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어쩌다 매거진 Sep 12. 2020

기획자의 '최애 서비스'는? (1)

어쩌다 기획자 매거진

Q. 나의 '최애 서비스'를 소개해주세요. 왜 좋은지도요!


무다 - 감정을 건강하게 쌓는 다이어리


모든 서비스를 통틀어서 ‘최애’를 고르기는 힘들어서, 최근에 애용하게 된 아이를 소개합니다. 무드 다이어리, 무다 (MOODA)입니다. 무다는 매일을 하나의 감정으로 기록하게 도와주는 저널 앱입니다. 신남, 기쁨, 고요함, 스트레스 받음 등 9개의 감정 중에 하나를 고르고, 간단한 텍스트를 더해 하루를 기록할 수 있습니다. 광고 기획을 하는 친한 친구가 소개해줘서 알게 됐는데 벌써 1년이나 쓰고 있네요 (오 프로님, 고마워~).


무다를 좋아하는 이유는 우선 삶을 기록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안한다는 점 때문인데요. 저는 남자치고 생각도 많고 예민한 편이어서 예전부터 어떤 형태라도 글을 써왔었어요. 초등학교 때 종이 일기장에 하루 동안 벌어진 일을 뺴곡히 쓰는 것에서 시작해서, 질풍노도의 시기였던 고등학교 때는 싸이월드에 알 듯, 말 듯하게 암호문을 썼고, 이후에는 네이버 블로그에 인상 깊었던 일이나 고민에 대해서 에세이를 썼습니다.


그러니까, 사실을 기록하는 것에서 감정을 기록하는 것으로, 그리고 나의 내면과 그것에 영향을 주는 사건을 관찰하는 것으로 일기 쓰기의 내용물이 변해 온 것 같아요. 그럴 때마다 사용했던 서비스도 달라져왔구요. 그런데 무다는 하루를 기록하는 방식의 초점을 ‘감정’에 둔다는 점에서, 그리고 그렇다보니 텍스트는 상대적으로 비중이 작다는 점에서 새롭다고 느껴집니다.


둘 째로, 제가 더 나은 사람이 되게 도와줘서 좋기도 합니다. 저는 항상 자유롭고 후회 없는 삶을 살자고 다짐하지만, 제 욕심 때문에 스스로 억압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무다는 한 달간 느낀 감정을 한 눈에 볼수 있는 UI를 가지고 있어서 한 달 동안 내가 느꼈던 감정을 되돌아 보게 합니다. 그래서 내가 얼마나 다운되는 날들이 많았는지 세면서 반성하게 해주고 (‘다음 달에는 더 즐겁게 살아야지’) 반대로 기분 좋고 자유로웠던 날들도 얼마나 많았는지 체감할 수 있게 도와주죠 ('원하는대로 잘 살고 있군'). 이런 것들이 쌓이니, 좀 더 내가 내 삶의 주인이 되는 것처럼 느낄 수 있더라구요. 이런 종류의 밸류를 줄 수 있는 서비스는 많이 없다고 생각해서 더 인상적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거창한 이유를 대기는 했지만, 솔직히 감정 스티커가 귀여운 점도 한 몫 해요. 각 스티커는 자기만의 표정과 감정에 어울리는 색깔을 가지고 있어요. ‘행복해’는 웃고 있는 노란 동그라미로 표현되는 식이죠. 대충 슥슥 그린 걸 보면 은근히 마음이 편해지고, 모으고 싶어 진달까? 은근히 수집 욕구를 불러일으킵니다. 재밌는 점은 각 스티커는 완벽한 원이 아니라 여기저기 찌그러져 있어요. 못 생긴 사과나 포도알 같이요. 어쩌면 '우리의 감정이나 하루도 완벽하지 않아도, 그런대로 봐줄 만하다는 메세지가 묻어 있는 게 아닐까?' 이런 오글거리는 생각을 해봅니다.


어..그런데 우연인지 오늘 앱스토어에 “취향에 맞는 무드 다이어리를 찾아서”라는 꼭지로 소개가 됐네요. 무료니까 이 글을 보시는 누군가도 한 번 써보세요!




글쓴이 돌팡


서비스 기획 / 3년 차

마케팅도, 앱 기획도 하고 있습니다. 사람을 이해하고 움직일 수 있는 모든 것들, 재밌는 사람들에 관심이 많아요. 그래서 사이드 프로젝트를 여러 개 굴리고 있습니다. 블로거, 유튜버, 커뮤니티 빌더.

필명은 돌고래 루팡이라는 뜻. 매끈하고 자유롭게 살고 싶어요.


어쩌다 매거진 - 서비스 기획자 편

일곱 명의 서비스 기획자가 모여서 기획 이야기 합니다. 다른 분들의 재밌는 글도 읽어 보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남들은 잘 모르지만 내가 좋아하는 서비스! (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