생은 춤'이라고들 해요. 자기만의 바이브, 리듬을 살자는 거죠.

누구에게나 고속도로의 길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가는 시기가 있고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서 지나갈 수 있는 여유의 시기가 있을 것이다. 제 각자 인생의 계절을 지나갈 테지만 중요한 건 내게 주어진 시간은 "현재" 이 순간 밖에 없고 지금 이 시간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만끽하고 일상 그 자체가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살아간다면 삶이 한 껏 부요해지고 현재를 집중하면서 밀도 있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G. 럭셔리한 삶은 무엇인가?

선생님 럭셔리한 삶이 뭘까요? 나는 소유로 럭셔리를 판단하지 않아. 가장 부유한 삶은 이야기가 있는 삶이라네. '스토리텔링을 얼마나 갖고 있느냐'가 그 사람의 럭셔리지. 똑같은 시간을 살아도 이야깃거리가 없는 사람은 산 게 아니야. 스토리텔링이 럭셔리한 인생을 만들어. 보기엔 철 지난 구식 스카프라도 어머니가 물려준 것은 귀하잖아. 하나뿐이니까. 우리가 겉으로 번쩍거리는 걸 럭셔리하다고 착각하지만, 내먼의 빛은 그렇게 번쩍거리지 않아. 거꾸로 빛을 감추고 있지. 스토리텔링에는 광택이 없다네. 하지만 그 자체가 고유한 금광이지.


진정한 럭셔리는 반짝거리지 않는다. 소설가이자 옥스퍼드 대학교 교수인 C.S Lewis 가 말한 진정한 럭셔리는 본질적인 pure joy와 가깝다. 온전하고 순전한 쉼. 그리고 하루하루 차곡차곡 쌓아가는 실력과 능력치. 나는 사라져도 내가 쓴 글이 그대로 남아 있을 테니 내 이야기도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이다. 왜냐하면 '나'라는 사람은 70억 인구 중에 단 한 명이니까. 럭셔리한 삶 즉 스토리텔링이 많은 사람은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느냐를 의미하는 게 아니다. 단조로운 일상생활에서 내가 무엇을 느끼고 배우고 깨닫고 어떻게 해석했는지, 이 모든 게 개인의 럭셔리한 스토리텔링다. 심플한 삶 속에서 다채롭게 느끼고 배운 점 또한 나의 고유의 스토리다. 기록은 기억을 지배한다. 순간에 반짝이는 영감과 깨달음과 느낀 점을 글로 기록으로 남기자.


H. 오늘이 내가 살아가는 가장 젊은 나이일 테니까 

이건 비밀인데 말이지... 지금껏 살아온 중에 제일 감각이 느리고 정서가 느린 게 지금이라네. 지금 이 순간은 오늘 이 하루는 절대 돌아오지 않는다는 거지. 그때 내 앞에 연필 한 자루도 바삐 걸어가는 행인 한 사람도 새롭게 보이는 거야. 마치 사형수가 보듯 세상을 모는 거지.

오늘 이 하루는 절대 돌아오지 않는다. 되돌릴 수 없다. 그러니 오늘 이 하루를 밀도 있게 살 것. 죽음을 염두에 둔 사람의 하루는 결코 가벼울 수가 없다. 모든 순간을 의식적으로 살 수밖에 없으니까. 지금 이 순간을 힘들게 보내고 있다면 이 힘든 시간마저도 버릴 게 없다. 그 자체로 아름다운 연주곡을 완성하기 위한 꼭 필요한 음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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